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 대폭 축소로 공무원 7천명 감원
하지만 공무원 신분은 보장?
개수는 줄고, 대형화 된 조직 개편
이명박 정부가 정부 조직 개편안을 내놓았다. 17대 대통령직 인수 위원회 홈페이지(http://www.17insu.or.kr/)에 가면 보도자료가 상세히 나와 있다. (보통 이런 정보는 언론사에 의해서 한 번 걸러진 자료를 보고서 단편적으로 얻게 되지만, 위의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서 살펴보면 훨씬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련기사 : http://news.media.daum.net/politics/others/200801/16/hani/v19635735.html
어쨌든, 결론을 말하자면 " 2원 18부 4처 18청 10위원회 4실"이었던 현재의 조직이 "2원 13부 2처 17청 5위원회 4실"로 변경된다. (-5부, -2처, -1청, -5위원회)
아래에 보도자료의 내용을 그림으로 캡처해서 나타내었다.
일반적으로 살펴보면, 몇개의 부서가 "헤쳐모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보건복지여성부"는 여성부 폐지를 바라던 사람들에겐 참 원통할 일일 것 같다.)
중복되는 업무들을 정리하고, 많은 부분들을 민간으로 이양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공무원 수가 팍 줄어든다고 한다. 올해내에 줄이겠다고 했다.
우정사업 공사화는 일단 제외하고 행정부 공무원만 7000여명이 줄어든다.
국민에게 환영받는 정책은? - 공무원 수 줄이고, 월급 줄이는 것
솔직히, 인터넷 감정이나 일반적인 국민감정만 생각한다면, 금방이라도 "이명박 정부 만세"를 부를만한 정책 몇가지가 있다. 일단 "철밥통 공무원"을 철저히 "까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연금 폐지"라든지, "여성부 폐지"는 반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을정도로 찬성의 목소리가 크다. (그게 옳다는 뜻은 아니다. 목소리가 크다는 것일 뿐이다.)
이번 정부 개편도 "공무원 수를 줄이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수의 네티즌이 "더 줄여라!"는 식으로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한 말이 하나 따라다닌다.
공무원 신분은 보장된다! 공무원 신분은 보장된다! 공무원 신분은 보장된다!
조직이 줄고 7천명이 감축되는데, 어떻게 공무원 신분이 보장되는 것인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7천명은 말 그대로 "줄여야 하는 인력"인데 공무원 신분을 보장하면, 7천명이 어떻게 줄어들지?
그래서, 인수위의 발표문을 그대로 옮겨본다.
8. 줄어드는 인력은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지?
ㅇ 정원감축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신분은 확실히 보장됩니다.
ㅇ 감축되는 정원은 현재의 결원이나 6개월이내 이직소요 등을 활용하여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ㅇ 나머지 인력은 부처내 규제개혁을 위한 인력으로 우선 활용하고, 전직 및 능력개발 지원 등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도자료 "문답으로 알아보는 정부 기능과 조직 개편" 7쪽 중에서 -
일단, 추가로 뽑지 않을테니 자연적으로 "정년퇴임"하시는 분이나 "이직" 하시는 분들로 인해서 어느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소리다. 그리고 남는 인력(한마디로 "쓸모없게 된 인력")은 규제개혁 업무를 시키거나 "전직(!)"시키거나 "능력개발 지원"등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이게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되는 것인가? 그리고, 아래의 자료를 보자.
약 7000여명이 왜 줄어드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 표시가 줄어드는 숫자다. 증권에서는 다른뜻이지만.. ^^)
먼저, 공무원의 퇴직에 의한 자연 감소분은 각종 통계로 보아 보통 3%내외로 잡고 있다. 즉, 국가 일반공무원(130,722명) 중 6,951명(5.3%) 감축하는 것이었으므로, 수치상으로 따지면, 4천명 내외는 자연 감소할 것이다. 그리고 남는 약 3천명 정도만 해결하면 된다. (이 분석에는 엄청난 오류가 있다. 공무원들도 자기 전문 분야가 있는 법인데, 아무 조직에나 넣는다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것은 일단 무시하고 계산하자.)
"출연연구기관화"의 숫자가 3천여명이다. 실제로는 공무원이 아니지만, 정부출연 연구기관화 한다는 뜻이므로 "일은 바뀌지 않는 수준"에서 직장은 보장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공무원 신분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민간기업으로 가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법에의한 신분보장이 되지 않아서 소송감이라고 한다. )
거기에 이미 예산안은 국회를 통과했고, 2008년도 공무원 채용 계획은 이미 나와 있다. 이에 따라서 충원되는 인원들도 무시하지 못한다. 충원은 보통 자연 감소분(앞에서 말한 3%)에 국가 발전에 따른 더 많은 인원을 뽑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이제 숫자는 혼돈에 빠진다. 결국, 다시 "처리해야 할 몇 천명"이 생겨나는데,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정부조직의 대 개편이 있었던 1998년 당시에는 아래와 같은 무시무시한 제목들의 기사들이 횡횡했다.
공직 대규모 감원.인사태풍 예고 [조선일보] 1998.2.18
공직사회가 사상 초유의 대대적인 감원과
인사태풍에 휘말리고 있다. (후략) http://www.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1998021870286
[공무원감축] 올해 7,762명 99년 6,392명 2000년 3,458명 [조선일보] 1998.2.18
http://www.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1998021870301
[정부]`잉여공무원' 자진퇴직시 수당 지급키로 [조선일보] 1998.2.20 |
이 근처의 기사들은 "공무원들을 어떻게 자를까"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7천명 수준의 감축이다. (물론 과거에는 3년에 걸쳐서 더 많은 인원을 했다.) 그런데, 그때는 왜 "공무원 신분을 보장"하면서 "자연스레" 못하고 저 난리를 피웠을까? 지금도 똑같은 난리가 벌어져야 정상 아닌가?
공무원 신분보장 운운, 혹시 총선용 아닌가?
혹시, 곧 있을 총선때문에, 공무원들을 "자른다"고 말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총선이 끝날 즈음 스스로 사퇴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은? 보통 인수합병을 하는 회사들이 잘 쓰는 수법인데, 과연 인수위는 이런점을 염두에 두었을까?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믿고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공무원 수를 줄인다"고 하면서 "공무원 신분은 보장하겠다"는 보충 설명을 다는 것은 예전의 경우와 비교해서 이상한 일이다. "일 못하는 사람, 일이 없어진 사람, 적응 못하는 사람, 자르겠다"는 식으로 엄포를 놨더라면 "실용정부"라고 하는 이명박 정부에 더 어울렸을지 모르겠다.
총선용이든 아니든, 국민들은 "일못하는 공무원"을 국가의 일꾼으로 쓰기 원치 않는다. 그리고 그 공무원의 범주에는 일 안하기로 소문난 "국회의원"도 포함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발 "국회의원 수를 줄이든지 세비를 팍팍 줄여서 재정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법률안이나 통과되었으면 좋겠다.
[추가기사] 오늘 아침 새로운 기사가 눈에 뜨여서 추가한다.
박재완 "공무원 강제퇴직 없을 것" [연합뉴스] 2008.1.17
http://news.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200801/17/yonhap/v19640386.html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17일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 "공무원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퇴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직 공무원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한다"고 밝혔다.
(중략)
박 의원은 농촌진흥청 처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변경돼 민간인 신분이 되는 부처에 대해 "본인이 민간으로 넘어가지 않고 정부에 남아있길 원하면 남아있을 수 있다"며 "많은 분들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무원 신규채용에 대해 "신규로 공직에 진입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채용시험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진행이 돼도 무방하다"며 "그래야만 젊은 분들이 수혈되고, 청년실업 같은 문제도 해소하고 사회정의에도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략)
http://news.media.daum.net/politics/administration/200801/17/yonhap/v19640386.html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17일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 "공무원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퇴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직 공무원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한다"고 밝혔다.
(중략)
박 의원은 농촌진흥청 처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변경돼 민간인 신분이 되는 부처에 대해 "본인이 민간으로 넘어가지 않고 정부에 남아있길 원하면 남아있을 수 있다"며 "많은 분들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공무원 신규채용에 대해 "신규로 공직에 진입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채용시험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진행이 돼도 무방하다"며 "그래야만 젊은 분들이 수혈되고, 청년실업 같은 문제도 해소하고 사회정의에도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략)
이대로라면, 7천명을 감원한다는 것은 허구에 가깝다. 공무원 수를 줄이려면 누군가를 내보내야 하는데, 내보내기는 커녕, 기존 사람도 보장하고 새 사람도 뽑겠다는 것이다. 그 분들이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시점을 올해로 잡지 않는 한 말이다. 혹시..이명박 정부의 특기인.. "위장전술"로 인한 위장 감원은 아닐까?
미디어 한글로
2008.1.17.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