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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토론 거부하는 한나라? 국회에 가서는 어쩌려고?



토론 거부하는 한나라? 국회에 가서는 어쩌려고?



한나라당 덕분에 100분토론도 불발

토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토론문화가 성숙되지 못했지만, 어찌되었든 국회는 그런 '토론'을 통해서 모든 일을 처리한다.

이번 총선은 참 이상하다. 분위기도 제대로 나지 않는데다가 TV토론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대선때 TV토론을 보려고 모여 앉았던 기억을 생각하면, 참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다. 한나라당이 '토론회' 참석을 "선택하지 않아" (이것때문에 고발당할까봐 정확히 쓴다) 토론회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다.


민주 "한나라, 19곳서 토론 거부" [뷰스앤뉴스] 2008.4.1

(일부발췌)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토론 기피증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표의 대구 달성을 비롯, 서울 강남갑, 노원병, 송파을, 부산 중.동, 서구, 해운대.기장을, 사상, 영도, 진갑, 북.강서을, 남을, 대구 달성, 달서병, 수성갑, 동구갑, 경남 창원갑, 경북 경산.청도, 인천 남갑, 경기 구리, 전남 무안.신안, 충북 증평.괴산.음성 등 19곳에서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주 MBC '100분토론'에서 각당 대변인 토론을 기획했는데 한나라당 대변인이 불참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무산되었고, 여기 앞서 이미 출연 약속이 돼서 큐시트까지 나왔던 '오비에스(OBS)' '생방송 홍원기의 파워토론'이 원래 내일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이틀 남기고 어제 오후에 한나라당 대변인이 출연약속을 번복해 무산되었다"며 "이것은 한나라당의 토론기피, 토론거부가 중앙당 차원의 확고한 방침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지역구에서도 토론을 하지 않는 곳이 많고, 대변인마저 TV토론을 거부했다"는 오명을 벗기 힘들다.


토론회 거부가 아니라 연설회를 선택했을 뿐?

이에 대해서 기사를 찾아보니 재밌는 내용이 나왔다. 바로 "토론을 거부했다"는 표현을 쓴 것 자체가 "허위사실 유포"라는 것이다. 그래서 고발하셨단다.

토론회 무산 “한나라당 책임”은 “허위사실 유포” [구리넷] 2008.4.1

[일부발췌]

본보가 통합 민주당 윤호중 후보의 보도 자료를 받아 보도한 “후보자 합동 토론회 무산은 한나라당의 책임” 제하의 보도와 관련 한나라당 주광덕 후보 측이 본보에 대해 구리선관위에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공표. 후보에 대한 비방. 흑색선전 등으로 조사를 의뢰 했다.

한나라당 주광덕 후보 측은 “주 후보는 구리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적법한 진행절차에 따라 합동토론회와 합동연설회 중 합동연설회를 선택했으나 특정 후보가 주 후보가 마치 선거법을 위반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 자료를 배포 후보의 인격을 폄하 시켜 선거를 떠나 명예 회복 차원에서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했다.

(중략)

주광덕 후보 측은 또, “선거법상 후보자에게는 토론회든 연설이든 유리한 것을 선택한 권리가 있으며 주광덕 후보가 연설회를 선택 한 것은 후보자의 정치적 소신과 지역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연설회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며 ”후보자의 정치적 소신을 유권자에게 자세히 알리고 싶었을 뿐 결코 시민들을 기만하거나 무시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듣고보니 그럴듯하다. 그런데, 대변인은 대체 왜 100분토론을 거부했을까? 한나라당 대변인 브리핑 자료를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대변인도 연설을 선택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한나라당 때문에 "극악무도하게 불공평한 그놈의" 100분토론이 무산된 것이 한 두번은 아니다. 지난 대선때도 그랬으니까..(관련기사 : [당신의 선택 D―18] ‘이명박 몸사리기’ 100분토론 두번 무산 )

즉, 대선때도 한나라당은 토론회를 여러번 거부했다. 이유야 여럿이겠지만, 어쨌든 절대 우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토론회에 나와서 표 깎일 필요가 없다는 뜻일까? 그건 알 도리가 없다. 어쨌든 "토론보다 연설회가 더 낫다"는 생각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TV에서 중계해 주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왜냐하면, 돈 안들이고 엄청난 홍보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돈 펑펑 써가면서 광고 방송 몇 번 내보내는 것보다, 토론에서 자기들의 논리로 상대방을 KO시키면, 그게 훨 낫다. 이게 토론이다.


국회에 가시면 어쩌려고....?

누가 토론회에 거부했는지 명단을 보면... (굳이 공개 안한다. 하면 괜히 잡혀갈까봐... 백골단도 부활되고 대운하 반대하면 경찰서에서 사찰도 하는데...) 다 '앞서가는 분들'이다. 그러니 2위하고 토론할 기분은 안나겠다. 이명박 대통령때 하던 전략을 그대로 하는 것일까? 그냥 씁쓸하다.

가만, 대통령은 그렇다고 치자. 토론 안해도 된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모두 토론 아닌가? 그래서 법률안 만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분들이 지금부터 토론대신에 연설을 택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국회 가셔서 연설전문 의원이 되실것인가?

알 수가 없다.

안그래도 인터넷에 정보가 별로 없어서 답답해 죽겠는데, 당차원의 정책 등을 손쉽게 들을 수 있는 기회마저도 국민에게 주지 않는다니... 그러려면, 뭐하러 선거하나? 여론조사 해서 그냥 뽑지. 뭐하러 혈세를 낭비하나?

걱정이다. 토론을 '선호하지 않는' 국회의원이라... 대한민국 앞날이 참....

어쨌든, 4월 9일... 반드시 투표해야겠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든, 이미 결정이 난 것이든... 그래도 나는 "계란으로 바위를 친 경험을 소중히 생각하는 소시민"이 되어야겠다.


미디어 한글로
2008.4.1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