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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속보] 한명숙 총리의 검찰 신문 거부와 검찰의 속셈 - 한명숙 총리 11차 공판

한명숙 총리의 검찰 신문거부
검찰의 속셈 드러나다 - 한명숙 총리 11차 공판 중


한명숙 총리는 오늘 오후에 속개된 재판에서, 검찰의 신문에 앞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
 

 [한 전 총리 관련입장 전문]

존경하는 판사님,

검찰의 질문에 대해 지금부터 저는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먼저 그 이유를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사건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기소도 되기 전에 조선일보 1면에 피의사실이 공표되어 한 개인을 사회적 범죄자로 낙인찍었습니다. 저는 있지도 않은 일로 지금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을 신뢰할 수 없었고, 너무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기 위해서 제게 주어진 권리인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저는 모두 진술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공개된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으로, 끝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견뎌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태도는 수사전이나 공판 중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공판준비절차가 열리기 직전에 제가 골프채를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습니다. 공판과정에서도 검찰은 무엇보다 공소사실이 무엇인지조차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검찰은 공소사실이나 사건의 본질과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저에 대해 악의적인 흠집내기를 계속 하였습니다.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검찰측 증인이기도 하였던 사람을 검찰이 바라는 증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며칠간 늦은 밤까지 잡아두고 조사를 하는가 하면, 저를 도와주고 있는 사람에게 위증 교사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언론을 통해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2006년 12월 20일에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범죄사실을 입증한다고 하면서 작년 재작년에 있었던 일을 공판 중에 뒤늦게 공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흘리면서 저를 거짓말쟁이이며 매우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인간인 것처럼 몰아붙였습니다. 전직 국무총리였던 저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저는 이 공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참기 힘든 고통과 아픔을 견뎌야 했습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이런 검찰의 태도는 진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법이 보장한 권리에 따라 검찰 신문을 거부합니다. 검사의 신문에 답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법정에서 저는 제가 아는 한 모든 것을 성실하게 밝히고자 합니다.



재미 보려던 검찰, 급당황

오늘 검찰은 롤러코스터보다 더한 즐거움을 만끽할 차례였다. 자기들이 생각해도 2006년 후의 일이나 확인도 안된 골프장 이야기로 즐겁게 신문하고, 그 내용이 조중동에 대문짝만하게, 포털에 신나게 중계될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사실, 한명숙 총리의 방어권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지, 나조차도 걱정이었다. 왜냐하면, 기자들은 검찰의 자극적인 멘트를 잘 받아적지만, 한총리의 진실담긴 내용은 그저 그렇게 보도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그러는게 아니고 신문사 데스크가 알아서 하니, 뭐 할 말은 없다.

어쨌든, 이런 진술거부로 인한 검사의 반응은 이외였다.

"법질서를 무시"한다든지 하는 식의 발언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법질서를 무시하는 행위를 재판장이 "그렇게 하라"고 허락한다는 소린가? 재판장이 무슨 법질서 위반자란 소리냐?

오늘은 "증인선서"조차 하지 않는 "피고인 신문"

사실, 형사 소송법이 바뀌었는지는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 오늘 법리 논쟁 덕분에 나의 법학 지식이 팍팍 늘었다. 오늘 설명에 따르면, 예전에는 피고인 신문이 가장 중요한 증거를 밝히는 절차였지만, 요즘에는 이번 재판에서 봤듯이, 서로가 "증인신청"을 해서 증거들을 모두 하나씩 훑은 후에, 참고적인 성격으로 피고인 신문을 한다.

심지어 증인선서조차 안한다. 그래서 오늘 곽영욱 피고인은 다시 가뿐한 마음으로 저번에 말했던 진실을 부인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도 위증의 죄를 묻지 않는다. 재밌는 것은, 증인 선서후에 한 증언이 유효하고, 오늘 것은 참고적인 진술이라는 점이다.

어쨌든, 그러한 피고인 신문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참고적인 사항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아예 피고인 옆에 변호인을 대동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얻도록 한다. 한마디로 좀 느슨한 신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신문을 거부할 "진술거부권"은 법률에 있는 피고인의 권리다. 모든 신문에 대한 진술을 거부할 수도 있고, 하나하나의 질문에 거부할 수도 있다. 법조문에 명확히 나와 있다.

이걸 안한다고 무슨 불이익이 돌아가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거꾸로 검찰은 이런 권리행사를 무슨 큰 죄라도 저지른양 떠들기 시작했다.

검찰의 논리.. 말도 안되지만..

검찰의 논리는 "진술 거부할려면 해라. 나는 질문을 읽겠다"
는 것이었다. 판사 조차도 그것은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대답도 안할 것을 물어보는 것은 시간낭비일뿐 재판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들은 계속 "검사의 신문권을 보장하라"고 떼를 썼다.

심지어, "검사의 신문권을 뺏으려면, 변호인도 신문하지 마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여러 문서들, 특히 현직 검사의 저술서에서 참고적인 내용을 찾아냈고, 각종 법조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쳤다. (세명의 재판관이 합의한 내용이다)

결론은.."검찰의 신문은 허용할 수 없다" 하지만..

재판장은 검찰의 신문은 허용할 수 없다고 했고, 그게 법의 취지나 법원의 여러가지 절차를 다룬 책에 나온 내용과도 부합된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변호인 신문을 하고... 그 신문이 끝나면 검찰의 반대신문 기회를 주지만, 이것도 피고인이 전체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여태까지의 신문과정이 그랬듯이, 중간중간 보충 질문 정도의 기회는 검찰에게 주기로 했다.

정말 공명정대한 판결이었지만, 검찰은 그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끝까지 저항하자, 판사는 아래와 같은 절충안을 내 놓았다.

만약, 그렇게 검찰이 완강히 나온다면, 변호인측은 신문을 포기하고, 언제라도 할 수 있는 피고인의 진술 권리를 행사해라. 피고인 석에서 일어나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서 진술하는 것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중재안도 내놓았다.

이는, 검찰이 "우리도 안돼면 쟤네도 안된다"고 한 논리를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법 해석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건 안된다"고 또 떼를 썼다. 자기네가 주장하는대로 해준다고 했는데도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오늘 7시 30분에 비공개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측이 만나서 합의한 후에 8시에 속개하도록 했다.

검찰의 목적은 딱 하나 - 언론 공개로 재미보기

솔직히 말해보자. "라이투미"란 미드의 그 박사가 아닌 이상, 검찰이 질문을 던지면서 대답도 안하는 피고인의 얼굴 변화로 진위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도 여러각도에서 촬영이 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원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그러니, 검찰이 계속 신문을 하겠다는 것은 딱 한가지 목적이다. "신문 내용을 조중동에 실리게 하는 것"이다. 검찰의 일방적인 소설을 그대로 중계함으로써, 한총리를 모욕하겠다는 것이다.

(신문 내용은 왜곡하기 딱 좋다. 예를 들어서.. '오늘 검사는 곽씨로부터 5만달러를 받았다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다' 라는 문장을 읽으면, 누구나 검사가 돈을 받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때문. 조중동 독자라면 욕을 한마디 덧붙이겠지..)

곧 결론이 나겠지만, 재판장은 오늘 내로 모든 절차를 마치겠다고 했으니, 검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진 않을거다. 걱정이다. 검찰은 발칵 뒤집혔겠지. 어차피 이기지도 못할 재판, 목적은 한총리의 도덕성을 흠집내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 기회마저 잃어버렸으니 말이다. 어쩌나, 애닯다 어이하리.

근데 검찰. 너무 이중적이지 않나?  곽씨에 대한 사랑은 넘쳐나

곽영욱 피고인이 구속집행 정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언론 인터뷰(MBC 2580)에 응한 것에 대해서 오히려 덮어주려고 하고 (이는 심각한 문제다. 왜냐하면, 그 기간동안에도 수감된 상태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화가 난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절절한 연설을 했던 그 검찰이 아닌가? 검찰로 보면, 둘다 뇌물죄로 기소된 피고인이고 죄인인데, 한 사람은 사랑으로 감싸고 한 사람은 악의로 감싸나?

(물론, 재판부는 4월 5월까지로 되어 있던 구속집행 정지 기간을 4월 1일까지로만 단축했다. 내일 곽 피고인은 병원을 떠나서 구치소에 수감된다. 검찰은 초기에 구속집행 정지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곽 피고인의 팬으로 돌아선 검찰의 속내가 궁금하다)

곧 8시부터 속개될 재판. 검찰의 목적인 이미 만천하에 공개되었지만, 만약에 정말 순수한 목적이라면, 그 질문서를 재판장에 주고 속기록에 기록해 줄 것을 요구하면 된다. 그걸 모두 읽을 필요 없다. 검사가 글 잘읽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으니까. 만약, 백만번 양보한다면, 그거 읽는 거... 다른 방에서 비공개로 읽어라. 어차피 여론재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피고인이 그 질문을 듣는 것으로 족하지 않나? 그리고, 신문사항 그냥 던져주고 읽으라고 해도 되잖아. 한총리가 한글 못읽을까봐 걱정되나?

정치 재판이 아니라고 굳이 밝혀서 정치 재판임을 밝히는 검찰. 제발, 이제 그만 무대에서 내려와라. 쇼는 끝났다.

법원 근처 PC방에서
미디어 한글로
2010.3.31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