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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논문 표절 허용하시나이까?
논문 표절로 물러난 김병준 전 교육부장관의 경우와 비교한다


학계의 관행? 논문 표절?

논문 표절은 학계의 관행이라고? 큰일날 소리다. 아무리 우리나라 학계를 우습게 알아도 그렇지. 어떻게, 논문을 표절하는 것이 학계의 관행인가? 단지 "몰지각한 몇몇 사람"들의 소행일 것이다. 그렇지 않나?

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심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과거 참여정부의 '코드인사'때 그들의 양심에 문제가 있음을 깨우쳐, 엄중하고 도덕적인 인사가 자리에 앉도록 유도했다. 아니, 만약, 그렇지 않은 인사가 앉았다면, 앉은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도 끄집어 내렸다.

가장 유명한 사건이 바로, 취임한지 18일만에 사퇴하게된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 표절의혹 사건이다.

김병준 교육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데다, 표절 의혹이 일자마자 자리가 위태로워진다. 결국, 청문회를 열고 오해를 풀고자 하지만,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으니... 결국은 해명엔 실패하고 물러났다. 그런데, 그 사건을 잘 보면, 오늘의 논문표절 사태와 똑같다는 점을 알게된다.


김병준씨 논문 표절의 쟁점 - 제자 논문 표절, 중복 게재

김병준 전 교육 부총리 (그냥 김병준씨라고 하겠다)의 문제는 제자 논문을 표절한 부분, 논문을 중복 게재한 부분, BK21사업 결과 보고시 논문수 부풀리기, 다른 기관의 연구비로 BK21연구 진행 등이었다.

이에 대해서 김병준씨는

1. 제자 논문보다 자기의 논문이 먼저 발표되었으므로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같은 데이터(서베이 자료)를 가지고 다른 방법으로 연구한 것임. 본인에게도 양해가 되었던 부분이고, 연구 결과에 이 사실에 감사를 표했음. (실제로 제자의 이름이 들어가 있음)

2. 논문 중복 게재는 출판물 편집 주체의 기준과 판단에 의한 것이며 이런 기준에 의해서 중복 게재한 것임. 연구보고서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은 논문 재탕이 아니라 권장사항임.

3.BK21 사업에서 논문 발표는 약속된 업적의 두 배에 달해 있으므로 굳이 편 수를 늘릴 필요가 없었음. 결과 보고서 작성에서 실무자의 실수일 뿐.

4. 성북구청에서 연구 용역을 받은 것은 1997년이고, 성북구청장이 박사과정을 수료한 것은 2001년 8월 이전에 완료된 연구이므로 연관관계가 없음.

라고 밝혔다.

[근거자료 : 국회 교육 위원회 회의록 2006.8.1 김병준 부총리겸 교육 인적자원부 장관의 논문 관련 의혹 규명의 건 ]

이런 해명에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타는 엄청나게 심했다.

몇가지를 들어보도록 하자.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위 근거자료 19쪽)

물론 연구윤리 문제는 학계의 관행과 국제 기준에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의 핵심을 호도하고 계시는 게 학계의 관행도 부풀려서 말씀하시고, 또 국제 기준도, 글로벌 스탠더드도 왜곡시켜서 말씀을 하십니다.

사실 학문윤리라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가 지식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중요한 문제입니까? 그런데 이런 태도를 보면 부총리께서 교육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무책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하나씩 제가…… 오늘 청문회 자리는 아닙니다만, 그리고 청문회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몇 가지 확인을 하겠습니다.

신모 씨 제자와의 표절 문제인데요. 앞의 답변에서도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이 문제의 핵심은 누가 먼저 썼느냐, 누가 누구 것을 베껴 썼느냐가 아니고 부총리께서 제자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나중에 본인의 논문에서 제자와 공저로 하지 않고 그냥 하신 것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오늘 답변하신 것을 보니까 고인이 되신 신모 씨가 공저자로 하는 것을 적극 거부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지요?

(중략)
문제는 제자의 학습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자가 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때는 그것을 당연히 본인의 논문으로 하고, 또 같이 디벨러프한 아이디어기 때문에 본인의 소유권이 있는 것이지요. 그런 부분에서 명확하게…… 지금에서야 이렇게 변명을 하시는데 고인이 되신 분이기 때문에 사실 저희들이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공동저자로 하지 않은 이상은 명백히 표절이라고 하는 것을 밝히시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
위 근거자료 31쪽

이번 교육부총리를 통해서 초.중등 학교 교육, 특히 도덕 및 인성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육부총리께서 오전 회의 때 학계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본인이 하신 실적 포장 및 논문 표절, 이중 실적 보고 등이 떳떳하다고 자꾸 강조하시는데 이는 일부 몰지각한 교수들에 해당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도 대다수의 교수들이 대학 강단에서 연구에 정진하고 있고 강의를 통해서 후속세대 양성을 위해서 고생하시고 애쓰고 계신데 부총리가 오전에 ‘이것은 대학 관행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분들을 다 폄하시키는 발언이고 이러한 발언 자체가 교육부총리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그런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나라당 대변인의 발표도 흥미로운 것이 있다.


한나라당 대변인 브리핑 (2007.7.30)
http://hannara.or.kr/hannara2/hparty/hparty_news_briefView.jsp?no=13108&pg=1

김병준 부총리 사퇴하는 것이 최상의 교육개혁이다[성명]

(일부발췌)

 김 부총리가 청문회를 요구한 것은 자기 합리화를 위한 얄팍한 술책이자 오기와 오만의 극치로 그렇게 자신있다면 청문회 보다 BK21의 잘못된 운용을 포함한 국정조사를 요구했어야 옳다.

  김 부총리가 끝까지 사퇴거부를 하면 앞으로 논문표절과 연구성과 부풀리기는 면죄부를 받게 되고 오히려 정당성마저 인정 될지 모른다.그렇게 되면 우리 학계에 대한 불신은 높아지고 연구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부총리의 논문관련 추악한 의혹들은 한번의 사과로 해결 될 실수차원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교육부 수장으로서는 그 직을 도저히 유지해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이고 학자로서의 양심의 문제다.

  김 부총리가 교육 정책의 비전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반단풍’으로 들릴 뿐 결코 국민에게 ‘바람풍’으로 올바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2007년 2월, 별로 주목받지 못한 기사 하나가 있다. 김 부총리는 당시에 정식으로 고발을 당했고, 검찰 조사를 받는다. 그리고, 이듬해 2월에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다.

김병준 BK논문’무혐의 [경향신문] 2007.2.16

(일부발췌)
논문을 중복게재해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타낸 혐의로 고발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연구용역을 수주한 대가로 해당 지자체장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2161650121&code=940301


위 한나라당의 무시무시한 표현들을 보고 아래의 무혐의 결정을 읽고 있노라면, "검찰이 정권이 무서워서 무혐의를 내렸거나, 한나라당이 너무 심하게 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자.

"표절 의혹만으로도 장관은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이다"


완전 판박이인데?

이번에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비서관 내정자인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의 경우 김병준씨와 비슷한 혐의(?)가 있다. 2002년에는 제자가 석사학위 논문으로 낸 주제와 똑같은 제목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때, 제자가 수집한 자료를 썼음은 물론, 논문 곳곳에서 비슷한 부분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제자의 이름은 논문 어디에도 없었다. (김병준씨의 경우에는 공동저자는 아니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남겼었다.) 그런데, 그게 처음이 아니고 2006년에도 또 그랬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 여당됐다고 공직자 도덕성마저 허무나 [세계일보] 2008.2.23)

변명도 유사하다. 같은 데이터지만 다른 분석 방법으로 다른 연구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논문을 분석한 위 기사등에 따르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나도 해당 논문을 분석 하고 있지만, 다른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지경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표절 의혹이 일고 있는 논문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오른쪽 아래)과 거의 유사한 제목과 내용으로 발표한 박미석 교수의 논문(왼쪽 위)
실제로 제자가 조사한 내용을 그대로 썼음을 시인했지만, 제자의 이름은 논문 어디에도 쓰여 있지 않다.


 
여섯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면 표절로 간주하는 판국에, 이건 제목부터 시작해서 거의 판박이에다가, 제자의 설문 데이터를 그대로 썼는데도 언급조차 없다면, 분명한 표절이다. 적어도 김병준씨를 단죄했던 기준에 의하면 이건 "혐의 만으로도 치명적인 도덕적 흠결"이다.

관련자료 : 이런 것이 논문 표절!  교육부 심사 가이드라인 모델 개발 [국민일보] 2008.2.22)

그런데, 아래 기사에 따르면, 박미석 교수는 중복 게재 논란도 있으니, 빠져나갈 구멍이 안보인다.

박미석 3개, 김성이 5개 ‘표절·중복게재’ [경향신문] 2008.2.23
http://news.media.daum.net/politics/others/200802/23/khan/v20076822.html


(일부발췌)
두 차례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내정자가 숙명여대 교수 시절 또다른 논문을 표절해 중복 게재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2004년 10월 한 학회에서 제자와 공동명의로 발표한 논문을 이듬해 4월 다른 학회지에 단독 명의로 게재했다는 것이다.

(중간생략)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인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는 ‘자기 표절’ 방법으로 5개 논문을 12곳에 중복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 표절’이란 기존 논문의 제목이나 내용의 일부만 바꾼 뒤 새 논문인 듯 학술지에 다시 발표하는 것을 가리킨다. 논문의 제목이나 내용을 살짝 수정해 학회지와 학술지에 중복 게재했다는 것이다. 김후보자는 “연구논문을 학술지에 싣고 단행본으로 내는 것은 표절이 아니다”며 “청소년 복지 등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넓히기 위한 열정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 정도면, 적어도 김병준씨의 혐의(?)보다 별로 작아 보이진 않는다. "열정"으로 보기에도 좀 어렵다.

그리고 학계 관행.. 학계 관행... 이 말은 이제 지겹다. "학계의 잘못된 관행"이라면 이해는 가고, 그리고 "잘못된 관행"은 해서는 안된다. 특히, 최고중의 최고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장관이라면 말이다. (이 점에서 한나라당의 업적에 감사드린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장관들을 맞이하는 나라로 만들어 주었다. 절대로 인사 청문회 통과 못한다. 해도 떨어진다.)

박미석 교수는 미국 미시간 주립대를 다녔고, 김성이 교수는 미국 유타주립대학교를 다녔다. 외국에서 엄격한 "표절의 잣대"를 경험했을터다. 그런데도 "한국 학계 관행"이라는 식의 말을 쓰려고 한다면, 그건 미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한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이제 논문 표절 허용할건가?

이명박 당선자측에서는

"논문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직무수행에 결정적인 결격사유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라고 했다니...

이제 "논문 표절이나 중복게재"는 직무 수행과 상관 없으니 장관 등을 임명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이 "이명박 실용정부"의 입장인가?

그럼 뭔가? 참여정부의 장관은 왜 그리 깨끗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했단 말인가? 애당초 도덕성과 직무수행은 관련을 짓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김병준 전 부총리는 논문과 직무수행이 얼마나 큰 연관관계가 있었나?

이러지 말자. 한나라당이 여태까지 확립했던 "장관의 도덕적 잣대"를 그대로 이어가기 바란다. 그걸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에서 이어가든, 원래 주인인 한나라당이 이어가든 말이다. 장관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도덕책에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도덕적 검증!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제발 부탁드린다. 논문 표절 등의 학자적 양심을 버린 행위는, 불과 2년 전에 한나라당이 가졌던 그 칼날로 단죄하기 바란다.

미디어 한글로
2008.2.23
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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