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학시절을 마포에서 보냈다. 마포나루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일대는 판자촌과 더불어서 '산속 집'들이 그득한, 이른바 '서민'들의 삶 그 자체였다. 아이들은 늘 밖에서 놀았다. 딱지치기도 하고 팽이치기도 하고, 산에 올라가서 흙싸움도 했다.
많이 이야기가 샜다.
어쨌든, 거기에 골목대장격인 아이들이 있었다. 사실, 나는 그 아이들이 별로 건드리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굳이 건드려봤자, 선생님한테 몽둥이 찜질을 당할테니까. (내가 꼭 일렀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그냥 그런 어색한 '공존'이 있다.
하지만, 큰 일이 있을 때, 늘 그들은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어쩌다가 하교길에 그 무리를 만나면 나는 벽에 붙어서 콩당거리는 가슴을 눌러야 했다. 그 중 행동대장 정도가 나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하면, 두목(?)의 만류로, 한 대 정도만 맞고 말았다. 어차피 학교를 벗어나면 '그들'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참 불쌍한 아이도 있었다. 맨날 그 아이들에게 두두려 맞고, 조롱당하고 돈을 뺐겼다. 그런데, 나는 그 아이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부반장이라는 "간부" 딱지는 사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들에게 유일한 두려움은 학생주임의 몽둥이. 그것 하나 뿐이었다.
매일 두드려 맞고, 수업시간에 운다고 선생한테 두드려맞는 그 아이가 참 안되어 보였다.
주먹을 불끈 쥐고, 그 자식들한테 달려들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결과는 너무나도 뻔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시간이 지나기만을 비겁하게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고. 나는 지긋지긋한 마포를 떠났다.
하긴, 다시 얼마후에 돌아와야했지만...
어쨌든...
소외받는 대통령.
힘 센 언론과 야당.
그리고 FTA.
깡패들은 뒤에서 FTA 안하면 죽여버리려고 하고 있고,
힘없는 대통령은 힘 센 언론과 야당에게 잘보이기 위해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많은 국민, 특히 '서민'은 그곳에 없다.
그렇게 맞던 '그 아이'는 어느날 가출을 했고, 그 후로는 만나보지 못했다.
과연, 나도 그 때, 그 '깡패같은' 녀석들에게 아양을 떨어서라도 '그 아이'를 구해야 했을까?
그저, 그렇게 쓸쓸한 생각이 든다.
5공 독재 세력에게 일침을 가하던 그가,
이제 그들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아양을 떠는 모습은,
국민으로서 참으로 참으로 참으로 씁쓸하다.
논리라고? 근거라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가슴' '터질 것 같은 심장' 이 아닐까!
자, FTA... 난 잘 모른다. 토론을 봐도 잘 모르겠다. 실실 웃는 기름기 흐르는 사람과 얼굴에 핏기를 잃은 사람과의 토론은, 어차피 토론이 아니다.
이제, 어디로 갈까.
그냥 맘 편하게, 사방 팔방 공사판이나 만들어서 개발의 시대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공해가 오든 말든... 그게 '이 사회를 지배하는 분들이' 원하신다면...
굽신굽신. 그들에게 복종하자. 괜히 머리들고 대들어봤자...
같이 일하는 하인들에게도 손가락질 받는다.
우울한.
대한민국.
한글로. 2007.4.3
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