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우리말로 바꾼다? - 국립국어원의 헛발질
트위터는 고유명사인데..
트위터는 고유명사인데..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 - http://www.malteo.net/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누리터(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말 다듬기 http://www.malteo.net/ '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국어, 외래어를 다듬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 '레시피'를 '조리법'으로 다듬은 것 (사실, 조리법이 더 익숙한 말이지만.. 요즘엔 모두들 레시피로 쓰니..) 을 비롯해서 컴퓨터 용어도 많이 다듬었다. 단순히 '한글화' 혹은 '토박이말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쉽고 바로 이해가 되는 말로 바꾸는 게 목적이다.
'트위터'가 순화 대상 말? 고유명사를?
트위터 (twitter)는 '"새의 지저귐' 또는 '지저귄다'라는 뜻의 영어다. 그리고 twitter.com 은 마이크로 블로그, 한 줄 블로그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사이트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활용해서 선거에 효과적으로 사용한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SNS)이다.
▲ 한글로의 트위터 (http://twitter.com/hangulo)
그런데, 트위터는 '블로그'처럼 일반 명사가 아니다. 미니홈피나 홈페이지, 블로그는 일반적인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우리말로 바꾸고 순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누구도 미국 대통령 '오바마'를 순화 대상 언어로 삼지 않듯이, 트위터는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의 '고유명사'다.
그런데, 국립 국어원은 이를 마치 무슨 시스템으로 착각하고서 순화를 한다고 한다.
이처럼, 140자 이내 단문 메시지를 이용하여 거리와 인종, 직업에 상관없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한 작은 누리사랑방(블로그)을 가리키는 트위터(twitter)를 대신할 우리말은 무엇이 좋을까요?
http://www.malteo.net/ 중에서
http://www.malteo.net/ 중에서
작은 누리 사랑방(블로그)를 가리키는 영어는 '마이크로 블로그' 혹은 '한 줄 블로그'가 맞다. 그런데, 그 자리에 '트위터'를 넣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쉽게 찾아주는 시스템을 '구글'이라고 합니다. 구글(google)을 대신할 우리말은 무엇이 좋을까요?
더 쉽게 하자.
인터넷의 많은 자료를 모아놓은 곳, 그래서 사람들이 관문처럼 거쳐가는 곳을 '네이버(Naver)'라고 합니다. 네이버를 대신할 우리 말은 무엇이 좋을까요?
첫번째것은 '검색엔진'의 대명사인 '구글'(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니지만, 영어권에서는 구글링이란 단어도 있다)을 마치 '검색엔진'인 것처럼 잘못 쓴 것이고, 두번째는 '포털'을 잘못 쓴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어떠한 서비스나 제품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의 이름이 그 서비스나 제품을 대신하기도 한다. 복사기의 대명사 제록스를 비롯해서, 포스트잇, 스카치테이프 등등.. 하지만, 트위터는 그 정도는 아닌 듯 하다.
국립국어원의 실수가 아닐까?
만약, '트위터'가 순화 대상 말이라고 하면, 굳이 외국 서비스 찾을 것도 없이, '네이버' '네이트' '드림위즈' 모두 순화 대상이다. 그뿐인가. '마이크로소프트', '나모 인터렉티브', 'IBM'도 모두 바꾸자고 들어야 한다.
트위터와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인 '미투데이'는 어쩔건가? 트위터를 '쪽글터'로 바꾸면, 미투데이는 '쪽글누리'로 바꾸어줄 것인가? 그리고 트위터에서 파생된 수백개의 응용사이트들 (twitpic.com 등)도 다 바꾸어 줄것인가?
나는 이번 '순화 대상'으로 선정된 '트위터'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한 국립 국어원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별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에 반해서 수많은 언론에서 집중 조명을 하는 가운데 벌어진 오해일 것이다.
이번에 다듬을 트위터의 대안 말로 나온'쪽글터, 쪽글누리, 쪽글나눔창, 댓글나눔터, 댓글터'는 '마이크로 블로깅'순화할 우리말의 후보로 올리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즉, 트위터가 아닌 '마이크로 블로그'를 순화대상에 올리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고, 그대로 '트위터=쪽글터'라는 식으로 발표한다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니면,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팔로잉(Following)과 팔로어(Followers), 팔로우(Follow) 등의 용어를 순화하는 것이 트위터 사용자들에게는 더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맨날 쓰면서 나도 어색하니까 말이다.
나는 국립국어원의 말 다듬기 운동에 적극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고유명사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내가 아무리 '한글로'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사람이지만, 이해하기가 힘들다. 고쳐주기 바란다.
참고로 한글로 트위터는 http://twitter.com/hangulo 이다. ^^
미디어 한글로
2009.8.9.
http://media.hangulo.net
참고로 한글로 트위터는 http://twitter.com/hangulo 이다. ^^
미디어 한글로
2009.8.9.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