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표지판, 외국어 표기 제대로 고쳤네
한자 표기가 아닌 일본어, 중국어 표기로 교체
표지판 표기법에 대해서만 벌써 1년간..
표지판의 외국어 표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다닌 것이 벌써 1년이다. 그동안 계속 미루다가 최근에서야 포문(?)을 열었다. 얼마전에 썼던 두 개의 글이 바로 시작이다.
'동 주민센터'는 한자(漢字)로 어떻게 쓸까? (2008.12.12) 미디어 한글로
블로그의 특성상, 위 두개의 글에 언급된 사항을 다시 반복하는 수 밖에 없겠다. (다들 앞의 글은 잘 안읽는다. ^^)
간단히 공식화 하면 이렇다.
중국어 한자 표기 ≠ 한국 한자(漢字) 표기
중국어 어휘 ≠ 한국어 한자 어휘
일본어 ≠ 중국어 ≠ 한국어
한마디로, 그냥 우리식 한자로 우리나라 단어를 바꾸어 놓는다고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알아보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물론 약간 도움은 받을 수 있다.)
기존 도로 표지판 - 한국어/영어/한국식 한자표기만
관광객들이 많이 의지하는 기존 도로 표지판을 보자.
▲ 기존 표지판
한국어/영어와 함께 표기된 한자표기는 "한국인들을 위한 표기"에 가깝다.
위에서 보듯이, "서울"은 한자표기가 없기 때문에 그냥 한글로 "서울"이라고 표기했으며, "아파트" 또한 영어에서 온 것이라 한자 표기가 없어서 그냥 "아파트"라고 표기했다. (혹시, 서울을 "首爾"로 표기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이건 한자가 아니라 중국어(의 번체표기)이다.)
이래서는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길을 찾기 어렵다. 물론, 영어가 있긴 하지만.. 그건 좀 다른 이야기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70% 이상의 방문객이 중국과 일본인임을 감안하면, 이건 "관광객 유치 서비스" 차원에서도 그 나라 표기를 늘려주는 것이 "장사"에 도움이 된다. 일본에 한국어 표기나 중국어 표기가 제법 많이 되어 있는 이유도 그것이다. (우리를 존중해 주어서가.. 절대 아니다. ^^)
그래서 나는 "4개국어 표기"를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이렇게 4개국 표기 말이다. 이건 관광객 유치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런 글을 적으려고 준비하는 찰나.. 아차.. 서울시가 한 발 앞섰다.
서울시, 이미 4개국어 표기 표지판으로 교체 시작해
얼마전 한남동에 갔다가 새롭게 교체된 표지판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최근 서울시는 디자인 올림픽 등을 유치하면서 "서울 한강체"와 "서울남산체" 등을 공개했는데, 바로 그 글꼴을 사용해서 디자인을 새롭게 한 것 같았다. (서울서체 관련 링크)
그런데, 표기를 보는 순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동안 열심히 사진찍으러 다닌 일이 헛일이 되고 말았다!!!
이거 너무 완벽한거 아닌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까지 완벽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지도에도 이렇게 4개국어가 제대로 표기되어 있었고.. 아래의 주요 상업시설 안내도 마찬가지였다.
▲ 4개국어가 완벽히 표기된 표지판
서울시에 문의해 보니... 현재 교체중
깜짝 놀라서 서울시에 문의해 보았다. 이미 서울시는 이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안에 대해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각 구청에 내려보냈고, 이에 따라 각 구청에서 교체작업 중이라는 것이었다.
언제 다 바뀔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주 바람직한 변화다.
이미 일본은 관광지 곳곳에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는 한국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한국 관광객에 대한 배려다. '외국에 나가면서 외국어도 마스터 안하고 가냐?'는 식의 말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이제 해외 여행은 글을 잘 모르시는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도 쉽게 다녀오고 있는 추세니까. 반대로, 외국의 다양한 계층 사람들을 한국으로 이끌려면 이런 변화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서울시의 4개국어 표지판을 환영한다. 하루 빨리 많은 표지판들이 교체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의 후속편으로는 지하철의 역명 표기법을 다루도록 하겠다.)
미디어 한글로
2008.12.22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