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헛발질 하기

아직도 촛불의 배후를 찾는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사

아직도 촛불의 배후를 찾는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사

촛불의 배후? 아직도 모르나?

촛불의 배후는 이명박 정권이었다. 아주 작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을, 괜한 "안티성 발언"과 "헛발질"로 키웠다. 그리고 사과도 여러번 했다. 사과 하고서 바로 뒤통수를 쳤다.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촛불의 배후는 국민이었다. 이 나라를 걱정하고, 우리의 먹거리를 걱정하는 국민이 바로 촛불의 배후였다. 말없이 먹을 것을 나누고, 촛불을 들고 밤새도록 노래를 불렀다. 거기에 국민 이외의 단어를 붙이는 것은 헌법 모독이다.

촛불의 배후는 바로, 헌법이었다. 우리는 헌법수호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MB정부는 그 권력을 물대포로부터 나온다고 바꾸려고 했다.


김민선씨가 배후라고?

정말 이상한 논리다. 배우 김민선씨 때문에 '값싸고 질좋은' (이명박 대통령 각하의 말씀) 미국산 쇠고기가 안팔린다고 고소를 했다. 우리 국민이 바보인가? 한 배우의 말 때문에 좋은 물건을 안사나?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나도 아무리 옆에서 미국산 쇠고기 세일해도 사지 않는다. 조금 더 안전한 호주산 먹는다. 돈이 허락하면 더 좋은 한우먹겠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한 논리다.

정부의 쇠고기 수입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한 것인데, 이명박 각하도 인정한 것인데... 대체 무슨 헛발질인가?

김민선씨가 배후라고? 그럼 나도 김민선씨 때문에 거리로 나온건가? 이상하다. 난 그 이전에 거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틀렸다. 콕 집어서 말한다면, 거리로 나온 여고생들이 불을 질렀다. 그 사람들에게 소송 걸어야 한다. 그게 이치에 맞지 않나? (정말로 걸라.. 이명박 정부는 꼭 이래서 불안하다)

아니, 더 틀렸다. 모든 국민.. 적어도 1000만명 정도의 동조자들에게 소송을 걸어야 옳다. 그게 맞는 소리 아닌가?

명예훼손으로 역고소 당해야 될 듯

"김민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고 이 소송을 진행한다. 말조심하라는 경고"라고 그 수입사는 말했다.

MB정부에서 아주 힘있게 발언하는 모 인사는 인터넷에서 '듣보잡' 혹은 '드보르잡'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을 고소한 바 있다.

"버르장머리"라는 단어도 충분히 고소가 가능한 단어같다. 이는 협박죄도 성립될 것 같은데,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씨 넓고,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신 김민선씨는 그런 하찮은 일로 고소를 남발하지는 않으실 것 같다.

그리고 진중권씨의 글에 보면 이런 대목도 나온다.

 "강기갑 의원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수입검역과정에서 불량으로 적발된 대부분의 쇠고기가 미국산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산 쇠고기가 2년 연속 불량 1위를 차지했답니다. 이러니 팔리겠어요?"라고 반문한 뒤 "바로 이것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 팔리는 진정한 이유" http://blog.daum.net/miraculix/18263710 중에서


거참.. 수입검역 불량 1위인 것에서 이유를 찾지 않고, 이미 다들 잊었던 발언을 문제삼는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아직도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배후'에서 찾는 것을 보니, 지난 촛불 정국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 소송이 받아들여지고, 김민선씨는 적지 않은 마음 고생을 할 것이다. 사실, 이 소송의 목적이 이것이다.

수많은 촛불들이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는 기사(관련기사)를 보면서 씁슬했던 것이 있다.

이 정부는 적어도, 무죄를 받게 했어도, "다시는 촛불집회 같은 곳 근처도 지나가지 못하게 겁주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경찰서 가서 조사 받아봤나? 말도 못하는 모욕감을 느낀다. 재판은 더 하다. 모든 국민을 일단 경찰서에서 피의자 자격으로 심문받게해서, 입 다물게 하려는 것이 이 정권의 목표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크나큰 실수가 있다.

그렇게 해서 입을 다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한 검찰이 조롱거리가 되고, 악에 받친 그 사람은 투사가 된다. 예전 의미의 투사가 아니다. 정부로서는 아주 크나큰 적을 만드는 격이 된다는 소리다.

그나저나 "공인"운운 하신 어떤 분 말이다. 그 분의 막말은 내가 보기에 100% 모욕죄 감인 것이 많았는데, 거기에는 전혀 책임이 없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없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는 뭐든지 다 통과다.

김민선씨의 피소를 보며, 씁쓸한..

고소라는 것이 참 그렇다. 피해보는 사람들을 구제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피해자를 죽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제 종영한 드라마 '파트너'에서도 마치 어느 기업을 연상케 하는 거대 기업과 거대 로펌이 한 사람을, 한 마을을 조용히 살해하고도 오히려 그것을 밝히려는 사람에게 거짓 누명을 태연히 씌우고, 그게 받아들여질 뻔한 과정을 극화했다.

보면서, 저게 분명히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걸 또 적으면, 내가 명예훼손죄로 걸려들 위험이 있으니 적지 않겠다.

참 씁쓸하다.

내일은 건국절인가, 광복절인가? 거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화하는 역사 교육을 하겠다고 벼르더니, 참 안됐다. 건국절로 하려면 임시정부를 부정해야 하는데... 어떻게든 헤쳐나갈 MB정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꼭 미국산 쇠고기 많이 드시길!

미디어 한글로
http://media.hangulo.net
2009.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