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도 "접수"한 강만수 장관의 파워?
헌법재판소, 대통령도 어쩌지 못했던 곳
우리에게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법 지식을 200% 끌어 올린 곳으로 다가온다. 평생 한 번 볼까말까한 대통령 탄핵소추 부터 시작해서 "관습헌법"이라는 어려운 개념까지 온 국민에게 학습시켰던 곳이다. 말 그대로, 이곳은 엄격히 중립이 유지되고 외부로부터 어떤 외압도 받아서도 안되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오늘 보도를 보니, 이미 강만수 장관은 헌법 재판소의 판결도 미리 좌지우지 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아래의 기사를 살펴보자.
강만수 "종부세 일부 위헌 판결 예상" [이데일리] 2008.11.6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081106113906950&p=Edaily&RIGHT_COMM=R5
(일부발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종합부동산세 위헌소원 판결과 관련 "일부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헌재 판결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헌재와 접촉을 했지만 확실한 전망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종부세에 대한 정부 입장을 합헌에서 위헌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평성, 보편성, 거주 이전의 자유 등 헌법 정신에 상치되는 측면이 상당히 많으며 현실적으로 부담능력에 비해 (세금이) 과한 경우가 너무 많다"며 "우리 헌법과 상당한 부분에서 상충이 되고 있다고 헌재에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냥 엄격히 말하면 자신이 헌재에 답변을 이렇게 했다라고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위헌이라고 단정짓고 있다. 그리고 헌재와 접촉을 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다.
기사만으로 본다면, '접촉'이란 단어는 문제가 된다. '답변'을 했다는 것과 '접촉'을 했다는 것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 답변 내용도 정말 작은 것으로 큰 것으로 과장하는 모습이다. 몇억씩 오른 집값 덕분에 룰루랄라 하고 계실 부자님들의 능력을 너무나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과연 헌재와 얼마나 "접촉"했는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원래 헌재와는 계속 '접촉'을 하면서 미리 판결을 알아내는 것인지, 아니면 그래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이런 자신의 의견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힘으로써 자연스레 헌재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법률을 떠나 도리적으로 맞는지 궁금하다. 영향력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재정경제부 장관의 자리를 과소평가한 듯 하다.
어쨌든, 나는 이러한 강만수 장관의 '접촉'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공정하게 잘 판단해 줄것이라고 믿는다. 만약 강만수 장관의 '접촉' 발언 때문에 무언가 뒤바뀐다면.. 참 씁쓸할 것 같다.
헌법 재판소여, 우뚝서라!
미디어 한글로
2008.11.6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