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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지하철 여성전용칸 시행에 바란다

지하철 여성전용칸 시행에 바란다
할려면 제대로 해라




1992년이 기억난다 - 여성전용칸

하도 오래된 일이라서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1992년 겨울에 시행되었다던 그 여성전용칸을 다시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관련뉴스 : 연합뉴스 2007.10.31]

내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보자면... 여성 전용칸이 아마 열차의 끝부분에 있었던가.. 그렇다. 그런데, 그때 가장 큰 문제는 "여성 전용칸"이 여성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기억이다. 그리고 아마, 시간대를 정해서 운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출퇴근시간)

내 기억은 이렇다.

당시 선배들과 술을 먹고서 얼큰하게 취해서는 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탔는데... 어허... 분위기를 둘러보니 좀 이상해서, 확인해보니 내가 여성 전용칸에 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여성 전용칸에 대한 존재는 알았지만, 객차에 크게 표시도 안되어 있었고 (있었다고 해도 별 관심이 없으니..) 그랬는데.. 그래서 후다닥 옆칸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때는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서 여성 전용칸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니.. 뭐...


여성 전용칸 표시 확실히

그리고, 어르신들은 여성 전용칸의 존재에 대해서 잘 모르시기 마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여성 전용칸" 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다



즉, 여성 전용칸을 운영할 것이면, 누가 봐도 확 표시나게 칠을 하든지, 들어가는 내내 "이곳은 여성 전용칸입니다" 라고 안내를 해주든지 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시행 초기에는 도우미를 태워서 남성들을 내쫓지 않는한 성공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약냉방칸" 또는 "약난방칸"도 별로 홍보도 안되었고, 느끼기도 힘들다. (창문에만 작게 붙어 있어서 구분도 잘 안간다) 그래서 더위를 잘 타는 친구는 "왜 이리 지하철이 더워!"하면서 약냉방칸에서 화를 내고, 추위를 잘타는 친구는 지하철에서 오들오들 떨며간다.

만원지하철에서 여성 전용칸에 잘못탄 남성을 어떻게 할지도 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한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사람에 밀려서 탄 것이 여성 전용칸이라면... 움직일 수도 없지 않나? 완전히 다 여성인데, 괜히 빠져나간다고 하다가 치한으로 몰리기 쉽다.

여성 전용칸에 "남성 임시 탑승공간"이라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이 모든 것이 참 우습게 느껴지긴 하지만, 이미 지하철 치한은 도를 넘어섰다는 것. 다들 안다. 그래서 지하철공사는 CCTV를 설치한다느니 하는 대책도 내보지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지하철 공사가 더 잘 알것이다. ([관련기사 보기])

나는 여성 전용칸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것이 잘 운영된다는 조건에서다. 그것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멀쩡한 남자들을 변태로 취급하게 하는 지름길로 전락한다면, 분명히 반대를 해야 옳다. 하지만, 현재는 지하철 성추행범에 대한 대책이 뾰족하게 없는 상황에서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성추행범 양산하는 사회

우리나라는 성추행 범죄에 대해서 아니 성범죄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관대하다. 성추행을 했더라도 "나이가 많아서... 술에 취해서.. " 이러면 국회의원에서도 안짤린다. 거참... 심지어 "술에 잘취하는 DNA가 증거로 제시되기도 하니.." 이건 성추행 면죄부를 주는 격이다.

윗선에서 이렇게 솔선수범을 보이시니, 아랫것(!)들은 맘놓고 성추행 하는 것 아닐까? 좀 윗것(!)들이 성범죄를 좀 덜 저지르기 바란다. 이거야 원!


미디어 한글로
media.hangulo.net
200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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