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동영상 해당학교, 고발취하 학부모 요구 거부
욕설 동영상 사건 - 현대판 서동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또 학교측에서 명예훼손이라고 할까봐 두렵다. 어쨌든 어느 학교의 어느 초등생들이 조계사에서 대통령의 욕설을 적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초등생들의 욕실력은 익히 포털에서 알려진 바이고, 솔직히 나도 초딩의 악플이 가장 무섭다.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그들의 실력을 안다.
그리고, 얼마나 어른들이 이명박 대통령 욕을 했으면 아이들이 따라할 정도가 되었겠나?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우리의 조상, 백제 무왕은 익히 아이들을 이용해서 정권을 잡았다는 묘한 역사적 기록도 있다. (물론, 경우는 다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 사건을 '배후 세력'이 있는지 찾고 '주동 세력'을 찾고 있는 모양이다. 덩달아 학교는 학교 이름이 거론되어서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 고발을 했다. [관련기사 : 욕설 동영상, 학교 측 경찰에 고소 2008.8.8 YTN]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을 조사하겠다"는 부분에 있다.
학생 조사 - 학부모는 반대하지만 학교 명예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반 국가조직에 가입한 후에 욕 연습을 해서, 방명록에 그런 욕을 적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거다. 거기서 누군가가 "시켜서" 그런 욕을 적었다는 결론을 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얘기했지만, 요즘 초등생 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카트라이더에서 초딩에게 굴욕을 당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사건은 그냥 해프닝이다.
하지만,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가되는 세력 속출을 위해 애쓰는 경찰은 자체 조사를 이미 그 이전에 착수했다. [‘초등생 욕설 동영상’ 참고인 조사 착수 2008.8.7 문화일보]
그런데 문제는, 기어코 학생들을 수사하겠다는 경찰에 있다. 솔직히 경찰 조사라는게 아무리 참고인 조사라고 해도 위협을 느끼기 마련이다. 부들부들 떨린다. 어린 학생들을 생각해서 제3의 장소에서 하겠다는 경찰의 배려는 솔직히 배려가 아니다.
이미 어린 학생의 성추행, 성폭행 사건때도 계속해서 아이에게 진술을 반복하게 하는 등, 아동의 인권보다 범인 색출에 더 힘쓰던 경찰 아니던가.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 아이들에게 경찰조사를 시키겠다?
오늘 아침 KBS뉴스를 통해서 들은 아래의 사실은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http://news.kbs.co.kr/article/local/200808/20080813/1614268.html
이른바 '대통령 욕설 동영상'에 등장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받은 상처를 우려해 고발을 취하해줄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중략)
그러나 정작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고발을 취하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동영상 파문으로 이미 학교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아이들이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시 상처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녹취> 피해 학생 학부모 : "모두가 아이 때문이라고 하면서 아이를 팔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이 화가 납니다. 학교의 명예를 학교장이 지킵니까?"
그러나 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녹취> 학교 측 관계자 : "일단 수사 당국에서 알아서 조사해서 결과를 처리할 사항이지 그걸 학교에서 자꾸 와서 왈가불가할 사안이 아닙니다."
욕설 방명록을 적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이름이 공개돼 학교의 명예가 훼손된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학교장들.
그러나 학부모들은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학교의 명예가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학교의 가장 큰 명예는 학생이고, 그 학생들을 지켜내는 것이 학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희생해서라도 자신들을 욕보인(사실, 나는 욕보였다고 전혀 생각지도 않는다.) 자들을 색출해 내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내 생각엔, 학생들을 나몰라라 하면서까지 오버하는 학교측이 스스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보호하라. 경찰 조사는 어른들에게만 해도 충분하다.
미디어 한글로
2008.8.13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