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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깜빡 속은 '휴대폰 뉴스' - 김대중 총재 기자회견?

깜빡 속은 '휴대폰 뉴스' - 김대중 총재 기자회견?


지난 5월 27일... 휴대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뒤숭숭하던 때였다. 시국이 하 수상할 때,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언제나처럼 휴대폰을 꺼내고, '다음'에 접속해서 뉴스를 보고 있었다.

내가 사용하는 '다음'은 OZ라이트라 불리는 '다음' 서비스다. WAP방식 이라고도 하는데, 어쨌든, 거의 모든 휴대폰에서 3355누르고 인터넷 접속버튼을 누르면 접속이 되는 그 곳이다. [관련 글 구형 휴대폰에서도 다음, 네이버 된다! ]

어쨌든, 그런데 아래와 같은 뉴스 목록이 나왔다.


김대중 총재 기자회견?

가만.. 안그래도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로 인해서 시국이 뒤숭숭한데.. 누군가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연다? 가만.. 그런데 왜 총재라고 부르는거지? 좀 이상했다.




가만.. 내각제 반대 입장이라고? 거기다 평민당? 이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뉴스냐?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내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블랙홀에라도 빠진건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나 일어날 일이 벌어지는건가? 그러기엔 3세대 휴대폰이 제대로 돌아가는 현실이 좀..

날짜를 보니.. 아하! 1990년 10월 28일의 뉴스였다. 19년전의 뉴스였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목록을 살펴봤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서 최근 뉴스가 아닌 과거 뉴스를 가져오면서 생긴 오류 같았다. 물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제대로 최신 뉴스가 서비스 되었다.


그런데 슬퍼졌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훨씬 전인 1990년의 뉴스를 지금의 뉴스라고 착각할 정도의 정국이 되어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내가 저 뉴스를 본 며칠후인 29일에 발언을 시작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현 정부의 '추모사도 못하게 하는 조치'에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에는 'MB정부는 독재정권' 이란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관련기사] 여기에 IMF를 터트리고도 전혀 반성조차 안하며, 아들이 비리로 형까지 산 것은 다 잊어먹고, 노무현 대통령의 도덕성을 비난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오히려 김대중 대통령이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한다. 적반하장이 유분수라는 문자가 이럴 때 쓰는거구나.

슬프다. 대통령 한 명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았는데,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조용히 자숙해야 할 사람들이 거꾸로 삿대질을 하면서 목청을 높이고 있다. 조금 있으면 전두환 씨도 한 마디 하시겠다. '독재자? 나같은 민주 대통령보고 누가 독재자래?' 라고 하면서 29만원 짜리 통장을 내보일 것이다.

작은 헤프닝, 그리고 슬픔. 사진 정리하다가 발견하고, 괜히 찾았다 싶었다.

미디어 한글로
2009.6.13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