이상했다. 그냥 박수치면서 거리를 행진하던 시위대. 갓 지하철에서 나와서 제대로 대열도 형성하지 못하고 종로5가에서 3가쪽으로 가던 시위대가 멈칫 했다. 그리고 저쪽에서 미친듯이 뛰어나오는 경찰들을 목격했다. 깜짝 놀라서 카메라를 고정하고 몸을 피했다.
경찰들은 어디서 잔뜩 터지고 온 사람들처럼 씩씩 거리면서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잡아갔다. 참 웃겼다. 왜 웃겼냐하면, 대체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서이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라고 있는 것이다. 시위대는 아무 무기도 없었고, 그저 구호만 외치면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을 왜 공격할까?
맞다. '불법'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집회 시위의 자유가 없다' 헌법에는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없다. 경찰이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헌법을 짓밟는 경찰이다.
불법에 은근슬쩍 붙이고 싶은 단어가 있다. '폭력'이다. 그래서 "불법집회"라고 안하고 "불법.폭력 집회"라고 붙여서 쓴다. 웃긴거다. 정말 웃기다.
하지만 이 경찰이 들고 있는 스피커는 이제 "대국민 방송"이 아니라
경찰의 작전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경고 방송은 없었다. 바로 잡아들였다.
다큐멘터리 찍는 경찰
이제 인도에 서 있는 사람들까지 꼼꼼히 찍는 경찰이다. 지난 집회에 비해서 카메라도 많이 늘었다. 동영상 카메라가 곳곳에 보인다. 아주 비싼 것부터 휴대가 용이한 것 까지 많이 샀다. 예산을 모두 카메라 구입에 넣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인도에서 경찰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계속 카메라로 나를 찍어댔다. 기분나빠서 저쪽으로 이동하니, 찍지 말라고 항의하는 시민에게 경찰 간부가 말했다.
"아저씨처럼 얼굴을 가리니까 찍는거에요! 벗어봐요. 그럼 안찍지!"
(나는 맨 얼굴이었다. 로숀 조금 발랐을 뿐... ^^) 웃겼다. 저쪽에 가서 물었다.
"왜 찍어요?"
"아저씨가 찍으니까 찍어요"
"나는 경찰이 자꾸 찍길래 같이 찍는거에요. 뭘 찍나 해서"
"그럼 제가 안찍으면 안찍나요?"
"그렇죠"
하지만, 거짓이었다. 내가 안찍어도 계속 찍었다.
자기들은 저 뒤에서 그 모습을 찍고 있다. 참고로, 나는 인도에 당당히 서 있었을 뿐이다.
내 뒤에서는 경찰이 비난하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경찰은 내게 '찍지마' 를 외치며 삿대질을 했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뭘 찍지 말라는 것인지.. 그들이 찍는 것을 찍었을 뿐인데 말이다.
평화롭게 시위하는 것 조차도 마구 발로 짓밟아 가면서, 방패로 땅을 찍어가면서 협박하는 경찰에게 항의도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인가? 아차..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 아니었다.
(이 차의 정확한 용도가 틀렸다면 댓글에 알려주시라)
왜 검거 위주의 진압을 펼치나? - 폭력 유도하는 경찰
촛불집회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모두가 평화로웠고, 경찰은 인도로 밀어내기를 했다. 그런데, 어제는 달랐다. 경고 방송도 없이 갑자기 우르르 쳐들어와서, 아무나 잡아갔다. 목적이 '시위대 해산'이 아니었다. 실적 위주의 마일리지가 주어졌다는 것이 사실인지, '한 명이라도 더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경찰의 폭력은 결국, 시위대의 폭력을 유도한다. 그리고 뒤에서 신나게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결국, 시위대에게 휘두른 폭력 부분은 모두 빼고, 시위대가 저항하는 부분만 또 빼내서, 홍보용으로 사용할 것이 뻔했다.
적어도 어제 날이 저물기 전까지의 시위대는 아주 평화로운 시위만 했다.
그래놓고서 "시위대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식으로 발표를 할테지.
갑자기, 인도로 난입해서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잡아가지를 않나, 횡단보도를 막고서 길가는 시민들을 위협하질 않나.. 완전히 막장 그 자체였다.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는 울상이 되었지만, 항의조차 못했다. 잡혀갈까봐..
시위대가 폭력 쓰기를 기도하는 경찰
정말 이상했다. 어제의 경찰은 어디선가 분명히 "기합"을 단단히 받고 온 것 같았다. 아무리 "시위대는 빨갱이다"라는 식의 정신교육을 받았어도, 그렇게는 못한다. 한 두번 시위를 취재한 것이 아닌데, 어제의 경찰들은 이상했다.
당당했다. 자신들의 행동이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동이란 것을 알고서도 당당해 보이는 듯 했다.
아차 싶었다. 아.. 그랬구나. 바로 저런 모습이 80년 광주 항쟁 때 경찰과 군인이 보여준 모습이었겠거니.. 그렇게 생각했다. 이미 그들에게는 박수치는 시민이 '폭도'로 보이게 정신무장이 되어 있는 듯 보였다.
자, 이쯤 되면 "시위대가 여경을 팼다"느니 뭐했다느니 악플 달리신다. 안다. 자, 나는 어떠한 종류의 폭력이라도 반대한다. 그러니 입 다무시라.
문제 삼는 것은, "평화로운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이 왜 폭력을 휘두르냐 하는 것이다. 결국은 시위대의 폭력을 유도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라는 결과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목적은 성공했다. 내가 돌아간 이후의 긴박했던 순간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지하철에 몰아넣고 곤봉을 휘두르는 것이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 경찰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존경한다. 대한민국 경찰. 모두 승진 하시라.
관련기사 : http://www.vop.co.kr/A00000250914.html [민중의소리]
무장한 전경이 지하철통로까지 내려와 맨손의 민주노총 조합원을 향해 방패를 휘두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경찰관이 지하철까지 내려와 시위대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 바로 앞에는 프레스 완장을 찬 기자가 서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민중언론] 참세상 관련 글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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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지하철 안에서부터 곤봉을 휘두르며 시민들의 거리시위를 막았다. 경찰이 겁에 질린 한 시민에게 곤봉을 힘차게 휘두르고 있다. ⓒ 참세상 (http://www.newscha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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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이날 종로3가 지하철 역 안에서도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취루액을 뿌려댔다. 옆에는 지하도를 걷던 한 시민이 겁에 질린 초등학생 딸의 손을 꼭 쥐고 있고서 경찰에게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참세상 (http://www.newscham.net/) |
역사는 훗날, 그 경찰들을 심판할 것이다.
경찰은 정신 차려라. 밀어내기 위주의 해산 작전이 정답이다. 무조건 잡아들이기가 능사가 아니다. 국민의 저항과 분노는 그리 작지 않다.
4.29재보선 결과를 봤다면, 민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한다. (그걸 애써 덮으려고 하지 말아라. 한나라당은 그게 늘 민심이요 천심이라고 주장해 왔으니까.)
경찰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적어도 경찰에 제대로 된 지휘관이 있다면 말이다.
미디어 한글로
2009.5.2
http://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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