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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

작은 정부, 큰 지출 - 2000만원 쾌척한 MB정부

작은 정부, 큰 지출 - 2000만원 쾌척한 MB정부 업무보고에 2000만원이 든 이유는?


MB정부는 작은 정부다?

난 "크다", "작다"의 개념을 잘 모르겠다. 정권 초기에 내가 "공무원 7천명 감원하면서 신분은 보장한다고? 가능하나? " 라는 글을 쓴 것도 그런 이유다. "사람은 줄지 않지만 부처가 줄면 작은 정부"라는 논리는 내가 아무리 수능세대가 아닌 학력고사 세대라고 해도 창의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어쨌든, 자기들이 '작다..작다..'고 계속 되뇌이면서 사람들 자르기 시작했으니, 작은 정부라고 치자. 다 자르고 "인턴"으로 채운다고 했으니 전체 고용 인원은 늘지도 모르겠다. 그래. 작은 정부 맞다. "마음이 참 작은 정부" 혹은 "두뇌가 참 작은 정부".

그런데, 펑펑 쓰신다

엊그제 4대강 정비인가 대운하 전초전인가 한다면서 기공식 했을 때도, 각종 기사에 나왔듯이, 아직 환경성 평가가 되지 않아서 삽을 뜰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건설사와 모두 계약하고 계약금까지 주었댄다. 이거야 원... 환경성 평가가 나쁘게 나오면 어쩔까? 하긴, 그런 걱정을 하실리가 없다. 그 평가 하시는 분들도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테니. 만약, 나쁘게 나오는 지역은 계약금 모두 떼인다. 괜찮다. 작은 정부니까.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작고 좁은 정부"

멋진 업무보고를 위해 2천만원 정도는 쾌척?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20&newsid=20081231085919196&p=segye 

(일부발췌)

기획재정부 등 주요 경제부처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때 최첨단 음향시설을 빌리기 위해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쪽 눈을 감고도 예산 20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예산 절감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침에 크게 벗어난 것이다. 청와대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30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3개 부처는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를 위해 예산 2000여만원을 썼다. 

(중략)

연예기획사 한 관계자는 "청중이 500여명인 음악콘서트에 쓰이는 고급 앰프 대여료도 200만원선이고 최고급일 경우 500만원 이하"라며 "어떻게 그렇게 큰 비용이 지출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2008년 12월 18일, 기획재정부 등의 업무보고 모습.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화면과 사운드 시스템인데?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없이 돈 써본 한해였다, 역대 최대" 라고 말할 정도로 신나게 돈을 쓰신 한 해였다. (관련기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40685&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NEW_GB= )

역시 강만수 장관이 속한 부처답게, 2000만원을 서로 사이좋게 나누어 내서 해결했다고 한다. 최첨단 음향시설이라고 하는데... 청와대에는 "외국 귀빈들 보이기 창피할 정도로 낡은 쇼파"가 있다더니, 이젠 스피커나 마이크도 없었나보다. (대체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게 국정 운영을 했을까? 쇼파도 쪽팔리는데...)

어쨌든, 이게 또 "오해"라고 했다고 하면서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하니, 역시 "공개하려는 마음이 <작은> 정부" 답다.

업무보고, 그리 요란떨며 해야 하나?

업무보고란 것. 공무원들에게는 참 힘든일이다. 이거 때문에 잠도 못자고 자료 만든다. 다 안다. 그렇게 어렵게 만들었으니 좀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것일까? 어차피 윗사람들은 대충대충 보고 마는데.. (하긴, 우리나라 모든 업무가 그런 식이긴 하지만..)

매일 다음과 네이버 메인을 장식하며 뉴스 하나씩 보내던 업무보고... 그렇게 요란하게 해야했나?

물론, 2천만원이 그들의 주장대로 다른 곳에 쓰였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사라지진 않는다. 2천만원이면 얼마나 많은 결식 아동이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며, 겨울에도 전기세가 아까워서 전기장판도 켜지 않고 냉방에서 자는 할머니를 몇년동안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돈인지.. 그들은 모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부자"니까. 아니.. 이러면 또 둘로 가른다고 뭐라 할라.. 그들은 그냥 "서민"이다. (다른 사람들이 천민이고 빈민일 뿐이다. 9억 넘는 아파트 하나쯤은 가져야 서민이다.)

MB식 실용주의란.. 결국 이런 것이었나보다. 예산 절감한다고 쇼를 하더니, 이런 것을 가리켜 예산 절감이라고 하는가보다. 하긴, 2천만원이면 공무원 한 명만 자르면 해결되니... 누군가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잘려 나가면 계산은 맞을 것이다. 아,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떠오른다.


미디어 한글로
2008.12.31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