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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MB정부의 실정 종합 셋트를 보여준 노동절 대회를 다녀와서

MB정부의 실정 종합 셋트를 보여준 노동절 대회를 다녀와서



처음 가 본 노동절 대회 집회 현장

민주노총의 블로거 기자단에 선정되어서, 불안하긴 했지만 (괜히 정부에 찍혀서 잡혀갈까봐..) 일단, 여의도로 향했다. 5월 1일은 제119주년 노동절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전국 13곳에서 동시다발 집회가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열린 행사라고 한다.

그냥, '몰아내자!' 구호만으로 끝낼 줄 알았는데, 왠걸? 볼 것이 참 많았다. 공연도 다채로웠고, 곳곳의 가판(?)의 내용도 다양했다.

어설픈 솜씨지만, 간단히 스케치를 해보고자 한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의 실정 종합 셋트

경제를 살린다더니,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이해서 우왕좌왕하던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는 그 책임을 모두 '노동자, 니들이 너무 돈을 많이 받아가서 그래!'라고 결론을 지었다. 참으로 '나쁜' 결론이다. 그뿐이 아니라, 눈앞의 실업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 인턴이라는 좋은 제도를 어처구니 없는 '실업자 수 잠시 줄이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말 '눈가리고 아웅' 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기가막힌 정책이다.

교육, 문화, 의료, 장애인, 실업자, 노사문제, 집값, 등록금 등등 아무것도 하나도 처리 못하는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의 실정 종합 셋트를 보는 듯 하다.

▲ 지금 국민의 마음은.. 폭발 30초전

등록금 반값 이야기는 자기가 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지킬 필요도 없다고 하고, 투기꾼 들을 위한 각종 정책은 쏟아지고 있다. 이런 독주가 어디있겠는가. 노동운동은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붙여서 때려잡고, 조금이라도 시위라도 하려고 하면 '폭력 불법 시위 엄단' 운운 한다. (대체 '불법'과 '폭력'을 일부러 같이 붙이는 것은 왜 일까?)

아, 입만 아프다. 그냥 사진으로 보시라.

▲ 제발 똑바로 좀 해라
▲ 어린이도 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 무시무시한 입시지옥을 여는 이명박 정부

 
▲ 청소년 정책을 질타하는 청소년들.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무서워하는 '촛불 종이컵'으로 만든 로보트

▲ 이런 집회에는 "남자"들만 올 것 같지만, 아주머니 부대도 많다. 노동에 남녀가 어딨나


 
▲ IT노동조합, 샤넬, 로레알 노동조합? 잠시 고개를 갸웃하지만... 노동자가 틀림없다.


▲ 아고라와 안티이명박 카페에서도 참가했다


▲ 음료수가 무조건 500원.. 너무 싸서 믿어지지 않았던.. 그래서 두 개 샀다. ^^



불통, 명박 산성을 해체하라 - 국민을 적으로 아는 경찰과 MB의 '명박산성'

▲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공연단들.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굴하지 않고 명박 산성을 해체했다




용산 학살 사건은 '철거민'이 죽은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을 경찰이 무리한 진압으로 살해한 것이다.
▲ 울분을 토하는 용산 참사 유족들


낯익은 얼굴들
▲ 4.29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한자리에 섰다



▲ 백기완 선생, 심상정, 이정희 의원 등 다양한 재야 인사들이 눈에 뜨였다


 
▲ 빠지지 않는.. 조중동의 친일 행적.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거리를 행진하는 서글픈 사람들


서글펐다. 구호를 외치면 허공에서 되돌아왔다.
 
교통 경찰을 제외하고는 경찰이라곤 없었다. 막을 필요가 없는 행진이었다. 보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오직, 집회 참여자만의 행진이었다. 경찰은 도심에서의 집회를 '불허'했다. 아마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두 눈으로 보여주기 싫었나보다. 결국, 여기냐 저기냐를 놓고 마지막까지 장소를 정하지 못했던 집회는 여의도에서 열렸다.


집회는 그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이미 우리는 촛불집회를 통해서 알았다. 어차피 그들이 외치는 것은, 모든 시민에게 해당되는 것이었으니, 같이 어우러져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종로로 향했다.

종로에서 만난 또 다른 '그들'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서 하기로 하자.

자기 반성의 민주노총

오늘 "제119주년 세계 노동절 사회연대선언"이란 것이 있었다. 민주노총의 반성문이나 다름 없었다.

▲사회 연대 선언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그러나 민주 노조 운동은 자신의 임무를 모두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자 내부의 격차와 차별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재벌대기업의 팽창과 시장개방으로 영세자영자와 농민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교육과 의료, 주거 등 공공부문의 시장화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수없이 강조하고 투쟁했던 비정규직 문제는 여전히 무겁게 남아 있습니다. 수차례에 걸쳐 혁신을 약속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혁신에 대한 불신은 투쟁과 요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이 벌인 투쟁의 성과가 오히려 노동자 내부의 차별로 전환되는 역설적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의 자랑스러운 대표체인 뮌주노총이 '정규직 노동자'의 조직으로 간주되고 비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보다 근본적인 혁신 없이는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 제119주년 세계 노동절 사회 연대선언 일부 발췌-

이러한 자기 반성과 현실 인식에 근거해서 민주노총은 노동자, 시민, 사회운동이 자기 혁신에 기반한 사회 연대 운동을 제시했다. 여러가지 활동들과 더불어 대정부 교섭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정규직 노조가 애써 외면하는 모습은 마치 '친박'을 외면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습과 뭐가 다르겠는가? (너무 심한 비유인가?)

지금이라도, 그런 잘못된 부분을 고쳐서 모두를 아우르는 활동을 해나갔으면 한다.


블로그에도 힘을 기울이길...


이미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는 블로그의 힘을 알아채고, 많은 돈을 들여서 블로그에 힘을 쏟고 있다. 덕분에, 그 활동 결과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아직도 '게시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개별 블로거들은 정부 블로그의 물량 공세에 뒤로 밀려있는 상황이다. 마치, 경찰의 진압에 인도로 몰린 시민처럼 말이다.

이번에 나는 블로거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취재에 임했지만, 그리 많은 정보를 받지 못했다. 그나마, 남들이 받지 못하는 취재 비표와 보도자료가 전부였다. 만약, 정부가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면, 조금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소 조차 오락가락하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블로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덕분에 오래간만에 가슴이 뻥 둟렸다. (하지만, 이내 종로에서 막혔다. ㅠㅠ)

민주노총과 노동운동 단체들, 시민 단체, 진보 정당 들의 통렬한 자기 비판과 약진을 기대한다.

미디어 한글로
2009.5.1 취재하고 5.2쓰다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