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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그냥 재미로

오픈캐스트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오픈캐스트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오픈캐스트 개편 간담회를 다녀와서


뒤늦은 후기

갑작스러운 참석이었다. 그런 간담회가 있는지도 몰랐다. 열심히 몇십회에 걸쳐서 오픈캐스트를 발행하면서도 '내가 뭐하러 이 짓(?)을 하고 있나'라고 한숨짓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사.정치 오픈캐스트는 영 뜨기 힘들기 때문이다. (2009.3.26 참석)


어쨌든, 네이버(NHN)에서 열린 개편 간담회에 다녀와서 느낀 소감을 간단히 써볼까 한다.


오픈캐스트? 뉘집 애 이름?

▲ 오픈캐스트는 사용자가 직접 네이버 메인을 꾸밀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지만, 인지도는 그리 높지 못하다

솔직히 뉴스캐스트와 오픈캐스트가 서비스된지도 참 오래되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그게 뭔지도 모른다. 왜 갑자기 네이버 메인에 영어 뉴스가 나오는지, 왜 재밌던 컨텐츠가 안나오고 이상한 컨텐츠가 흐르는지, 사용자들은 모른다.

네이버 입장에서야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설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정말 파워 사용자 몇몇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다. 네이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침묵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는 설정이 뭔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운영자의 입김'이 상당히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선택 시스템'이 되고 말았다. 마치 블로거뉴스 초기에 '블로거뉴스 운영진의 입맛에 맞아야 뽑힌다'는 루머가 돌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무슨소리인가 하면, 대부분의 트래픽을 차지하는 것은 '비로그인 상태' 즉, 로그인 하기 전의 상태에 뿌려지는 오픈캐스트인데, 이게 그냥 무작위 난수가 아니고, 네이버 오픈캐스트 운영진의 '추천'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구독자를 많이 얻으려면 많이 노출되어야 하고 (물론, 구독 버튼을 누르는 행위도 그리 쉬운 행위는 아니다.) 노출되려면 비로그인 상태에서 보여져야 하는데, 그것의 관건은 '운영진의 추천'이다. 결국은 다시 돌고, 돌고, 돌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좋은 컨텐츠가 먼저냐, 운영진의 '띄워주기'가 먼저냐..


운영진의 추천이 관건..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더 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오픈캐스트라는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일단, 이 서비스는 '네이버 서퍼'처럼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링크들을 모아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을 표방하며 시작되었다. 자신의 컨텐츠를 자신이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냥 인터넷의 어떠한 컨텐츠라도 그냥 가져와서 모아 놓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베타테스트를 하고 있는 많은 사용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의 글을 옮긴다. 즉, 자신의 컨텐츠를 소개하는 창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남의 글을 맘대로 링크하는 행위"에 대해서 왈가왈부 말이 많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네이버측은 '링크에 저작권을 따지는 것은 네이버가 했기 때문에 그러는 오버아니냐. 그렇다면 검색엔진은 거의 불가능한 서비스다'라는 입장이고, 반대측에서는 '원하지 않는 글은 남이 오픈캐스트 발행을 못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서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개념은 다르지만, "블로거의 글을 메인에 노출시켜주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다음 블로거뉴스'는 왜 그런 비판이 적을까?

그건, 아까도 말했지만, "내 글"이기 때문이다. 그 글을 올린 것도 "나"고 메인에 올라가서 유명해지는 것도 "나"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오픈캐스트는 "내 글이 아니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내 글로 인해서 남이 유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가능하다. 물론, 오픈캐스터 입장에서는 "내가 너 글을 띄워주지 않았냐. 결국 트래픽은 니가 다 가져간게 아니냐"고 항변한다.

일단, RSS도 개방하고, 블로거뉴스로도 보내고, 온갖 메타 블로그로 글을 보내는 마당에, 오픈캐스트에 소개 되어서 안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시선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그 글"로 인해서 "유명해 지는 이" 혹은 "혜택받는 이"가 누구인가? 에 대한 질문이다.


난 네 글을 소개했을 뿐이고... vs. 왜 허락도 없이?

결국, 자신의 글을 자신의 오픈캐스트에 실어서 자신이 유명해지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오픈캐스트는 처음부터 그런 서비스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생긴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오픈캐스트의 잘못일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잘못일까? 난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냥 '오해'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네가 글을 메인에 소개해서 내 블로그에 원치않는 악플이 발생했다"고 외친다면, 블로거뉴스나 올블로그로도 보내면 안된다. 물론, 그렇게 보내지 않은 글을 누군가 실어서 문제가 생겼다면 항변은 가능하나, 그 또한 그리 설득력이 없을 것 같다.

오픈캐스트, 몇 달 써보니... "뭉쳐야 산다"

나는 처음부터 "미디어 한글로"로 오픈캐스트를 열지 않았다. 내 글로는 여덟개 이상의 오픈캐스트를 채우려면 업데이트 주기가 너무 느리고, 그로 인해서 시의성을 잃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인터넷을 뒤져서 싣기는 좀 그랬다.

결국, 선택한 것은 "블로그 연합"이었다. "미디어 블로그"라는 이름을 내걸고, 글의 게재를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내가 편집장이 되어서 매일, 혹은 며칠에 한 번씩 오픈캐스트 발행을 했다. 처음에는 한 시간쯤 걸리던 것이 나중에는 30분이면 되었다.

미디어 블로그 오픈캐스트
http://opencast.naver.com/MB583

내가 꿈꾸는 그곳(http://tsori.net) [보라미랑님] 거다란(http://geodaran.com) [거다란님]
미디어 한글로 (http://media.hangulo.net) 의 연합 오픈캐스트

이번 간담회에서 자신의 블로그로는 한 캐스트를 채우는 것이 힘드니까 개수를 좀 줄여달라는 요청에 '그것은 서비스의 성격상,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상 힘들다'는 답변도 나왔다. 사실, 나는 그런 걱정을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꿈꾸는 그곳(http://tsori.net) [보라미랑님]과 거다란(http://geodaran.com) [거다란님]과 더불어 내 블로그 세개를 합치면 하루에 여덟개는 손쉬웠다. 물론, 어떤 날은 좀 벅차서 전날 것을 재사용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내가 게을러서 제대로 발행을 못하니, 글은 넘쳐흐른다.

이렇듯, 네이버 오픈 캐스트를 제대로 손쉽게 사용하려면 비슷한 성격의 블로거끼리 "서로서로 사용허가"를 받아서 "서로 교차 노출"을 하든지, 아예 한 명이 도맡아서 "편집"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적어도 "무단 링크"문제로 인한 쓸데없는 논쟁이라든지, 붉으락 푸르락 할 필요도 없을테니 말이다.

무조건적인 비난은 삼갔으면

구글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고, 네이버가 하는 일은 무조건 그르다는 식으로 네이버에 안좋은 시선을 두고 있기 때문에 놓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나도 네이버의 행보는 그리 만족하지 못한다. 너무 더디고 너무 얄밉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수많은 국민 (우리 부모님마저도)들의 첫화면이 네이버인것을...

어쨌든, 시사 뉴스캐스트도 좀 잘 뜨는 네이버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긴, 다음도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 애쓰는데.. 무신..)

그리고, 4월에 오픈 예정인 오픈캐스트에 큰 기대를 해본다.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더 다양하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미디어 한글로
2009.3.31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