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노무현이기 때문에 막은 것
너무나도 관대한 이명박 정부.. 노무현은 빼고
활짝 열린 서울 광장
차벽으로 둘러싸인 서울 '광장'이라 불리는 곳 (닫힌 광장)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나는 또 대한문 앞에서 경찰들이 천막을 부수고 도망가든지, 극우단체가 천막 부수는 것을 경찰이 구경하고 있는다든지 하는 묘한 상황이 또 벌어질 것이 우려되었다. 왜냐하면, 얼마전에 우리는 그 모습을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풍선'도 시위도구라 안된다던 경찰은 '가스총'은 극우단체의 '시위도구'였기 때문에 별다른 제재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처벌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경찰의 '이중 잣대'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또한, 최근에 열린 '기자회견식 시위'에 대한 대처도 너무나도 극과 극이다. 보수단체가 하면, 무조건 OK이고, 조금이라도 입바른 소리를 하는 단체가 하면, 모두 해산에 강제 연행이다. 이명박 정부의 세계관과 국민관이 눈에 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정부의 '지시'에 따라서 서울 광장이 분향소로 사용된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에는 그렇게도 온갖 이유를 들어서 '불허' 하던 이명박 정부가 갑자기 마음이 넓어진 이유를 모르겠다.
이중 잣대는 이명박 정부의 특허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는 이중 잣대의 전형적인 유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 때의 발언이 아주 걸작이다.
조그만 흠 하나로도 굵직한 장관 후보들을 모두 낙마시키던 그 '꼿꼿한 선비정신'은 어디갔는지, 요즘에는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라는 정신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그 선비정신을 이어받은 야당 의원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그런다'고 핀잔까지 준다.
참 이상하다. 자기 사람들에게는 아무일도 아닌 일이 지난 10년간은 왜 그리 큰 일이었을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도덕성의 잣대가 왕창 부러진 이유도 궁금할 뿐이다.
결국은 노무현이기 때문에 막은 것
결국은 노무현이기 때문에 막은 것이었다. 서울광장 조례가 어쩌고 뭐가 어쩌고 다 헛소리였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에도 '행정안전부'의 지시를 받은 서울시가 불허한 식이었다. 물론, 서울시에 알리지도 않고서 경찰이 일단 원천봉쇄에 들어간 것은 얼마나 이 나라가 어처구니 없이 돌아가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같은 논리라면 이번에도 아마 경찰의 봉쇄가 먼저 되었어야 옳다. 대한문도 모두 '아늑하게' 차 병풍을 쳤어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모두 열렸다. 왜냐하면, 그때와 지금의 법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관대하다.. 나는 관대하다.. ' 이명박 대통령의 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리고 조금 작게 이런 소리도 들리는 듯 하다.
'나는 관대하다.. 단...노무현만 아니면 된다... 노무현만 아니면 된다...'
이번에는 누구의 연설을 막을지, 두고 볼 일이다. 추모 연설조차 불허하던 이명박 정부에 분노하던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최대한 예우를 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분향소를 짓밟던 경찰들의 모습이 자꾸만 어른거린다. 이번에도 똑같은 지시를 이명박 대통령이 내렸다고 한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김대중 대통령님 가시는 길은 좀 편안히 해주길 바란다. 아무리 막장 정권이라고 해도, 두 번 모두 그러면, 정말 말.. ㅇㅇ도 아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9.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