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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사는 세상

태안 기름누출 현장,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태안 기름누출 현장,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봉사활동, 준비물은 "도우겠다는 마음 하나" 그리고 장갑과 고무장갑 정도



태안에 가기전 준비물에 신경썼더니...

오늘 태안에 다녀왔지만, 어제부터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면서 "준비물"에 무척이나 신경을 썼다. 대체 방제복이란 것은 어디서 사는지, 장화를 사가지고 가야 하는지, 도저히 알도리가 없었다. 현장에서 구할 수 있다는 의견과 미리 구입해서 가야 한다는 소리까지...

어쨌든, 고무장갑과 면장갑정도를 꾸려서 일단 떠났다.


준비물? 그곳에 다 있다. 필요한 것은 사람

나는 천리포 해수욕장에 갔는데, 의외로 간단했다. 가자마자 등록을 하면서 내가 없는 물품을 받았다. 바로 마스크. 사실 마스크는 집에서 준비해 오는 것도 괜찮을 듯 했다. 그리고 방제복은 정말 많이 "널려"있었다. 단체로 오는 사람들은 새 방제복이나 새 우비를 입고 오는데, 갈때 제법 깨끗한 상태로 놓고 가기 때문에,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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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만리포의 백사장은 상당 수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천리포도 비슷한 상태


장화의 경우도 비슷했다. 이미 왔던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해 놓거나 현지에서 마련한 장화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단체로 오는 사람들이 계속 장화를 닦아서 반납하는 관계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듯 보였다.

즉, 면장갑(보통 짐나를때 쓰는 장갑)과 고무장갑 정도만 필요한 셈인데, 이것도 원하는 사람에겐 준다. (그래도 집에서 준비해 오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격도 싸고 구하기 쉬우니까.) 여기에 마스크 정도만 있으면 될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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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사고 초기 봉사자들이 아낌없이 힘을 쏟았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바로 당신들이 태안을 건진 주역이다.


만리포와 천리포는 백사장의 경우 상당히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해안의 바위들이었다. 온통 기름범벅이 된 바위를 되살리는 길은 오직 하나... 그냥 닦고 닦고 닦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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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안을 따라가며 보면, 온통 자원봉사자들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끝도 없이 계속 닦고.. 닦고.. 닦는다..


개인적으로 가도, 점심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컵라면도 충분히 조달되고 있었다. (점심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현장 지휘소에 문의하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네이버 봉사 동아리를 쫓아갔다.

군인들이 이미 상당수 와서 닦고 있었지만, 해변에 바위가 몇개나 되는지 아는가? 아주 작은 돌멩이까지 합하면, 아마 우리나라 인구수를 넘지 않을까? 그러니,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사람이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우공이산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目的)을 달성(達成)할 수 있다는 뜻  [다음 한자사전에서 .. 자세한 내용은 http://handic.daum.net/dicha/view_detail_idiom.do?q=227242 ]

흡착포는 상당히 많이 제공되고 있었다. 그 흡착포로 그냥, 닦고..닦고...닦고..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우공은 돌을 하나씩 하나씩 옮기면서,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의 자식도 계속 그렇게 돌을 옮겨서 산을 옮겼다고 한다. 우리라고 못할게 있나? 우리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돌을 닦고 닦고 닦으면 된다. 그러면, 기름은 점점 조금씩 그 힘을 잃얼갈 것이다.

그것이 몇 년이 걸릴지 몇 십년이 걸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모하지만 시도해 보는 우직함" 이라고 생각한다.

몇시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뿌듯했다. 내가 입었던 방제복은 상태가 좋았기에 다시 잘 놓아두었고, 장화도 잘 닦아 놓아두었다. 아마 내일 다른 봉사자가 사용할 것이다.

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 바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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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만 없다면 이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일까..



자원봉사를 하려는 분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

여러가지 정보를 한 번 모아 놓아 보았다.

태안 봉사활동 관련 정보 정리 (한글로 정리)

그런데, 사실 인터넷 조금 검색해보면 환경연합(http://www.kfem.or.kr/) 등과 같은 환경단체에서 1만원 정도에 현장까지 안내와 동시에 모든 장비를 제공해 주기도 하고, 각종 봉사 카페에서 모여서 가는 곳도 많다. 여기에 동참하면 된다.

만약, 개인적이나 친구 서너명이서 간다면,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직접 가면 된다.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면제해 주는 제도가 시행중이지만, 갈때는 번거로워서 하기 어려울 듯 하고, 올때는 현장에서 발급받은 증을 제시하면 기분좋게 면제된다.

복잡한 것 필요없다.

그냥, 집안에서 사용하던 청소용 고무장갑 한 벌 들고 바로 떠나면 된다!
(물론, 작업복 차림은 필수다 ^^)
태안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당신!
바로 사람의 손길이다!

그리고, 나보다 앞서서 태안을 살리느라 기름 범벅이 되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계속 밀려들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래서 한국은 아직은 미래가 있다고들 하나 봅니다! 정말 대단한 국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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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떠나기 힘들다면, TV에서 하는 모금이나 환경단체 등의 모금 운동에 동참하면 좋을 것 같다.)

나도 꼭 다시 가야겠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