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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촛불집회만 막으면 MB정권 안정될까?

촛불집회만 막으면 MB정권 안정될까?

도덕적 약점 없이 출범한 정권? "도덕보다 경제 선택"했다는 1년 전 외신 잊었나?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12월 29일 이런 말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새 정부가 부정과 비리를 없애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도덕적 약점 없이 출범한 정권인 만큼 공직자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도덕적 약점 없어…법집행 엄정해야" [아시아경제] 2008.12.29
http://www.asiae.co.kr/uhtml/read.php?idxno=2008122915543275543&sp=EC

여기서 피식... 이미 외신에 보도된 대로..

“한국 유권자, 도덕보다 경제 선택” USA 투데이 [뉴시스] 2007.12.20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view.html?cateid=1046&newsid=20071220033508672&p=newsis

10년을 잃어버렸다고 하더니, 1년밖에 안된 일을 기억하지 못하나?  거기다가 강부자 내각 부터 시작해서.. 시작부터 온통 도덕적 결함으로 뒤덮인 정권이 바로 이번 이명박 정권이다. 정말 잊은건가?

이번 정부는 도덕적 약점을 가지고 태어난 정권이다. 그걸 잊지 말라.

자나깨나 "촛불집회에 대한 두려움"

위 기사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새 정부가 부정과 비리를 없애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도덕적 약점 없이 출범한 정권인 만큼 공직자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도덕적 약점 없어…법집행 엄정해야" [아시아경제] 2008.12.29
http://www.asiae.co.kr/uhtml/read.php?idxno=2008122915543275543&sp=EC

이 대통령은 "교역규모 세계 10위, GDP 규모 세계 13위의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일본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낮은 이유는
▲ 미약한 준법의식
▲ 노사문제
▲ 북한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미약한 준법의식"이란 '시위'에 대한 것이라는 대변인의 말도 전해졌다. 결국은 '촛불시위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떨어졌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지난 촛불시위때,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촛불시위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거짓말 했다가 들통난 것을 제대로 보고 받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관련글 : 2008/08/04  촛불때문에 관광객 안온다더니.. 아니네? - 유인촌 문광부 장관의 거짓말 드러나다)

또한, 촛불시위를 그냥 '불법시위'라고 하는 것 까지는 인정하겠다. (헌법소원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그런데, 거기에 셋트로 '불법폭력시위'라고 자꾸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적어도 촛불 시위의 기조는 대부분 평화시위를 유지했고, 폭력이 있던 날도 극히 앞부분 몇몇 시위대의 일이었으며, 시간대도 늦은 밤이 대부분이었다. 이미 평화시위를 했던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또한, 폭력이라 일컫는 부분도 경찰의 폭력이 더 심했음은 이미 많은 증거자료를 통해서 나와 있다.

하지만, 경찰은 규정을 어기며 물대포를 쏘고, 인체에 유해한지 잘 모르는 소화기를 뿌리고, 마구 방패로 사람들을 찍는 행동을 했다.

정부의 논리대로 '촛불시위=폭력시위'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경찰=무지막지한 폭력경찰'이라고 모두 싸잡아 비난해도 할 말이 없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이런 인식에서 출발하니 언제나 헛발질인 것이다.

촛불시위가 또 일어날까봐 두려워서, 모조리 잡아들이고, 모조리 전과자 만들려고 땅땅 벌금형 내리고 있다. (벌금형은 전과에 해당한다. 이 사실은 벌금형 전과를 열 번도 더 받으신 대통령이 더 잘 알것이다. 그게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그리고, 촛불시위의 배후세력 찾는다고 혈안이 되어서 PD수첩 때려잡고, 대책회의 때려잡았다. 하지만, 이상하지. 대체 어디서 스물스물 또 촛불이 피어날 듯한 기운이 일어나고 있을까?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청와대는 그걸 알리가 없다. 왜냐하면 귀막고 눈막고 "아침이슬"을 부르기 때문이다. 박자가 틀리는 것도 알리가 없다.

앞으론 사과하고, 뒤로는 잡아들이고

광우병 소고기 협상이 잘못되었다는 것, 위험한 요소가 있다는 것은 최근 헌법재판소에서도 인정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협상엔 아무 문제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시위한 놈들은 모두 "불순세력"이라고 규정짓는 것 자체가 우습다.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격이다.

소고기 협상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던 대통령 뒤로, 경찰들이 모조리 집회 참가자들을 잡아가고 있는 이런 상황.. 무엇을 의미하나? 그러려면 사과는 왜 하나? "이 빨갱이 X들아, 니들 다 잡아 갈거야!"라고 해야 옳은 것 아닌가?

이런데도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정부인가?

거짓말은 가장 큰 도덕적 죄악이다.

운하를 하지 않는다면서 삽을 먼저 뜨고, 하천 정비도 환경성 평가해서 문제 있으면 안한다고 하면서 공사 계약도 미리 다 해놓고, 축하 쇼까지 하는 것. 어디 이것 뿐인가? 처벌 안한다던 양심 선언 연구원까지 처벌하면서.. 대체 이 정부가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촛불만 무서워 하나? 정말 촛불이 무엇인지 모르겠나? 시위 그 자체만 없애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

정말 무서워해야 할 것은, 촛불 뒤에서 조용히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바로 당신들이 섬기겠다고 말만 하고 군홧발로 짓밟으려고 겁주는 그런 국민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발 헌법 좀 준수하라.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일.. 좌시하지 않겠다.



미디어 한글로
2008.12.30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