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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지하철 노선도 글자, 잘 보이십니까?

지하철 노선도 글자, 잘 보이십니까?
가독성 떨어지는 작은 글자체, 아쉽다

눈이 침침.. 벌써 노안?

갑자기 지하철 노선도가 잘 안보인다. 하긴, 예전에도 그리 큰 글씨가 아니어서, 마치 시력검사하듯 눈에 힘을 주고 봐야 간신히 보이던 글씨들인데.. 그런데, 이상하게 얼마전부터 더 잘 안보이게 되었다. 왤까? 벌써 내게 노안이 온 것일까? 가만.. 노안은 가까운 것이 안보이는 것인데..?

▲ 내겐 너무 침침한 노선도 (지하철 2호선)

그런데, 예전에는 그럭저럭 보였는데 갑자기 안보인 이유를 자세히 찾아보았다.

바로 "글씨체(폰트)"의 변화 때문이었다.

서울시에서 개발해서 무료로 배포한 "서울 남산체"로 바뀐 것인다. 개인적으로 내가 요즘 애용하는 글씨체다.



서울 남산체, 예쁘긴 한데... 작은 글씨 가독성 떨어진다




지하철 5호선도 이렇게 서울 남산체를 활용하고 있다. 아랫쪽에는 서울 한강체를 혼용하고 있다. 역시 예쁜 글씨체임은 틀림없다.



▲ 서울시가 무료로 개발, 배포하는 서울남산체와 서울 한강체 [다운로드 링크]


그런데, 이 글씨체를 내가 써보니, "작은 글씨"에서는 서울 남산체의 가독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멀리서도 잘 보여야 하는 지하철 노선 안내판에서는 글씨체 선택에서 무조건적인 적용이 아니라, 충분히 "가독률"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예전 보다 획이 얇아지고, 전체적인 글씨의 크기가 작아진 듯한 느낌이 드는 최근 노선도는, 눈이 약간 어두우신 분들 뿐만 아니라 나같이 적당히 눈 나쁜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진 느낌이다.

노선도 글씨는 시력 몇을 기준으로 만들었을까?

지하철 노선도가 디자인적으로 예뻐지는 데, 누가 반기를 들겠는가? 하지만, 지하철 노선도의 첫번째 기능은 '어느 역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금 멀리 떨어져서도 잘 보이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미적인 부분보다 기능적인 부분이 앞서야 하는 것이다.


사진의 상태가 약간 나쁘기는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굵은 고딕류의 글씨체보다 확실히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눈이 어느정도 나쁜 사람도 1미터 정도 밖에서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연구를 하고나서 디자인을 변경했으면 한다. 무조건 서울시가 개발한 서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버려야 한다.

하긴, 전체 노선도는 거의 포기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노선도를 걸어 놓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인 듯 하다.

200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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