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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지하철에서 정치인을 만나봤나요?

지하철에서 정치인을 만나봤나요?

정치인은.. 대체 뭘 타고 다닐까?

정말 궁금하지만, 답은 뻔히 알고 있다. 대부분 승용차 타고 다니신다. 특히 좋은 차를 많이 타고 다니신다고 알고 있다. 소형차 타는 몇몇 국회의원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지하철을 타는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버스에서도 만난 적도 거의 없다. 내가 다니는 곳만 그런것인지, 아니면 정치인들이 나를 피해다니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말이다.

아마도 그것은 지하철에서 연예인을 보기 힘든 이유와 비슷할 것 같다. 대중의 관심이 너무 쏠려서 도저히 그냥 얼굴을 들고 다니기가 힘들정도가 될테니까 말이다. 어느 누구는 존경의 눈빛으로, 어는 누구는 노골적인 반감으로 말이다.

"나, 지하철에서 김근태 전의원 봤다"

일부러 물어본 것도 아닌데, 며칠전 만난 분이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오는데, 김근태 전 의원이 타더라는 것이다. 무척이나 피곤해 보이는 탓에 많은 말은 못붙였지만, '김근태 의원님 아니십니까?'라는 말에 간단한 미소로 답을 했다고 한다.

가만.. 다리도 불편한 분이 그 깊고 깊은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하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안타깝고 어떻게 보면 참 서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참배하기 위해서 오셨을 때도 그 먼길을.. 아픈다리를 이끌고 걸어오셨다고 했다. (★ 관련 글 :  걸어서 온 김근태와 차 타고 온 경찰청장 - 국민과 '높으신 분'의 차이? )

한 번은 '쇼'가 되지만, 자꾸 이런 모습이 목격되면 '진실'이 된다. 우리에게도 지하철 요금이 얼마인지.. 아니 그보다 더 지하철 어떻게 타는지, 출퇴근길의 지하철이 어떻게 지옥철로 변하는지 아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 한 번 안타본 '높으신 분'의 한마디에 교통 정책이 흔들리고, 아침 지하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충을 모르는 '고위 공직자'의 경제논리에 더더욱 콩나물시루가 되기도 한다. 요즘에는 매표소도 없어지고 있는데,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더욱 헤매게 생겼다.

적어도 정치인들이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는 '쇼'라도 했으면 좋겠다... 아.. 미안.. 그러면 한나라당은 사복경찰 부대를 불러서 지하철을 점령할테니.. 안되겠다. 취소다. (★관련글 : 
2009/05/26 - 사복경찰 수백 명 앞세우고 조문? 한나라당 지도부 예의가 아니다 )
▲ 봉하마을에 수많은 사복경찰을 대동하고 나타난 한나라당 지도부

어쨌든, 적어도 서민의 고충을 아는 정치인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디어 한글로
2009.6.9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