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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세상

생색만 내는 봉사라도 하면 좋겠다


생색만 내는 봉사라도 하면 좋겠다


이 글은...
태안 기름누출 현장,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간단히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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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몇 장찍고 대충 닦다가 가려면 오지말라는 글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589254) 잘 읽었습니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도 "맨날 복지시설 도와준다고 라면박스나 사가지고 가서 사진찍고 오려면 가지 말라"는 식으로 소리를 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없어지니, 그나마 들어오던 라면도 없더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참 암담했습니다.

지금 태안에 가는 분들이 100% 아침부터 저녁까지 농담 한 번 주고 받지 않으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냥, 유행처럼 가신 분들도 있고, 정말로 "사진이 필요해서"가신 후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위해 가신 분도 있습니다. 어차피 쉬는 날, 보람있는 일이라도 하자는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기존 일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뺀다는 이유로, "한 두시간만 편한데서 할거면 오지말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  아마도, 일손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오히려, 저는 "일 조금만 하고 오는 분들"에게도 모든 가치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 분의 작은 경험이 다른 분에게 전파되고, 다시 또 다른 봉사자를 불러오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월드컵때 응원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몰고 왔듯이 말입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손이 안닿는 부분으로 더 많이 보내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도, 봉사장소까지 가기 위해서 30분 정도 산행을 한 것 같습니다. 대체 바다 구하려고 왔는데, 웬 산행이여? 라고 했지만, 더 깊은 곳으로 보내려는 이유더군요.

1시간이라도, 아니 30분이라도 그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닐까요? 그 기름 범벅인 곳에서 술먹고 춤추며 놀 분은 안계실 것입니다. 그냥 와서 밥먹고 사진찍고 돌 두어개라도 닦고 가는 것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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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거기에 갈 돈을 그냥 성금으로 내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질 뿐입니다. 가치의 크고 작음을 따질수가 없겠지요.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은 돈으로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지금 태안의 수많은 기름 범벅된 돌들을 닦으려면, 돌 하나라도 닦는 한 사람이라도 더 오면 효과가 더할 것입니다.

금방왔다가 가는 분일수록 복장이 더 좋을 것 입니다. 이런 복장들을 재활용함으로써, 복장이 없이 일만하러 오신 분들이 입을 수도 있고, 괜히 새 방제복을 또 더럽히는 것보다, 새것같은 방제복을 또 한번 사용하는 효과도 오겠지요. 저도 남이 쓰던 것이었지만, 워낙 깨끗해서 또 놓아두고 왔습니다. 저는 방제복에 기름이 묻지 않도록 조금 조심해가면서 닦았습니다. 웃긴 일이지만, 그냥 털퍼덕 주저 앉고 싶은 욕망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 시간이라도 일할 생각이 있다면, 가시라구요. 가실땐 적어도 고무장갑과 실장갑, 마스크 정도는 구입해 가시라구요.

그냥, "사람이 가장 필요한 상황"을 보고 나서 주절 주절 적어 보았습니다.

가시려는 분은 태안 봉사활동 관련 정보 정리 (한글로 정리)  도 참고하세요~

봉사는, 아름다운 것입니다. 비록 생색내기라도 지금은 그 봉사가 필요합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7.12.20.
media.hangulo.net

* 이 글은 제 블로그인 www.hangulo.kr 의 글을 "블로그 통합"의 일환으로 옮겨온 것입니다. (오해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