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러 갑니다
어느 토요일 아침..
전날 술을 많이 마셨는데도, 이상하게 새벽에 깼습니다. 거실에 누워서 TV를 켰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입원이라는 자막이 떴습니다. 한마디 진하게 했습니다.
"뭐야? 노 대통령도 재벌들 흉내내는거야?"
그리곤, 덜 풀린 숙취 덕분인지 비몽사몽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사망? 저게 무슨소리야?"
깜짝 놀랐습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틀어봤습니다. 다들 '노무현 대통령 사망'이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사망이 아니라 '서거'라고 써야 한다느니의 생각은 당시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방송국에서도 그랬을 것입니다. 대체 무슨 말이 되는 소리어야 말이지요.
2009년 5월 23일의 아침의 평화는 그렇게 깨졌습니다.
하룻동안 멍하니..
그리곤 하루 종일 TV 앞에 앉아서 대체 무슨 일인가 지켜봤습니다. 아.. 이런 일도 있구나. 대체 이런 일은 왜 벌어진건가. 이 일을 벌인 자들은 발뻗고 잘텐데, 왜 당신께서 이렇게 허무하게 가셔야 하는가. 참으로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비겁한 자'의 역사입니다. 친일파가 그대로 친미파가 되고, 그들이 계속해서 권력의 주변에서 맴돌면서 부를 되물림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벼락부자도 가끔 생기지만, 마치 타워팰리스에서 '로또 출신'들이 무시당하듯이, 그들만의 리그는 심각한 정도입니다.
그런 주류사회에, 비주류의 대표적인 사람, "대학도 못나온 사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경기고를 나오지도 않았고, 서울대를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의 '종노릇'이나 해야 마땅한 사람이 그들의 머리 위로 올라간 것입니다. 그들의 분노는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그 분노는 취임 이틀후부터 '탄핵'을 입에 달고 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결국은 탄핵소추안을 내서 두달간 끄집어 내립니다. 그리고 다시 복귀했지만, 이미 대통령의 자리는 가시방석이었습니다. 그 어려운 시절을 모두 견뎌냈습니다.
단순히 땜질처방이 아닌, 여러가지 '기초 처방'들을 하면서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국민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주류"들은 신문과 방송을 앞세워, 서민들을 선동했습니다. 평생 벌어도 종부세 한 번 못낼 서민이 종부세를 내게 될까봐 벌벌떨게 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그들의 술책이었습니다. 저도 깜빡 넘어갈 뻔 했지요.
그들이 사학 비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나서기도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몇 년 후 그 사람은 대통령이 되었고, 촛불을 때려잡으며 '불법폭력시위'라고 불렀습니다. 자신이 한 시위는 '합법평화시위'였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일까요? 우리는 이제 촛불만 들어도, 경찰에게 제지 당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모든 것을 무사히 마치신 대통령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그의 인기가 너무나 부러웠던 것이지요. '개구리'가 감히 '쥐'를 이기는 것을 못봐주겠다는 논리겠지요. (그들은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서슴지 않고 '개구리' 표현을 하면서 대통령을 불렀습니다. 제가 '쥐'라고 불렀다고 절 고소한다면, 그들은 아마 감옥에서 영원히 못나올 정도로 고소를 당했어야 했습니다.)
봉하 오리쌀을 먹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옛날로 치면, "왕"이 직접 농사지은 쌀인데, 어찌 맛이 없겠습니까? 농사짓는 대통령이라.. 이건 정말 '비주류의 왕'이나 다름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서 수많은 서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칼날은 대단했습니다. 그냥 베어서는 잘 안되니까, 언론을 동원해서 조사만 받아도 유죄라는 식으로 몰아갔습니다. 참 이상했습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BBK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설렁탕 먹으면서 서면조사만 하던 그들이, 이제는 불러들여서 수치스럽게 조사합니다. 그러면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수많은 사람을 살육한 전두환과 노무현을 동급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아니, 더 나쁜 사람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습니다.
선비는 이렇습니다. 자신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재산을 몽땅 잃는 것보다 더 치욕으로 여깁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도, "조사를 받았으니 무조건... 유죄다"라는 식의 여론을 몰고 갑니다. 어차피 더 조사해도 안나올 것 같으니, 이제는 주변 사람들을 한 둘씩 잡아갑니다.
검찰 조사 받아보셨나요? 경찰 조사나 검찰 조사나, 일반 서민들은 조사 받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수모를 겪습니다. 그 과정은 정말 힘들고 어렵습니다. 저도 간단한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봤지만, 한 달 이상 전화만 와도 깜짝 깜짝 놀랐고, 살도 많이 빠졌습니다. 그 사건은 6개월 동안 저를 괴롭혔지요. 물론 무죄를 받았지만, 남은 것은 '경찰'에 대한 공포감이었습니다.
이럴진데, 조중동이 조사만 받아도 유죄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가운데서 측근들이 조사받는 것은 참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아픔이 이해가 갑니다. 조사받고 와서 탈진하다시피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물론, 전과가 14개나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별 한 두개가 힘들지, 10개가 넘어가면 신경이나 쓰일까요? 거기다, 검찰을 꽉 잡고 있으니, 적어도 임기 내에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는 절대 나오지 않겠죠. 오세훈 시장과 정몽준 의원의 짝짜꿍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뉴타운 거짓 공약을 해도, 죄가 안되는 세상이죠. 실제로는 검찰이 기소 자체를 포기한 사건이니.. 얼마나 대단한 나라입니까.
이야기가 샜습니다.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의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그들'은 이해가 가지 않을겁니다. 그들은 어차피 수없이 경찰서 들락거리고, 검찰의 소환에도 그냥 드러눕기 신공에 휠체어 신공으로 대응하니까요. 돈이 많으니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 몇 써서 당당히 재판의 결과를 뒤집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촛불하나 든 사람에게는 벌금을 때려서 그들과 같은 '전과자'로 만듭니다. 세상에, 촛불 하나 들었다고 벌금 100만원을 때리는 나라가 어디있습니까.
자꾸 이야기가 샙니다. 어쨌든, 토요일 하루는 이런 저런 생각에 멍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자꾸만 가슴속에서 울컥 울컥, 무엇인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봉하를 향해
일요일, 봉하로 내려갔습니다. KTX를 타고 구포까지 가서, 구포에서 커서님의 차를 타고 봉하로 향했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한참을 걸었습니다. 봉하마을이 아방궁이라 불렀던 조중동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체, 아방궁이란게 '시골 농촌 마을'을 부르는 말인가요?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아방궁으로 향하는 큰 길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 좁디 좁은 주차장이 가장 넓은 공터일 정도의 아주 작은 마을. 그 시골 마을의 대통령 집이 어떻게 아방궁이 될 수 있습니까?
사람은 끝도 없이 밀려왔습니다.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하고 갔드랬습니다. 1년에 몇 번 입지도 않는 양복을 입었습니다. 적어도 노무현 대통령님의 서거에 평소 입던 옷을 입을 수 없었습니다. 불편하고 더웠습니다. 하지만, 그 분의 아픔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안신던 구두라서 그런지, 아니면 한시간 넘게 입구부터 걸어와서 그런지, 발바닥은 송곳을 찌르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아니, 참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밤을 샜습니다. 조문을 하러 간 사람의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앉아서 한 없이, 그 분을 봤습니다. 계속해서 화면에는 그 분이 말씀을 하고 계셨습니다. 금방이라도 '장난이었다!'고 하면서 나타나실 것만 같았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꾸벅 꾸벅 졸면서도 끝내 눕지는 않았습니다.
염치가 있어야지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 내몬 세력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입니다. 그걸 부인하려고 들면, 세상이 웃습니다. 하긴,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고 한 동영상이 나왔어도 눈 깜짝 안하던 분들이니, 분명히 '나는 문제 없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 국정원, 국세청과의 관계를 모두 끊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엄청난 힘을 버렸습니다. 그로 인해서 검찰의 도전을 계속 받았습니다. 웃긴게, 지금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국정원, 국세청을 모두 장악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때는 검찰에 뭐 한마디만 해도 난리를 치던 '유력언론'은 이제 청와대의 뜻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현 사태를 '실용정부'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정말이지 속에서 울컥합니다.
염치없는 사람들, 한나라당 지도부가 조문을 왔습니다. 그런데 이건 거짓입니다. 수백명의 사복 경찰을 몰래 집어 넣다가 걸렸습니다. 그러자, 대놓고 이제는 조문객들을 밀어냅니다. 몇몇 한나라당 사람들의 조문을 위해서, 다른 조문객들의 길을 모두 막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금세 밀릴 것 같다가도, 그 모습을 본 다른 시민들의 가세로 어느정도 '으샤으샤'하는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거 말도 안되는 싸움입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냥 서 있고, 주변 경찰들이 시민들과 싸웁니다. (그들에겐 '시민'이 아니라 '노사모'라는 불순세력으로 보이겠지만, 일반 시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는 싸움입니다. 하지만, 평생 밥만 지었다는 아주머니도 울분을 토해내며, 막습니다.
딱 한 마디. 그 분께 하고 싶었습니다.
"염치가 있어야지! 사람 죽여놓고 문상오나!"
오해라고 하겠지요. 너무 큰 비약이라고 하겠지요. 그게 그렇습니까? 역사 교과서를 맘대로 고치더니, 이제는 기정 사실도 고치고 싶은 것인가요? 외국 언론도 쉽게 아는 그 사실을 부인하려고 하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어쨌든, 조폭 복장을 한 사복경찰들, 제복을 입은 수많은 경찰들은 한나라당 어르신들을 모시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씁니다. 사람들이 서 있는 사이를 마구 비집고 가면서 위험에 빠뜨립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입니다. 좁디 좁은 '아방궁 가는 길'은 금세 아수라장이 됩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시민의 안위는 상관없습니다. 한나라당 어르신이 다치실까 계속 무전을 칩니다.
"야! 기자들을 분리해!"
이 무전을 듣는 순간, 머리끝까지 피가 차오릅니다. 기자들을 뺀 후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미 수많은 시위를 취재하면서 압니다. 그 후에는 무자비한 진압뿐이죠. 요즘에는 기자부터 진압하는 것이 서울 경찰들의 시위 진압이지만, 아직 이 시골은 그게 잘 안되나봅니다. (물론, 사복경찰들은 경기도에서 온 경찰들이었지만.. )
어쨌든, 목소리를 높여서 외칩니다.
"기자들 뒤로 뺀대요! 기자님들 움직이지 마세요!"
그런데, 이 말도 소용이 없습니다. 워낙 좁은 길에 수많은 경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오가는 조문객들로 엉켜 있어서, 기자들이 빠질곳도 없습니다.
결국, 약간의 쇼를 하던 한나라당 지도부는 뒤로 물러납니다. 너무 쉽게 뒤로 빠집니다. 너무 빨리 빠져서 어이가 없습니다. 다들 반신반의합니다. 저러다가 갑자기 밀려오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뒤로 빠지는 척 하다가 우르르 몰려오면, 속수무책이죠. 경찰의 숫자가 엄청났으니까요.
그런데, 아주 순순히 차타고 가더군요. 어차피,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었습니다. 각종 신문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노사모의 저지로 조문을 못하고 돌아갔다'고 나왔지요. 거기 어디에도, '사복경찰 수백명을 앞세웠다'는 소리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수백명의 주민들과 노사모'가 있었다고 나오더군요. 거참.. 다 세어봐도 수십명도 안될 사람들이었는데.. 역시 대단한 '언론'인가봅니다.
대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폭도라도 됩니까?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그렇게 움직일 이유가 있나요? 조문을 오는 "사람"의 예의가 아닙니다. 그건 짐승들도 안하는 짓입니다. 어떻게 사람 죽은 곳에 가면서, 사복 경찰들을 밀어 넣습니까?
20만명이 넘게 사람들이 몰려왔어도, 제대로 진입로 통제도 못하고, 차와 사람이 뒤엉킨 혼란 그 자체를 바라만 보던 경찰이, 한나라당 사람 몇 사람 온다고, 경상도의 거의 모든 병력을 불러들인 듯, 그렇게 많이 출동해서 그들을 비호하는 것도 웃깁니다.
어차피, 현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긴, 그들이 할 일도 없었죠.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들은 이해가 안갈겁니다. 어떻게 돈도 안받고 남을 위해 일할 수 있겠느냐고.. 아마도 국민장이 끝나면 "저들의 배후 세력을 찾아라"고 이명박 대통령의 분부가 내릴 것이 뻔합니다. 그러면, 줄줄이 사탕으로 잡혀가서 고생하고 나오겠지요. 내년 쯤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에서 자원봉사 한 사람이나 단체는 모두 지원금 중단"이라고 나올겁니다. 두고 보세요. 분명히 그러고도 나을 사람들입니다.
다시 서울로
아쉽지만,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문을 가봤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거야 원. 국가에서 생색내기로 만든 조문장소에는 사람들이 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두세시간을 기다려야 헌화 한 번 할 수 있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견뎌냈습니다.
건너편에 그 넓은 서울광장이 있지만, 차벽으로 둘러싸고 경찰로 둘러싸서 접근을 막았습니다. 대체 저 잔디밭은 왜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축구할 때나 한 두번 쓸려나.. 물론, 일반 '시민'들은 그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겁니다.
그 좁은 장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는데, 경찰들은 인도에 버티고 서서, 그들을 더 좁게 만듭니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텐데, 오히려 국민들을 사고로 몰아넣고 있더군요. 인도가 막혀서 옆의 차도로 걸어가는 시민들을 못지나가게 막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어디로 갈까요? 항의하면, 사진 찍습니다. 대체 뭘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통로에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좀 뒤로 물러나 주라고 했더니, 들은체도 안합니다. 저러다간 큰 사고가 날 정도인데.. 아무래도 경찰들은 "큰 사고"가 나기를 유도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야 "폭력 조문객"들을 잡아들일 수 있을테니까요. 여기서는 촛불만 들어도 폭도입니다.
경찰의 첫째 임무는 조문객의 숫자를 줄이는 것입니다. 조문하러 온 사람들을 최대한 불편하게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입니다. 하긴, 경찰은 죄가 없습니다. 모두 다 위에서 시켜서 하는 것이지요.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3분이면 된다는 국가에서 마련한 에어컨 빵빵 나오는 곳 마다하고 뙤약볕에서 서너시간 기다리면서 (실제로는 지하철도 관통하니... 더 힘들죠) 우직하게 헌화하는 이들이 이해가 안갈겁니다. 일단, 경찰은 처음에 분향소를 때려 부수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텐트 뺏었다고 난리가 나는 바람에 다시 양보했죠. 그걸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고 있을겁니다. 아마 몇명은 문책당했을겁니다. 그걸 애시당초 막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걸 알아야죠. 그걸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를 막으면 저기서 합니다. 저기를 막으면 또 여기서 합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경찰은 모릅니다. 아니, 아는 경찰도 있겠지만, '위의 놈'들은 절대 모릅니다. 그들의 사고 방식으로는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자기돈 들여서 물 사서 나눠주고, 자기돈 들여서 초 사다가 나눠주고, 자기돈으로 라면도 끓여주고, 자기가 직접 자원봉사하고... 이건 '그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요즘 경찰들은 '다큐'를 찍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디지털 카메라 업계가 호황입니다. 한 무리마다 한 10대 정도는 보입니다. 몇백만원이 넘는 캠코더부터, 몇십만원짜리 미니 캠코더, 사진기도 참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기 저 안에는 분명히 메모리가 없을것이다" 왜냐구요? 카메라의 용도는 '폭도들을 찍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폭도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폭도들을 만들어냅니다. 자꾸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사진 찍지 말라고 항의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당신도 찍지마!" 이런 막말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당신은 찍으면서 왜 우리보고 찍지 말래?" 뭐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흥분하게 만들어서 '경찰을 감히 치게' 만들고, 그러면 바로 잡아들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신문에는 '폭도 연행'이라고 냅니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부쩍 늘어난 경찰들의 카메라는 '시민들을 흥분시키기 위한 공갈 카메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왜 그리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찍어댈까요? 정확히 뭘 찍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짧은 치마 아가씨들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려는 것일까요? 요즘 그런게 많이 돌던데, 혹시..?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지만,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폭력은 있지도 않는데, "이들은 모두 폭도다"라는 식으로 꼼꼼히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는 그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왜 찍냐구요? 거참.. 요즘 세상을 몰라도 참 모르시네요. 블로그는 아실라나 모르겠어요. 하긴, 뭘 아시겠어요. 대통령이 로그인 암호를 몰라서 10일동안 일도 안한 나라에서 말이죠.
그리고, 오늘..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야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모사를 못하게 막았다고 합니다. 아마 전두환씨가 한다고 했으면 '각하! 하십시오' 했을걸요. 하긴, 전두환씨가 무슨 말을 할까요? 그런데, 이 사람은 왜 영결식에 옵니까? 관 속의 노무현 대통령이 벌떡 일어날 일입니다.
어차피, 이명박 정부가 들어온 후에 '그들의 잃어버린 10년'을 찾았습니다. IMF를 그리워하던 그들이, 경제가 IMF 시절처럼 절단이 났습니다. 실업자가 넘쳐납니다. 비정규직이 마구 잘립니다. 바로 그들이 바라던 사회입니다.
'아랫것들'이 절대로 '위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꼭 꼭 밟아주는 사회. 그들이 바라는 사회 아닙니까? 돈이 없으면 장학금 받으면 되지 뭐 걱정이냐고 하는 대통령. 대단할 뿐입니다. 역시, 부자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그들이 눈에 가시같던 '인기 있는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들은 춤을 출 것입니다. 덩실 덩실. 웃음을 감추기 힘들겠죠. 하지만, 그 웃음이 곧 울음으로 변할 것입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을 보낼겁니다. 아니,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가슴속에 간직합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노무현이 모두 살아 있을 것입니다. 그 수많은 '노무현'이 뭉쳐서 그들의 폭거에 맞설 것입니다.
경찰 권력을 앞세워 국민들을 때려잡고,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여론을 개똥보다 못하게 여기는 현 정부는,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 생길 것입니다.
아, 걱정 없습니다. 올해 안되면, 내년에 하고, 내년에 안되면, 그 다음해에 합니다. 제 생애에 안되면, 제 아랫세대가 할겁니다.
'우공이산'이란 설화가 있죠. 그 바보같은 '우공'은 그렇게 대대로 산에서 흙을 퍼서 나르면서, 산을 옮겼습니다. 쇼생크탈출에서도 작은 도구로 엄청난 동굴을 파죠. '시간'의 힘은 그렇게 엄청납니다. 우연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명은 바로 '노공이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옮길 산은 아주 거대한 '민주주의'의 산입니다. 그 분께서 다 못옮기신 산, 우리가 모두 옮길겁니다.
지금은 오전 1시.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에 올라오십니다. 지금 봉하마을에는 밀려드는 조문객을 어찌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너무나 많아서, 시간 내에 조문을 못할 것 같으니, 아예 단체로 묵념하고 헌화하는 식으로 시간을 줄여보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불안하겠죠.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겁니다. 하지만, 경찰봉 몇 번 휘두르고, 조중동과 함께 조금 작업하면 금세 저 '바보'들은 자기 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가슴속에는 '노무현'이 살아 있을 것입니다. 그 노무현이 언제 갑자기 살아날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이 글에는 사진을 넣지 않겠습니다. 평소처럼 그렇게 쉽고 짤막히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고 싶었습니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 노무현 대통령을 제 가슴속에 심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바이러스, 바보 바이러스'를 제 주변부터 감염시키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실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노무현 대통령님 영결식이 있는 날
미디어 한글로
2009.5.29.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