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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

안상수 대표, 10년전에는 정부조직 개편 반대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10년전과 10년후 -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입장 변화

10년전 국회 본회의에서 반대의견을 펼치던 안상수 의원
지금은 한나라당의 대표로 조금은 다른 입장?



10년전의 일기를 꺼내어

10년만에 대대적인 정부 조직이 개편된다. 이에 대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운운하면서 한나라당은 "우리는 10년전에 안그랬는데.. 웬 몽니냐"는 식으로 (그동안 늘 그랬듯이) 대통령에게 포화를 내뿜었다.

그래서, 한 번 10년전에 어떤 일이 있었나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왜 노대통령이 취임하던 5년전에 하지 왜 10년전의 이야기를 꺼내냐고 묻는 분이 계실것 같다. 하지만, 노대통령의 취임때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은 없었다. 정부조직의 소폭 변화만 있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넘겨주던 바로 그 때, (IMF가 시작되는 바로 그날, 한나라당은 출범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그 1998년 2월에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2월 26일에 취임했다.)

관련자료 : 정부조직법 개정 법률안 (대안) 의안번호 150977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014522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정부조직법 개정안 (1998년 2월)의 처리가 상세히 기록된 의안정보 시스템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014522 



이 법이 통과되기까지는 순탄치 않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국회는 파행을 거듭했고, 별의별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1998년 2월 16일 임시국회 회기가 끝났지만, 회기 연장을 시켜서 17일 새벽에 본회의를 열어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지난 2002년이나 1997년에도 당시 야당이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이 순조로운 정권 인수 작업을 위해 적극 협조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YTN기사 http://tvnews.media.daum.net/part/politicstv/200801/23/ytni/v19713978.html) 라고 했다는데, 저정도로 "적극 협조"라면... 그냥 할 말이 없다.

그 뿐이 아니라, 당시 김종필 총리 인준 거부로 헌정 역사상 유래없는 행정공백을 초래한 것이 한나라당의 "적극 협조"였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당시 안상수 의원의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입장

다른 논의는 제쳐두고, 그 마지막 본회의 모습만 살펴보자.



http://likms.assembly.go.kr/kms_data/record/data1/188/188za0008b.PDF


188회국회 국회본회의 회의록 1998년2월17일(화) 0시

안건 : 정부조직개정법률안(대안)

안상수 의원 발언 (반대의견) 중 (3쪽) [일부발췌]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중요한 것, 이런 중요한 정부조직을 뜯어고치는 것, 이런 것은 신중해야 됩니다. 혁명이 아닌한은 정부 하나 바뀐다고 가급적 많이 바꾸는 것이 좋지 않습니다. 법적 안정성을 해치기도 하고 엄청난 사회적 혼란도 옵니다. 가급적 그대로 두면서 조금 부족한 것만 바꾸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혁명이 아니지 않습니까?

평화적인 정권교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말씀드립니다. 정권교체로 해서 개혁을 하는 의지는 좋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몇달간 시간을 두면서 이 부분을 충분하게 여론도 수렴하면서 연구를 해야 됩니다.

(중략)

이것을 오늘 오후에 그냥 몇 사람 대표가 뚝딱뚝딱 모여 가지고 뚝딱 뚝딱 그냥 기획예산위원회라는 기구 만들고 예산청이라는 기구 만드는 이런 것은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 하나의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여론수렴 기간도 통하고 그리고 우리 국회에서 정말 머리 맞대고 같이 고뇌하면서 이렇게 해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참으로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 조직개편안이 손질되면서 당일 오후에 최종 수정된 안이 올라와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발언에 그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그 손질도 결국은 한나라당의 "몽니"덕분이 아니었던가? (반대하는 것을 무조건 몽니라고 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이 법안은 그냥 통과되었다.

그걸떠나서, "혁명이 아닌한 바꾸지 않는 것이 법적 안정성 확보와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 좋다"는 의견과 "정부 조직개편은 몇달간 시간을 두면서 충분하게 여론 수렴도 하면서 연구해야 한다"는 부분은 적극찬성이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던 분이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하신 업적을 보자.

2008년 2월 16일 인수위 조직 개편안 발표
2008년 2월 21일 한나라당 법안 제출

[한나라당의 제안]
2월 25일 행자위 전체회의 -> 소위에 넘기고
2월 28일 법안소위에서 공청위 개최
2월 29일 전체회의에서 통과 제안

이게 "몇달간"인가? 2주도 채 안된다.


한 "조직개편 거부 국민이 원치 않아" [연합뉴스] 2008.1.22
http://news.media.daum.net/politics/others/200801/22/yonhap/v19695968.html


(일부발췌)
안 원내대표는 또 "정부조직 개편안이 잘못된 것이라면 4.9 총선이나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권 출범시 대승적 견지에서 개정안을 발의한 지 1주일만에 통과시켜 원만히 정부가 출범하도록 했다"면서 "이것은 정권교체기에 하나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 법안이 분리돼서 각 상임위로 가면 공정한 심의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처리가 시급한 법안이기 때문에 행정자치위에서 일괄해 심의할 수 있도록 신당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의 기사를 보면서, 한 마디가 생각났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

묻고 싶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논리라서 10년만에 "조직개편안"에 대한 생각이 바뀌신 것인지... 아니면, 연륜이 쌓이셔서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시기로 하신 것인지...

정치인들이 말바꾸는 것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신념"만은 바뀌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혹시 한나라당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은 "잃어버린 10년 전의 기억"이 아닐까? 혹은 10년동안 딴지걸기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뜻?


미디어 한글로
200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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