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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검찰은 무엇을 노렸을까? - 한명숙 총리 10차 공판 참관기

검찰은 무엇을 노렸을까?
한명숙 총리 10차공판

이제 막바지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곧 스타디움에 들어설 단계다. 한명숙 총리의 10차 공판은 곧 스타디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평지였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9차 공판때, 수많은 "경호원"들을 모두 법정에 세우길 원했다.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그 사람들 대부분은 재판부에서 알고 싶어하는 "그날", 즉 오찬날 근무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모르는" 사람들을 데려다놓고 무엇을 알고 싶어서 그리도 우겼는지, 알 길이 없었다.

하두 떼를 부리니, 재판부에서 "두명"만 허락해 주었으나, 계속 떼를 부리자, 세명까지 허락했다. 그 자세한 속내는 잠시후에 설명하기로 하자. 그런데, 웃긴것은 오늘은 두 명만 나왔다는거. 한 명은 증언을 거부했다고 한다. 하긴, 거부할만 하다. 해봤자, 검찰 입맛대로 말하지 않으면 또 징계 먹든지, 지금 누구처럼 계속 불려다니면서 고문에 가까운 조사를 받고, 경찰 생활도 위태로워질테니까.

총리 공관 경호원 시스템

이거는 국가기밀에 해당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재판에서 수도없이 나왔고, 많은 언론에서 다루었으니, 좀 쉽게 가자.

총리의 경호는 경호1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총리공관을 제외한 곳에서 수행한다. 좀 많다. 그리고, 총리가 거주하는 공관 본관(편의상 공관이라고 하자)에는 그 안에서의 생활만을 경호하는 경호2팀이 존재한다. 바로 오찬이 열린 곳을 맡는 경호팀이다. 

공관은 1층의 공적 영역 (접견실, 부속실, 관리실 등이 있다)과 2층의 사적영역(한마디로 총리의 집)으로 나뉜다. 1층의 부속실에서 주로 경호2팀이 근무를 하니, "부속실 직원"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경호2팀장 1명과 1개조 2명, 총 2개조로 운영된다. 한 조가 출근해서 24시간을 경호하고, 다음날 바로 교대하는 식이다. 즉, 5명이서 근무하되, 1명은 출퇴근 2명씩은 맞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하는 셈이다.

문제는 만찬이 있었던 그날, "내가 근무했다"고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다들 추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검찰은, 그 중에서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한 한 명을 데려다가 조사를 했고,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그는 검찰 조사와 다른 말을 했고, 그로 인해 바로 거의 살인적이다시피 한 조사와 "위증죄"운운 하는 검찰의 수사에 시달리고 있다.

궁지에 몰린 검찰. 다시 재판부에 요청한다. 즉, 팀장과 나머지 팀원 3명을 모두 출석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팀장은 당연히 매일 출근하니, 그날 있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날의 기억은 역시 없는 상태. 일단 재판부는 팀장을 허락했고, 만찬 전날 첫 출근을 했던 조원 1명과 조장 1명을 증인으로 허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조장1명은 출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검찰에서 조사한 조서는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으므로, "조서를 보면서 심문하는 방식"은 될 수 없었다. (앞에 모범답안이 나와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는 차이가 크다.)

경호2팀장의 고뇌 - 우리는 서비스를 했나, 경호를 했나?

그래도, 청와대 경호실에도 근무했던 경호2팀장. 이 분의 주된 고뇌는 이것이다. '과연 우리가 한 것이 행정 업무에 지나지 않는지, 경호를 제대로 한 것인지... ' 검찰은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었다. 그래서, "총리를 근접 경호하지 않고, 대부분 그냥 멀리서 지켜만 본다"라든지, "정문을 통과한 사람이 다른 문을 통해서 들어가는지 마는지 모른다"는 검찰의 질문에 대답을 머뭇거려야 했다.

솔직히, 총리 공관을 지킨다고 하면서, 어떤 사람이 (아무리 정문에서 신분을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공관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면, 그야말로 근무태만이 되는 것이다. 아니, 이것은 아주 심각한 경호실패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검찰이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고 질문한 핵심 질문에 조금씩 핀트가 엇나가는 것이 보였다.

검찰이 얻고 싶은 대답은 이거다. "총리가 먼저 나오지 않고 다른 손님들이 먼저 나오는 적도 제법 있다" 하지만, 이는 의전상으로도 틀린 것이고, 실제로도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 경호원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문제는 "절대로 그런 적이 없느냐?"고 다그쳐서 "절대로는 아니다. 순서는 어쩌다 바뀔 수도 있다"고 얻어내는 검찰의 수법이야, 이미 예견된 바 있다.

검찰은 두 단계로 증인의 증언을 유도한다. 첫째, "총리가 늦게 나올 수도 있다" 둘째, "손님이 두 무리로 나뉘어, 첫째 무리는 먼저 현관쪽으로 나가고, 총리를 포함한 둘째 무리는 방안에서 돈을 주고 받는다" 이런거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경호원도 "총리와 손님이 따로 두 무리로 나뉘는 일은 없다"고 증언하는 데 있다. 대부분 사용하는 용어는 "동시다발적으로"라는 단어다.

문은 한 사람 정도가 지나가면 편안한 정도이니까, 같이 나오면서 총리가 제일 먼저 앞서지 않더라도, 대부분 선두 그룹을 차지한다는 것이 오늘 증언의 핵심이다. (두증인 모두 그런 취지로 이야기했다.)

검찰의 유치한 말놀이

보통 팀장은 디저트가 들어가고 나면 오찬장 문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근무한다. 그리고 손님들이 복도의 중간에 있는 중문을 통과하는 것이 보이면 왼쪽에 있는 현관문으로 안내한다. (현관문은 미리 열어 놓는다)

검찰은 어떻게든, 해보려고 이런 질문까지 던진다. 

"손님 몇명이 먼저 나오고, 총리는 다른 손님이랑 방에 그대로 있어요. 이때, 증인은 어떻게 합니까?"
"총리님이 나오실때 까지 기다렸다가.."
"그럼 손님들 문은 누가 열어주나요?"

꽈당. 이미 문은 열려 있다니깐. 그리고, 그런 경우 자체가 기억에 없으니 이런 질문 자체가 아무 도움이 안된다. 정말로 검찰이 주장하고 싶다면, 그 오찬장날 그렇게 나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그 자리 아무도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

이제, 검찰은 다시 한총리가 집무실로 들어와서 숨겨둔 돈을 찾는다는 식으로 말한다. "손님들 배웅하고 나서 2층에 가서 양치질하러 오는 경우 있나? 그 경우 오찬장으로 다시 들어가기도 하나?" 그런 것 자체를 경호원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대부분 "그런 경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정도다. 그렇지만 오찬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자, 여기서 검찰은 회심의 미소를 내보이며 제3의 인물을 들먹인다. 윗층에서 일하는 아줌마라든지, 초기에 적응을 위해서 오가던 국회의원실 직원까지 실명을 들먹인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쨌든, 검찰의 말놀이는 계속된다. 덕분에 다들 기가 차한다. 방청객에서는 탄식이 터진다. 아이고... 

별다른 소득 없는 경호원 심문

검찰은 끊임없이 확인한다. 오찬장이나 접견실의 서랍등을 점검하는 일이 절대로 없지 않냐고! 그런것 열어보지 않는다고 말하라고..!

하지만, 경호팀장이 아침에 둘러보면서 열어본다고 했다. 그게 매일 여는 것인지에 대해서 신경전이 오갔지만, 어쨌든, 그걸 한 번도 안열어본다거나, 거의 안열어본다고 하면, 심각한 경호실패다. 거기에 폭탄이 있었다면 끝장인 셈이니까.

어쨌든, 경호팀장은 조금 강력한 어조로 자신이 아침에 출근하면 둘러본다고 했다. 지난 번 경호원은 자기도 분명히 돌아다니면서 자주 열어본다고 했고, 그걸 '보안검색'이라고 불렀다. 오늘 경호팀장 말고 팀원은, 자기는 그런 것 거의 안했다고 했다. 그냥 눈으로 훑어만 본다고 했다. 검찰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래, 어차피 얼마전에 연습을 한 것이니 쉽게 답은 나오지 않나?

오늘 경호원들의 심문을 보면, 아주 간단한 결론이 나온다.

이들의 기억은 이미 재구성되었다. 적어도 저번 경호원의 경우에는 검찰 조사를 받은지 오래되었고, 검찰이 따로 불러서 연습을 시키지 않았으므로, 어떠한 것을 물어보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거의 모든 내용을 말해주고 "네, 아니오" 정도로만 답을 했는데, 거의 무의식적으로 "네..네.."를 연발할 정도로 명확했다.

난 이 재판을 보면서, 그 날의 기억이라든지, 그 때의 경호형태에 대해서 이렇게 명확히 말하는 증인은 처음본다. 이렇게 명확한 것 자체가 증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들은 그날 자기가 근무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닌가.

불확실한 기억을 가진 사람에게 몇가지 주문만 외우면, 새로운 기억을 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물어보는 사람이, 자신의 앞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 권위에 눌리게 된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몇가지 핵심은 건졌으니, 다행이다.

검찰은 "근접경호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끄집어 냈다. 하지만, 이것은 별로 도움이 안된다. 만찬이 끝나면 바로 수행과장이 총리 뒤를 따르는 것은 확인이 되었으니까. 아.. 수행과장이랑 총리랑 짜고서 돈받았다고 하려고 그러지? ㅋㅋ 웃기는 소리다.

그리고, 경호팀장이 문쪽을 계속 주시하고, 총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바로 들어가겠는데...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으니, 그럴 일도 없다. 그러니, 근접 경호 가지고 괜히 언론에 재미보고 마는거다. (신나게 쓰더라. 근접경호를 하지 않는다는 말은 총리의 측근들이 왔을 경우에나 해당한다고 분명히 진술했는데... 이건 뭐, 손님이 오든 말든 멀리서 지켜보지도 않는다는 것인지..)

대체, 무엇이 위증이란 것일까?

먼저번에 진술한 경호원의 진술도 거의 비슷하다. 물론, 경호팀장의 근무 위치나 문앞에서 문을 연다는 점 등은 좀 다르긴하다. 하지만, 이는 기억의 차이일 뿐이고, 사건의 진위 여부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저번 경호원의 진술을 모두 지운다고 하더라도, 오늘 경호원들의 진술만으로도 충분히 한총리가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이 증명된다. (물론, 검찰은 어떤 쇼를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검찰의 시나리오를 예측한다

검찰의 시나리오를 종합하고 예측하면 이렇다.

"곽사장과 한총리가 다른 사람을 먼저 내보내고, 곽사장이 재빠르게 양쪽 양복에서 돈봉투 두개(무지 두툼하다)를 의자에 올려놓고, 한총리에게 눈짓을 하면서 '죄송합니다'라고 한다. 그러자, 눈치챈 한총리, 아무도 못보게(밖에서는 경호팀장이 문을 주시하고 있기에 어느정도는 보이지만, 경호팀장은 손님들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ㅋㅋ) 빨리 평소에 쓰지도 않던 서랍장에 돈을 넣는다. 그리고 유유히 빠져나오면서, 정세균 장관은 평생 들은적도 없다는 '잘부탁 드린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1차 시나리오 "한총리의 귀환"
한총리는 거금 5만달러(4500만원)을 챙기기 위해서 총리직을 건 도박을 한다. 왜냐하면 엄청난 돈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평소와 전혀 다르게 갑자기 이를 닦겠다며 다시 공관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람들을 뿌리치고 다시 만찬장에 들어간다. 그리고 돈을 챙겨서 나온다. 아차.. 옷에는 그만한 돈을 넣을 주머니가 없으니, 밖에 나갔을 때, 백을 챙겨서 가지고 들어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들고서 2층에 올라가서 돈을 챙겨놓고 나온다. 물론, 이때 경호원들은 아무도 못본다. 왜냐고? 경호원들은 한총리가 어디에 있든 상관 안하니까.

2차 시나리오 "제3의 인물"
한총리는 거금 5만달러를 챙겨야 했다. 총리직을 걸만큼 큰 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있을때를 대비해서 제3의 인물을 수배해 놓는다. 그리고 그날, 공관을 제일먼저 떠나면서 연락한다. 연락을 받은 제3의 인물은, 유유히 정문을 통과한다. 총리와 친한사이라서 아무도 안건드린다. 경호2팀 직원들도 그냥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 사람이 어디를 들어가든 아무 상관 하지도 않고, 따라 들어가지도 않는다. 이 사람이 오찬장에 들어가서,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한총리가 '뇌물을 여기에 놓아둘게'라고 텔레파시로 말했으니,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돈봉투를 찾는다. 유유히 그걸 챙겨서 나온다. 경호원들? 아무도 안건드린다.

자, 그리고 결말은 이렇다. 너무 유치해도 좀 참고 기다리시길...

평생 만져보기 힘든 자그마치 5만달러. 4천 5백만원을 손에 든 한총리. 아.. 행복해 죽는다. 해외여행 팡팡 간다. 그때마다 그 달러를 고맙게 쓴다. 어.. 근데, 여행을 간 적이 없다. 거의 공무 출장이다. 어떡하지. 아.. 그래.. 아들이 미국에 유학을 갔잖아. 검찰 주장으로는 1년에 10만달러가 든댄다. 그래, 거기에 5만달러를 쾌척했다고 하자. 그러면, 아들은 6개월은 살겠지. 가만.. 그러면 그 후에는 어떻게 아들이 살지? 알게뭐람? 검찰은 그런거 관심없다. 참.. 아들한테 송금한 내역 뽑아서 제출한거? 그거 안믿어. 그냥 곽사장 5만달러가 이거란말야. 

미안하다. 유치해서

장황하게 이렇게 글을 쓴 것은, 오늘 검찰의 심문을 듣고 있자니, 검찰이 증명하고 싶은 것은 딱 하나였다. 

"공관 내에서 총리실 경호는 없다"

그렇다. 거기에 누군가가 잠입해서 폭탄을 설치해도, 아무도 서랍을 열어보지 않는 근무형태가 제대로 된 근무형태니까, 별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입구쪽에서 차단을 할테니 말이다. 거참. 박정희 대통령이 누구한테 총을 맞았는지 생각한다면, 총리의 안위가 무지하게 걱정되는 순간이다.

정말로 정운찬 총리가 걱정되서 죽겠다. 공관 안에서는 조심하시라. 아무도 총리의 안위를 거들떠보지 않는댄다. (물론, 검찰의 주장이다.)

왜 이렇게 막장이 되었을까? 대체 이 막장 드라마의 근원은 어디서 온걸까? 건네 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해서, 조중동이 받아쓰고, "돈 받은 나쁜 정치인"으로 매도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는 "의자에 놓고 왔다"부터 시작해서, 그걸 챙기기까지 저런 유치한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걸까?

골프와 아들 유학자금에 올인할 한명숙 총리 증인 신문

이제 수요일(2010.3.31) 오전 10시 30분. 한명숙 총리의 피고인 신문이 남아 있다. 어차피, 검찰은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증거를 거의 대지 못한다.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곽영욱 사장의 진술 하나만이 있을 뿐이고, 그 다음은 거의 '나비효과' 수준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그 인과관계를 이렇게 증명하겠다고 한다.

1) 한총리는 골프를 못친다고 했는데.. 친다. 친 적이 있다. 그러므로 한총리는 거짓말쟁이
2) 곽사장이랑 한총리는 지금 무지 친하다. 그러니 2년전에도 친했고, 8년 전에도 친했다.
3) 그래서 8년 전에는 1000만원짜리 골프채를 받았다. 물론, 그거 받은거 본사람은 없다. 그래도 받았다.
4) 그리고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자그마치 100만원이나 낸 적이 있다. 그러니 증인과 밀접하게 친한 관계다. 물론, 선관위에 신고까지 했다. (아마 선거는 그 100만원으로 했을거다)
5) 석탄공사 사장에 추천된 것은 정세균 장관이 했는데, 아마도 한총리가 해달라고 했을 것이다. 증거? 그런거 필요없다. 그냥 안다.
6) 그래서 오찬을 열어서 정장관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을 했다. (물론, 아무도 기억 못한다)
7) 그게 고마워서 곽사장이 주머니에서 5만달러를 꺼내서(3만/2만) 의자에 준다.
8) 한총리는 잽싸게 챙겨서 그걸 챙긴다. 물론, 옷에는 넣을 곳이 없었으니 잘 숨겨둔다.

뭐 이런식이다. 인과관계가 확실한가?

이 시점에서, "곽사장 콘도"운운부터 시작해서 골프 운운, 아들이 미국에서 유학하는 브루조아.. 이런거 뻔하다. 비겁한 애들은 꼭 그렇게 나오니까. '좌파'까지 나오면 이제 막장에 들어선거다.

그런데 말야, 검찰은 5만달러에 관심없고, 아무래도 '골프장'에 올인할 것 같다. 그거 모두 해명할 수 있지만, 조중동 기자들은 검찰의 말은 대문짝만하게, 한총리 말은 확실한 말줄임으로 표시하니까. 뭐, 괜찮다. 그 뿐이 아니다. 아마 끈질기게 재판부에게 "아들의 계좌 내역을 모두 내라"고 할것이다. 대체 이 재판에서 아들이 누구 돈으로 공부를 하는지가 그리도 중요한가? 그리고, 그거 계좌내역, 어디에 쓸 수 있는지 뻔하지 않나?

우리 솔직해지자. 정말,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자.

재판이란 것은 어떤 혐의에 대해서 진위를 가리는 것인데, 혐의는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괜히 다른 것으로 인격을 깎아 내리는 것. 비열하지 않나? 처음에는 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수표다발로 줬다고 밣표해놓고, 그거를 주지 않고 돌아왔다고 하질 않나... 정말 이 재판에 진실이 있기는 하나?

자신에게 불리해지니, 다른 증인들을 야간에 잡아들여서 밤샘 조사를 하는 모습만 봐도, 이 정권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제 앞으로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오면, 바로 다음날 직장 그만 둘 생각을 해야 하는건가?



오늘 재판에서 재판장님이 화를 내신 이유는..
이렇게 구속집행정지 상태에 있는 곽사장이 MBC에 인터뷰를 했기 때문입니다. 곽씨의 변호인은, 몰카에 당한거라고..


주절주절주절

자그마치 10번의 재판. 한 번 시작하면 밤 늦게까지 계속된 재판. 이제 그 방청의 기회도 몇 번 남지 않았다. 나도 지치고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무엇보다 지치는 것은, 이런 유치하기 짝이없는 심문을 몇시간동안 받아써야 하는 내 모습이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받아쓰던 내가, 이제 네번째 수첩에 온갖 감탄사만 난무한다.

"으이구, 뭐냐, 뭥미, ㅋㅋㅋ 검찰 지못미..."

이제 3월 31일, 한명숙 총리의 피고인 신문. 강도가 아주 높게 한총리의 인생을 파괴하려고 들것이다. 자칫, 우리가 "그 분"을 의심했듯이 검찰의 술수에 놀아날 수 있다. 의심을 버려야 한다. 검찰의 치고 빠지는 작전에 휩쓸리면 지는거다.  검찰은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여론 놀이를 하는 것이니까. 처음 시작부터 언론과 함께한 재판이 아닌가.

밤에 잠도 안자고 정리한다고 앉았다가, 하두 화가 나서 어쩔 수 없었다.

머리속에 네권의 수첩에 빽빽히 적은 신문사항이 마구 뛰어다닌다. 아무리 끄집어내어 봐도 정말 이해가 안가는 사건이다.

3월 31일 오전 10시 30분. 이 재판의 가장 핵심적인 날. 또 나는 그 곳에서 역사를 기록하겠다. 

(이 글은 http://twitter.com/hangulo 와 같이 보면 더 재밌다. 
재판 중간 쉬는 시간마다 업데이트 되는 최신 소식. 한글로 트위터!)


진실을 말하는
미디어 한글로
2010.3.29. 재판 참관
2010.3.30 글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