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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기자단

일본인이 말하는 "KTX가 신칸센 보다 좋은 이유"

일본인이 말하는 "KTX가 신칸센 보다 좋은 이유"


2009년 4월 1일. KTX 개통 5주년을 맞이하여 "KTX 개통 5주년을 맞은 한국철도의 역할"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 철도학회와 코레일이 주관한 이 세미나는 백범 기념관에서 열렸다. 나는 코레일 명예기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주제발표를 들으면서 연신 고개가 끄덕여졌는데, 이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소개하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먼저 소개한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자리에는 야마우치 마키코라는 일본 여성이 토론자로 나왔다. 나는 이제 ‘동시통역’이 시작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한국말을 너무 잘하신다. 알고 봤더니 오사카 외국어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로 KTX와 신칸센을 비교했는데, 그 전에 자신의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저는 오사카에서 학교를 다니지만, 부모님은 모두 큐슈에 계십니다. 큐슈는 부산에서 배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의 섬이죠. 그래서 자주 KTX를 타고 부산까지 가서 배를 타고 갑니다. (여기서 말하는 ‘배’는  수면에서 몇미터 떠서 날아가는 쾌속선이다.) 고속버스도 타보고 비행기도 타봤지만, 역시 KTX가 제일 편하고 좋았습니다. 특히,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제 아버지께서 20년전에도 ‘좋았다’고 하셨을 정도로 제게도 좋았습니다.”

자, 이제 일본인 야마우치 마키코씨가 말하는 “KTX가 신칸센보다 좋은 점”을 한 번 알아보기로 하자.

 발표하는 야마우치 아키코씨. (사진이 흔들려서 죄송.. ㅠㅠ)

"일본인이 말하는 KTX가 신칸센보다 좋은 이유"


1. KTX 역은 찾기 쉽다.
한국에 와서 KTX를 타면서 한 번도 헤맨적이 없다. 하지만, 난 일본 오사카나 도쿄에 가면 헤맨다. 한국에는 표지판도 잘 되어 있고,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반해,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일본에서는 오히려 영어도 잘 안통하고 해서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한다.

2. KTX는 비교적 저렴하다
일본에서 신칸센을 몇 번 타봤지만, 너무 비싸서 부담이 많이 된다. 하지만, KTX는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아서 좋다. 서민이 사용하기에 신칸센은 많이 비싼편이다.

3. 승무원의 서비스가 좋다
아주 친절해서 인상에 많이 남는다.

4. 전 좌석 금연을 처음부터 실시했다.
최근에는 일본 신칸센도 전좌석 금연을 실시했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흡연석을 따로 운행했다. 나는 비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자리가 없어서 흡연석에 앉았다가 가는 내내 괴로웠다.

그리고 하나 덧붙여서 바람도 소개했다.

"일본은 이동 거리가 길어서, 열차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도시락을 많이 팝니다. 그런데, 이 도시락은 지역의 특산물을 가지고 만든 것으로 아주 다양하고 맛있습니다. 한국의 KTX에서도 이런 맛있는 도시락을 판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긴, 도시락이 너무 천편일률적이라는 생각은 평소에도 했던 것인데, 아주 좋은 지적이었다. 자리에 있던 코레일 관계자분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좋은 의견이었다.

어느새 5년이라니. KTX가 우리나라의 생활을 서서히 바꾸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KTX 두번째 구간이 개통되고 진정한 의미의 고속철이 되고나면 얼마나 더 변화할지 기대된다. (현재 동대구-부산 구간은 기존 선로 이용) 그리고 국산 기술이 대부분인 KTX-II도 올해부터 호남선 구간에 투입되고 차차 늘려나간다고 한다. 역방향 좌석 등의 문제를 말끔히 해소한 우리 기술 고속열차다.

KTX가 앞으로도 계속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신칸센과 TGV를 넘어서 세계속에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주제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개의 글에 걸쳐서 연재를 하겠다.)

코레일 명예 기자
미디어 한글로
2009.4.2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