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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광고주 압박 게시물을 다음이 삭제한 이유는? - 불합리한 권리침해 제도 때문


광고주 압박 게시물을 다음이 삭제한 이유는?
 - 불합리한 권리침해 제도 때문



다음에서 광고 압력 관련글을 지운 이유는? - 법에 그렇게 하라고 되어 있어

다음에서 아고라에서 광고주 압박 게시물을 일부 임시삭제를 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다음이 조중동에 굴복했다기보단, 작년에 발효된 아주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법률때문이다. (다음이 끝까지 버텨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법을 지키지 않으면 회사의 존립도 위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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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태의 중심부에 있는 '아고라'  http://agora.daum.net





이미 나는 작년에 이 법이 발효되자마자, 멋지게 한 방 먹었다.

난 작년 내내 실종아동 문제에 대해서 지적을 해왔고, 실종아동 전문기관(www.missingchild.or.kr)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중의 하나가 엄청나가 허약한 보안문제였다. 그냥 글자 몇개만 넣어도 보안이 뚫리는 문제점을 찾아냈고, 그것을 보건복지부에게 알렸다. 하지만,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며칠 뒤에 아예 정답까지 제시했다. 그랬더니 간신히 고쳐졌다.

국가의 실종아동 관련 업무를 하는 곳에서 민감한 자료가 포함된 웹페이지를 활짝 열어 놓고 있었다는 것. 그것도 2년 넘게 몰랐다는 점에 대해서 나는 비판했고, 그 느릿느릿한 대응에도 비판을 했다.



그랬더니, 덜컥..! 내 글이 지워졌다. "명예훼손" 명목으로 글이 임시 삭제당해 나 조차도 읽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그런데, 희한한 법이 하나 있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란 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http://cs.daum.net/redbell/right/libel_base.html 를 참조하기 바란다.

어쨌든, 법은 이렇다. "게시자가 글을 올렸는데, 내 명예나 권리가 침해 당했다고 생각하면, 통신사에 알리면 무/조/건/ (어차피 통신사는 사법기관이 아니라서 판단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임시 삭제를 30일까지 할 수 있다"

즉, 내가 '조중동'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면, 조중동중 누구라도 재직 증명서 하나만 다음측에 내밀면 내 글은 30일간 삭제된다. 그 30일간 원래 침해 소송등을 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안해도 상관없다.

앞서 말한 "실종아동전문기관"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달 후에 자동으로 글이 되살아났다. 우스운 이야기다. 바로 그 시점에는 "권리침해"에 해당하지만 1달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는 뜻일까?

우습게도, 그 후 나는 보건복지부 추천으로 실종아동에 대한 좋은 건의를 한 덕분에 행정자치부 장관상도 받았다.

그리고, 이 법은 지난 대선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선거법으로 안되면 권리침해로! 법을 잘 활용한 한나라당

지난 대선때는 180일 이전 선거운동 금지라는 선거법 조항을 아주 기막히게 활용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범죄자로 전락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선거법으로 지워지지 않는 글들은 '권리침해 법률'을 이용해서 지웠다. 내 글 중에 어이없이 지워진 것도 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중재위원회인가에 제소를 했다. 하지만, 며칠 되지 않아서 "각하"당했다. 그리고 내 글은 살아났다.

내용은 별것도 아니었다. 대통령에게 도덕성이 필요없다는 것인가? 라는 질문이 핵심이었다. (사실, 이 질문은 수많은 언론에서 했고, 추후에 외신에서도 했다.)

그래서 나는 왜 지웠는지 직접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물어보는 글을 작성했다. (불행히도 이 글은 지워지지 않았다.) 무려 1735명의 추천을 받은 그 글은 아래와 같다.



권리침해제도, 네티즌을 조롱하는 좋은 제도

권리침해제도가 생길때 속기록을 보면, 이 법으로 인해서 네티즌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은 묵살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 이 법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네티즌들의 비난 대상인 대기업이나 정부가 손쉽게 (아무런 법적인 판단없이도) 글을 지울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준것이다.

다음은 그나마 1달후에 되살아나지만, 네이버는 1달 후에 무죄를 글쓴이가 증명하지 못하면  무조건 지워진다. (그나마 네이버는 그런 글을 메인에 올리지 않으니.. ^^)

사실, 이 법의 취지는 근거없는 사실로 악플을 일삼는 '안티들'의 공격으로부터 "선한 기업"을 일단 보호해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 법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업"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려는 세력을 억누를 수 있는" 손쉬운 제도가 되고 말았다.

결국, 권리침해는 네티즌이 다 당하는 셈이다.

나는 이 법에 대해서 몇 번이나 여러가지 글을 통해서 비난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아주 작게 퍼졌다. 이제 다시 소리쳐본다.

이 법을 제대로 고쳐라. 글 삭제를 하기 전에 법원의 판단을 급히 받도록 하거나 하는 제도를 통하라. 아니면, 고소장을 접수한 경우에만 작동을 하든지.. 이건 그냥 "으름장"만 놓고 남의 글을 1달간 삭제할 수 있는 권리라니..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상대 회사의 이름만 있어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포털은 권리침해 여부를 판단하지 않기때문이다. 분쟁의 소지가 있는 것은 모두 삭제조치가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무척 우습다. 그런 포털에게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법률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지워놓고서 위법인지 아닌지 편안히 판단한다.

과연 성공할까? 절대 아니다. 이미 나의 경우와 같이, 지워진 글들로 인해서 더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교묘하게 피하면 된다. 직접적인 언급을 안하면 된다. 게시물에 조중동만 안들어가면 일단은 피해갈 수 있다. (물론, 다른 구실로 지우겠지만..)

어쨌든, 이 기회에 권리침해 제도의 철폐 또는 보완을 요구한다. 대기업의 권리가 중요하듯, 네티즌의 권리도 중요하다. 그들이 '괴담'이라 불렀던 것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어도, 아직도 괴담 운운하는 그 사람들... 정신 좀 차리시라.


미디어 한글로
2008.6.23.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