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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어린이 집 보내기 겁나네...



어린이 집 보내기 겁나네
국가에서 직영하면 안되나?


구립 어린이집, 무늬만 구립?

내 아이도 구립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하는 것은 다른 곳이란 것을 알고 있다. 즉, "구청 직영"이 아니라 "구청 위탁"이다.

어제(2008.3.15) MBC 뉴스 후를 보니, 정말 아찔한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http://www.imbc.com/broad/tv/culture/newswho/index.html)

예전에 문제가 있었던 꿀꿀이죽 어린이집의 원장도 무혐의 판정을 받았고, 보조금을 1억 이상 떼어먹은 곳도 아직까지 별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다니 말이다. 심지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는 것이 예사인 어린이집의 교사도 어디에 고발조차 못한다고 한다. 해봤자 미리 알려주고 쳐들어올것이고, 그러면 피해는 교사만 입게 되니 말이다.

학부모를 참여시켜서 투명한 운영을 한다는 곳도, 아이가 자꾸 배고프다고 해서 급식 내역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 그 아이에게는 다른 아이들의 두 배나 되는 음식을 주면서 '배고프다고 하면 계속 이렇게 줄거다. 다 먹어라' 하면서 협박을 했다고 한다. 어이가 없었다.


보육 예산은 매년 늘지만, 모두 비리 원장의 주머니 속으로?

그리고 구청에서 위탁(!)을 해주면, 그 위탁을 받은 곳에서 하청(!)에 하청(!)을 주어도 구청은 그 사실도 파악 못하고 있으며, 이 또한 법에는 전혀 저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 곳은, 공사판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 집이란 점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보육료 지원에 대한 글을 얼마전에 썼더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글을 읽는다. 요즘에는 정말 유입량이 많다. 그만큼 보육료 지원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절실한 부분이다. (보육료 지원 신청 하셨어요? 글 참조)

그런데, 그 많은 보육료가 모두 어린이집 원장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위탁하고 감독은 안해 - 사람 없다니깐!

이런 부실한 어린이집의 근본적인 문제는... 간단하다. "하청"에 의존하는 우리네 복지정책 덕분이다. 그래, 하청이 아니라 "위탁 운영"이라고 하자. 더 고상하니까.

언제나 이런식이다. 위탁 운영은 참 편한 제도다. 어떤 일을 할 때, 경쟁 입찰 붙여서 가장 많은 돈을 내겠다는 곳에 인가를 주면 된다. 물론, 약간은 형식적인 심사도 하게 된다. 왜 형식적이냐고? 심사후에 그 업체.. 아니 그 단체가 다른 곳에 다시 하청을 줘도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말이다. 한마디로 "헛심사"나 다름없다.


그리고, 감독 이야기만 나오면.. "관할 공무원이 별로 없어서.." 라고 늘 그런다. 언제나 인력부족이다. 이 중차대한 일에 인력이 부족하면, 더 뽑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 자체가 바로 업무유기가 아닌가?

그리고, 뉴스 후의 마지막에 나온 "서울시청 어린이집"을 보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나는 수백만원 주고 다니는 사설 어린이 집인 줄 알았다. 그 멋진 시설에 운동장에 보육교사에... 하긴.. 여기는 위탁업체가 한다고 해도 알아서 설설 길 판국이다. 모두가 공무원, 그것도 관할 공무원의 자식들이니 말이다. 거기다가 엄청난 지원까지 된다니..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 집은 별로 그런 면은 없다. 아이는 언제나 밝고 명랑하게 집으로 돌아오고, 별 문제도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울 시청 어린이집을 보니... 아.. 정말 내가 서울시 공무원이 아닌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꼈으리라. 아이 키우는 부모 마음은 다 비슷하다.)

대체, "인력부족"이라서 어린이 집 감독도 못한다는데, 국가는 무조건 공무원을 줄인다고 난리다. 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대한민국 맞는지 모르겠다.

만약, 감독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라면, 어린이 집을 직접 운영하면 안되나? 그 많은 곳 중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하니.. 정말 못믿겠다.

직영을 피하는 이유는 뭔가?

적어도 구립 어린이 집이라는 이름을 걸었으면, 구청에서 직접 운영하면 안되나? 그러면 관리 감독 하기도 쉬울 것이 아닌가? 더 어려워지나? 어차피 감독할 사람이 없다면, 공무원 신분에 있는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금처럼 하청에 하청을 줘도 구청에서 그 통계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라면, 대체 아이를 어떻게 믿고 맡길 수 있나? "구립"이란 단어가 얼마나 우리에게 많은 믿음을 주는지, 구청은 알지 못하나?

수많은 어린이 집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구립 어린이 집은 구청에서 직접 "공무원 수를 늘려서" 운영하고,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보조금을 준다면, "공무원 수를 늘려서" 그것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하면 된다. 그러면, 손쉽게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나?

이게 어려우면, 잘못된 곳을 철저히 찾아내는 시스템이라도 만들어 달라. 이런 뉴스가 나오면 잘하고 있는 어린이집도 피해를 입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별로 탐탁치 않은 것은 이런 것이다.

사학법때도 많은 사학들이 일어나서 "우리를 왜 범죄자로 모느냐?"고 외쳤지만, 그때 그 사학들에게서 편입학 비리가 터졌다. 그래도 그들은 사학법을 재개정 했다는 것에 뿌듯해 하면서, 엄청난 국고 보조금을 받고, 엄청나게 통장에 돈을 넣어두고서도 등록금을 맘대로 올리고 있다. 한마디로 "자기들 맘대로" 사학을 만들었다.

이젠 솔직히 사학비리를 없애겠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아니, 그냥 그런 말은 코미디 프로에서나 하면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과 비슷한 양상을 띄는 '비리 어린이 집' 문제. 어렵지만 알뜰하게 운영하는 많은 어린이집들은 상당히 억울하겠지만, 지금이라도 제자리를 잡지 않으면, 어린이집과 사학이 같은 길을 걷게 되고, 우리는 나중에 대성 통곡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다시 주장한다.

공무원이 모자라서 감독을 못하겠다면, 공무원을 더 뽑아라!
내부 고발자를 오히려 공무원으로 채용해주는 특혜라도 줘서,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라!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공사판식의 도급형 어린이 집 제도를 빨리 정비하라!

제발, 우리의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해달라.


미디어 한글로
2008.3.15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