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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오늘 촛불은 평화 촛불이어야 한다 - 폭력 시위를 선동하지 말라

오늘 촛불은 평화 촛불이어야 한다
폭력 시위는 촛불의 의미만 더럽힌다

촛불은 비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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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손수 서예 피켓을 써 주시던 분



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 촛불집회는 비폭력 평화시위였다. 그런데,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는 그게 '불법 폭력 시위'라서 나라 신인도도 추락했다고 뒤집어 씌운다. 이 말에 '아무 폭력이 없었다'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렇게는 못하겠다. 분명히 '약간의, 소수에 의한 폭력'이 있었음은 그들의 사진에 '멋지게' 찍힌 컷들로 증명되고 있으니까.

난, 시위에 그리 많이 나가지는 못했지만, 예비군을 끌어내고 폭력을 휘두르려는 몇몇 사람들과 설전도 벌이고 몸싸움도 해봤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나에게 돌아온 것은 '너 프락치지?'라고 하는 말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폭력 시위를 하면 신나는 것은 조중동과 이명박 정부인데, 어떻게 그걸 막자고 하는 사람이 프락치인가?

여기서 폭력시위를 했던 사람들을 프락치로 몰고가는 발언은 하지 않겠다. 어떤 증거도 없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뒤에서 평화롭게 노닐며 앞쪽 상황도 모른채 '촛불축제'를 즐기던 사람들과 달리,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었다.

폭력이 문제인 이유는 그 다음이다.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재빨리 뒤로 빠질 수 있다. 실제로, 앞서서 파이프 휘두르고 바로 뒤로 빠지는 사람도 봤다. 문제는, 그로 인해서 성난 전경들이 밀려오면서, 뒤에 멋도 모르고 당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앞에서 차위나 높은 담벼락 위에서 '한컷'을 기다리던 조중동 기자에게 멋진 장면을 연출해 준 그 '파이프' 들은 촛불이 잠시 꺼진 상황에서 '폭력 불법 집회의 증거'로 신나게 인용되었다.

촛불이 아무 일도 못하고 무기력했다고? 무슨소리?

촛불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 실패했다치자. 적어도 저런 폭력을 막지 못해서 실패했다치자. 지금은 6.10항쟁이나 대학생 데모때처럼 그렇게 '투사'들로 뭉친 시위가 아니다. 한 번도 시위대에 끼어 본 적이 없는 그냥 시민들이고 아이들이고 학생들이다. 세상이 변했고, 시대가 변했다. 지금의 시위 문화는 축제이면서 시위이면서 집회다. 집회란 무릇 이래야 한다는 식으로 구태의연한 사고를 가진 '세력'들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엄청난 수의 무장 전의경을 어떻게 몇 안되는 앞쪽의 사람들로 뚫겠는가? 아고라에서는 "이전 촛불이 망한 것은 평화를 외쳤기 때문이다"라고 하지만, 난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촛불을 망친 것은, 촛불을 망하게 한 것은 복면을 쓰고 파이프를 휘두른 "구태의연한 시위자"들이다. 그들 덕분에, 소극적인 저항을 한 사람들이 전과자가 되어가고 있다.

촛불이 실패했다고? 난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촛불은 "이명박 정권이 촛불을 무지하게 무서운 존재로 인식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다. 그래서 촛불을 막으려고 저렇게 이상한 법률을 만들어서 통과시키려고 애쓰고 있지 않나?

그리고, "한 번 더" 촛불이 일어나면 자신들의 정권이 온전하지 못할 줄 안다.

MB정부가 기다리는 것은 "폭력 시위"

그래서 MB정부는 폭력시위를 기다린다. 자신들이 여태까지 말했던 "음모론"을 정확히 뒷받침해줄 그런 폭력시위 말이다. "몇몇 불순세력"에 의해서 자행된 "불법 폭력집회"가 바로 촛불집회였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안달이 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들러리를 서 줄 셈인가?

"비폭력을 외치는 사람들 치워라" 이런 말이 오가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궁금하다.

또한, 오늘 타종행사에 모이는 사람은 촛불 들려고 오는 사람보다 그냥 가족과 연인과 즐기러 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거기서 어거지로 '우리와 동참하라'고 윽박지를 것인가? 앞에서 쇠파이프 들고서 질질 끌면서 '우린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외칠 것인가?

아마도 그렇게 된다면, 시민들이 더 먼저 '폭력 집단을 진압하지 않는 경찰'을 부추길 것이다. 나또한 그럴 생각이다.

제발, 한 손에 쇠파이프를 들고 싶으면 촛불은 조용히 내려 놓아라. 촛불 소녀 캐릭터를 내려 놓아라. 촛불 들다가 쇠파이프 들고.. 이러지 말아달라. 그건 MB식 실용주의일 뿐이다.


촛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 '시대 정신'

촛불은 그리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미 '시대 정신'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저항을 이야기 할 때마다 '촛불'을 생각할 것이다. 그리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누구는 오늘 MB정부를 박살내지 않으면 절대로 막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 세상에 '절대'는 없다. 어떤 정권도 국민의 분노를 거스를 수 없다. 과거 독재정권이 그리 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오늘 촛불은 타올라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그렇게, 우리의 축제요, 우리의 부르짖음이요, 우리의 행진으로 타올라야 한다.

몇몇의 쇠파이프나 무력으로 MB정권은 박살나지 않는다. MB가 청와대 뒷산에서 기다리고 있는 소리는 시위대의 '아침이슬'이 아니라, "저새끼들 죽여라"하는 술취한 시위대의 행패일 뿐이다.

대체, 청와대로 진격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청와대를 동네 수위 아저씨가 지키는 줄 아나? 청와대로 진격하는 시위대에게 총이라도 쏘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그래, 총을 쏘면 시위대가 격해져서 쳐들어갈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총 맞아서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건 누가 책임지나? 국가에서 잘했다고 상패라도 하나 던져주나?

무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 그것은 MB식이다. 북한 빨갱이를 무력으로 다 죽여버리고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식의 그런 천박한 논리를 우리의 촛불이 따라해서는 안된다.

바보라고들 한다. 때리면 맞는게 바보라고들 한다. 하지만, 간디는 그렇게 인도의 독립을 쟁취했다. 비폭력 무저항의 힘은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보다 더 위대하다. 전경을 때리는 무력보다, 전경에게 얻어 맞는 시위대의 모습이 더 힘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발, 촛불 정신을 더럽히지 말자. 겨우 몇명이서 전경과 치고박고 싸운다고 이명박이 퇴진하진 않는다. 그리고 어차피 전의경도 모두 시켜서 하는 일일 뿐이다. 윗대가리들은 따뜻한 아랫목에서 배 두들기고 무전만 치고 있다. 대체, 전의경 때려서 얻는게 뭔가? 차 전복시켜서 얻는게 뭔가?

촛불을 들고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 것. 그 촛불의 숫자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것. 그들의 손에 든 피켓이 거리에 넘쳐나는 것. 이게 바로 MB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아침이슬을 부를 참이면, 또 무서워서 청와대 뒷산으로 올라갈 것이다. (실제로 거기서 부르는 아침이슬이 청와대 뒷산에 들릴리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말은 소머즈를 능가한다.)

그리고, 세상 끝나지 않는다. 이명박도 한 대통령일 뿐이다. 선거때마다 한나라당이 승리를 하는 상황에서, '모두가 우리같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버리자. 조금 더 논리적으로, 더 제대로 우리의 반대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폭력이라니! 썩 물러가라!

촛불 소녀는 내가 지킨다.


참고글 : 촛불시위여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을 배우자 (2008.6.12)



미디어 한글로
20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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