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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덕목은? 염치(廉恥) - 용산참사 엉터리 검찰 조사결과에 부쳐

이명박 정부에게 필요한 덕목은? 염치(廉恥)
"기름 불 난데 물뿌려서 불 번지게 한 것은 죄가 안된다?"

선비들이 지킬 덕목 8가지 -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한글로' 라는 아이디와 어울리지 않게 한자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TV쇼 진품명품"에서 자주나오는 멋들어진 '효제문자도'라는 민화 병풍이 있다.(참고링크) 유교 덕목을 8자의 "그림글자"로 표현하는 이 병풍은 아쉽게도 몇 폭이 빠진채로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늘 감정위원이 말씀하신다. "여기에 ㅇ ㅇ 자에 해당하는 것이 더해져야 완전한 병풍이 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효제문자도를 감정한 감정의 달인 "얼마니"님의 감정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효제문자도에는 두 자가 빠져있다. 바로 아래에 나와 있는 염(廉)과 치(恥)다.
 
즉, 이명박 정부는 "염치가 없다"

▲ 이명박 정부의 병풍에서 사라진 두 글자. 염(廉)과 치(恥)
사진 = 한지하우스 http://cafe.daum.net/hanjihouse


사람들이 염치가 있어야지!

염치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자.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 (다음사전 참조) 이라고 나온다. 대체 이 정부의 사람들은 염치란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용산 참사의 핵심은 "누가 불을 질렀나?" 가 아니다. 용산 참사는 "왜 사람이 죽었나?"가 초첨이 되어야 한다.

물타기를 원하는 경찰은 인터넷 공간까지도 속칭 "알바" (물론 정규직들이 하니 알바는 아니겠다. 이미 언론보도에 나온 사실이므로 부인하지 말기 바란다.)를 풀어서 "전철연은 폭력 집단이고 그런 집단의 사주에 의해서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농성을 했다"로 초첨을 몰아가고 있었다.

나는, 적어도 검찰은 눈을 부릅뜰 것이라고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직도 검찰에는 양심적인 분들이 남아 있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누군가? 바로 대통령에게 거의 "막나가는 정도"로 대들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 줏대와 신념이라면, 이번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대할 줄 알았다.

기름불에 물 뿌린 것은 "방화"에 가깝다

검찰은 "새총실험"을 통해서 농성자들의 "폭력성"이 사람을 해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언론에 흘렸다. 그런데, 지금 "불에 타 죽은 이유" 밝히라고 하는데, 왜 새총 실험을 하고 앉았을까?

그렇다면, 이번 사건의 핵심인 "신나(시너) 불이 붙은 [기름불]에 물을 부으면 어떻게 잘 번지는지"에 대한 실험은 했나?


불이 붙자 물포를 더 쏘라는 "살인적인" 경찰관의 무전내용
급박했던 순간... 기름이라서 물로는 소화가 안된다는 말에 더욱 거세지는 물포
이건 살인에 가깝다. 기름불에 물을 부으면 더 번진다.

사진=MBC 동영상 캡처 [기사원문 및 동영상보기]


이번 사건은 "기름불에 물대포를 계속 쏴서 효과적으로 불을 번지게 한 경찰의 소방 방법 문제"를 다루어야 했다.

이건 실수나 오해라고 할 수 없는 문제다. 적어도 내 어렴풋한 기억속에 "기름에 불이 붙었을 때 물을 부으면 절대 안된다"고 되어 있고, 그에 따라서 소화기도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초등학교때 배운 기억이 있으니까.

그런데, 경찰은 소방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불이 났고, (기름불을 끌 수 있는 소방차는 한참후에 왔다고 한다.) 거기에 신나게 "불 더 잘 타오르라고" 물을 뿌린 격이 되었다. 중간에 뿌리지 말라고 하는 무전도 모두 무시된 채, 희생자들이 모두 죽을 때까지 계속 물을 뿌려댔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언급이 없나? 이것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단 말인가?

그러면, 앞으로 경찰은 "기름불"이 난 곳을 돌아다니면서 "물을 뿌려도" 아무런 지휘 책임이 없단 뜻인가? 한마디로 이건 "방화 살인"이나 다름 없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어느 경찰관 아내"의 의견이라고 하면서 "불을 끄는 일은 원수지간도 나선다 (http://blog.daum.net/ysw2350/15620106)" 라고 하면서 당연한 법집행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주장하는 것은 용역이 물대포를 분사한 것이 불끄기 위함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용역은 불이 안났는데 망루 못짓게 하려고 분사했다. 그러니 글 자체도 말이 안되지만, 이 수상한(?) 블로그는 여전히 이런 주장을 '경찰관'의 자격으로 부르짓고 있다. 경찰관으로서 과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기름불에 물을 부은 것은 "불을 끄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고 "불을 더 번지게 하려는 방화"에 가깝다. 그런데, 불 꺼준 경찰에게 왜 죄를 물으려고 하냐?는 식의 억지는... 제발, 청와대에서 서로 박수치면서 할 말이지, 결코 국민 앞에서 할 말은 아니다.


검찰 조사는 "초등학교 방학숙제 식"

이번 검찰 조사는 개학을 앞둔 초등학생의 벼락치기 숙제처럼 보인다. 그림일기를 쓰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고서 그냥 무미건조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놀았다. 참 재밌었다" 정도를 쓰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러다가 옆에서 지켜보던 어머니가 "야, 이 날은 할아버지 댁에 갔었잖아!" 그러면.. 그 장을 모두 지우거나 찢고 다시 쓴다. "오늘은 할아버지 댁에 갔다. 참 재밌었다.."

그런데, 검찰 옆에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는 것이 우습게도, "언론"이었다. 언론들이 밝혀내면 못이기는 척 하면서 조사하는 "척"하고 "그거 별거 아냐" 이런 식이었다. 경찰과 용역의 결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때는 "그런 일 없다고 경찰이 그랬어"라고 하다가, 명확한 물증이 나오자.. "그건 죄가 안된대"라고 봐주는 것... 오늘날의 검찰 자화상이다.

더 긴 말은 필요없겠다.

이제 검찰 수사도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의 입맛대로 나오는 "입맛대로 티"가 되어 버렸다. 정말 그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 것이 무엇인지 알만하다. 이제 찾으셨으니 속 시원하시겠다. 앞으로 잘 누리시라! 하지만, "염치"는 나중에라도 꼭 챙기시길... 그래야 선생님한테 혼 안난다.

다시 말하지만, 역사"책"은 맘대로 바꿀 수 있는 "당신들"이지만, "역사"는 결코 속이지 못한다.

미디어 한글로
2009.2.9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