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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소설을 읽으니 미실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드라마와 다른 소설<선덕여왕>을 읽고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면서 궁금했던 사실 하나. 미실의 존재

선덕여왕 드라마를 뒤늦게 보기 시작했다. 실수였다. 유심히 보기 시작한 그 시점부터, 매주 월요일, 화요일, 꼼짝없이 TV앞에 붙어 있게 되었다. 이런.. 이거 문제다. 예전에 다모를 시작으로 그 험난한 드라마 '본방사수'의 길을 걷다가, 친구까지 잃을뻔했는데... 다시 또 세상은 온통 '선덕여왕'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어쨌든, 난 이요원이 나오는 장면부터 보게 되었다. 그래서 앞부분의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게 느껴졌다. MBC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여러 인물들의 관계와 인물의 설정까지 모두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어지러웠다.

아.. 삼국지를 읽을 때의 기분과도 비슷했다. 처음 몇 명이 나올때는 괜찮은데, 점점 등장인물이 늘어날 수록 서로 엉키기 시작하는 그 상태!

가장 궁금한 것은, 대체 '미실'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기에, 여러 왕을 섬겼다고도 나오고, 아이도 이 사람 저사람에게서 따로 다 낳았음에도 별다른 비난도 받지 않고, 오히려 군권을 장악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왕은 미실이란 사람에게 계속 어려워하고 있는 것인지도 이해가 안갔다.

▲ MBC 홈페이지의 '미실' 설명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대체 "색공"이란 단어도  이해가 안갔거니와, 무슨 후궁이 여러 왕을 이어서 섬기는 것인지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통 보면, 후궁은 어느정도 끗발(?)을 가지지 않던가? 그리고 왕을 이어서 섬기다니? 무슨 말도 안되는 법도가!


결국, 이 궁금증은 '소설 선덕여왕'을 읽고서야 풀렸다.


소설을 읽고서 풀린 '미실'의 수수께끼

선덕여왕.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한소진 (해냄출판사, 2009년)
상세보기


선덕여왕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신 '한소진'박사가 여성의 시각에서 쓴 '선덕여왕'은 선덕여왕과 화랑세기를 주제로 논문을 썼을 정도로 신라 역사에 조예가 깊다. 그래서인지, 내가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었다. (참고로 MBC드라마의 원작소설인 '선덕여왕'과는 다른 책이다.)

미실은 '색공'이다. 이에 대해서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인물소개를 빌어 이렇게 설명한다.
미실궁주 : 제24대 진흥왕, 제25대 진지왕, 제26대 진평왕의 색공(왕에게 몸을 바치는 여인) 왕의 아이를 낳고자 입궁한 여인이지만 진흥왕의 넘치는 사랑으로 옥새를 관리하는 왕실 최고의 실세가 된다.

- 소설 <선덕여왕(한소진 저)> 인물소개 중에서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래만 봐도 알 수 있다.

미실은 진흥왕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당대를 풍미하던 육 세 풍월주 세종을 여전히 남편으로 섬기고 있었고 칠 세 풍월주 설원랑과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주축으로 내로라하는 관료와 화랑들을 모두 그녀의 비호 하에 끌어들여 막대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 소설 <선덕여왕> 1권/ 14쪽

대를 이어서 색공을 드린다는 부분은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왕실의 법도는 일반인들의 법도와는 엄연히 달랐다. 사랑이 없어도 그리움이 없어도, 권력과 왕실의 번영을 위해서라면 한 여인이 몇 대를 이어가며 색공을 드리는 것은 '신국의 도'로서 당연한 일. 미실은 입술을 깨물며 생각했다.

- 소설 선덕여왕 1권 21쪽

그리고, 신라시대의 풍습상, 왕실의 경우 선대왕이 죽으면 다음 왕이 후궁을 이어받도록 되어 있고, '성골'들끼리만 결혼하는 통에, 근친혼이 아주 많았다. 삼촌과 결혼하고 조카와 결혼하고... 거기에 형이 죽으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풍습(형사취수)까지도 신라에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정도 설명만 읽어도 '미실'이 왜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지, 그렇게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만하다. 드라마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소설에서 미실은 현재 왕인 진평왕에게도 후궁노릇을 오랫동안 했다고 설정되어 있다.

미실은 오늘날의 '요정'과 같은 것을 차려놓고, 화랑들을 비롯한 여러 남성들을 홀렸다는 부분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과 '성'은 같은 곳에서 맴돌고 있음도 알았다. 그러니, 미실의 얼마나 큰 힘을 가졌겠나? 그들의 부끄러운 면까지 모두 알고 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미실 역할을 왜 '고현정'이 했으며, 그 미모가 출중한 이유와 더불어 수많은 '연인'들과 별 무리없이 살아가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책이 아니었으면, 계속 궁금해할 뻔 했다. (드라마 앞부분에도 그리 크게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미실의 역할에 '파벌'을 하나 더 설정해 놓았다. 즉,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의 두 족벌이 서로 왕권을 다투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자신의 아들마저도 내치는 잔인한 권력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첫권을 읽다가 얼마나 파르르 떨었는지 모르겠다.


드라마와 다른 '덕만' - 선덕여왕의 또 다른 일생

요즘 드라마에서 덕만은 고생이 많다.
소설 <선덕여왕>에서의 덕만은 이런 고생을 하진 않는다.

소설 <선덕여왕>에서 덕만은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궁에서 산다. 그래서 나중에 여왕이 된 후에도 '전쟁터에 나가보지도 않은 여자가 어찌 군을 통솔하는가'라는 비난도 받는다. 이요원씨가 들으면 아주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요즘 매 회마다 '퀘스트'를 해결하느라 얼마나 힘든데... (원래 드라마는 성장형 드라마가 최고다. 허준이 그랬고, 대장금이 그랬다.)

 "쌍둥이"라는 설정도 없다. 이는 삼국유사와 화랑세기에서 덕만과 천명이 서로 언니-동생이 혼돈되어 나오는 탓에 '둘이 쌍둥이였을 것이다'라고 설정한 것이라고 한다.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덕만은 궁안에서 계속 자란다. 김유신과의 러브라인도 없다. 오히려 자기 숙부뻘이 되는 김용춘을 사이에 두고 언니 천명과 묘한 관계를 갖게 된다. (천명과 결혼하는 김용수는 소설에서도 등장하며, 오랫동안 산다. 드라마에서는 일찍 죽는다. 아들을 낳았음은 바꿀 수 없는 역사다. 왜냐하면 그 아들은 '김춘추' 즉, 삼국을 통일한 최초의 왕. 태종무열왕이니까)

여러 역사 해석에서는 "김용수"와 "김용춘"이 동일 인물이라고도 나오기도 하고, 형 용수가 죽은 후에 동생 용춘이 형사취수에 따라서 형수인 '천명공주'와 혼인해서 '김춘추'를 낳았다고도 나오고 있다. 그냥, 용수가 용춘이라고 하는 기록도 있고.. 복잡하기 짝이 없다. 어쨌든, 김용춘은 역사속에 실재했으며, 천명공주와 결혼도 했고, 선덕여왕과 결혼한 기록도 있다. (선덕여왕은 세 번 결혼했다는 기록이 있어서 소설 속에서는 이에 따라서 서술했다.)

이를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도표로 정리된다.

소설 <선덕여왕>에 나온 인물들 정리

진흥왕 (신라 24대왕)
   |
동륜태자(진흥왕 첫째아들. 일찍 죽음) - 진지왕(진흥왕 둘째아들.신라 25대왕.4년간 재위.폐위됨)
   |                                                        |
진평왕 (동륜태자의 아들. 신라 26대왕)    김용수(진지왕 첫째아들) - 김용춘(진지왕 둘째아들)
   |
천명공주 (진평왕 첫째딸/ 김용수와 혼인 김춘추를 낳음) - 덕만공주 (진평왕 둘째딸. 선덕여왕 .신라 27대왕)

진덕여왕 (신라 28대왕)
태종무열왕 (신라 제29대왕. 김춘추. 천명공주의 아들. 삼국통일 이룸)


그리고, 어렵게 어렵게 진평왕의 뒤를 이은 선덕여왕은 결국 후손을 낳지 못하고, 마지막 성골이라 불리는 여인 '진덕여왕'에게 물려준다. 이것도 내가 잘 몰랐던 사실이다. 신라는 이미 그 옛날에 '여왕'을 두 명이나 연달아 배출한다.


결국은 사료가 부족해

덕만은 과연 드라마에서 처럼 고생고생을 했을까, 아니면 소설에서 처럼 그냥 궁에서만 살았을까?

어느것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얼마 안되는 사료를 가지고 상당히 섬세한 '상상'을 한 것이 드라마 선덕여왕이고, 소설 선덕여왕이다. 사료라고는 '삼국유사'와 필사본으로만 전해지는 '화랑세기'정도라는데, 두가지 모두 당시에 쓰여진 것이 아니고, 한참이나 지난 후에 쓰여진 것인데다가, 두 사료가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역사학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드라마 한 편 때문에 책도 읽고, 각종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는 등 공부를 많이 했다. 소설 <선덕여왕>을 미리 읽었으니 이제부터는 좀 편안히 드라마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첨성대'를 만들고 '황룡사 9층목탑'을 지은 것이 선덕여왕이란 것을 다시 깨달았다. 정말 위대한 분이었는데, 우리의 공부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제대로 선덕여왕 드라마를 보고 싶으면, 모두들 공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

미디어 한글로
2009.7.1
http://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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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다물 2009/07/02 1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차피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이용한 가상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고대 역사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너무 많은 가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운 편이구요.
    (정사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삼국시대 삼국이 지금 중국땅에 있다는 설까지 있습니다.)

    재미있게 봐 주는게 시청자의 일이죠(실제 역사와 착각하면 문제가 됩니다.)


    위에 적은 글 중 오타 있네요
    김용춘(진지와 둘째아들) => "진지왕"을 잘못 적은걸로 보입니다.

  2. BlogIcon 토토 2009/07/02 1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사극드라마는 사실보다 상상이 더 가미된 탓에
    혼란스러워서 외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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