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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를 잘 모르지만

이명박 거꾸로 태극기, 한나라당은 어떤 논평을 낼까?

이명박 대통령 거꾸로 태극기, 한나라당은 어떤 논평을 낼까?



태극기의 수난시대?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청와대의 태극기가 잘못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만약, 일반적인 오류까지 포함한다면(각종 외국 언론사,공공기관 등) 그 숫자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그런데, 이번 "이명박 대통령 거꾸로 태극기 + 언론에서 삭제된 사진 사건"은 좀 특별하다. 왜냐하면, 비슷한 일이 이미 과거에 있었기 때문에 좋은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 태극기 잇단 수모 [한겨레] 2008.8.10
대통령 거꾸로 태극기 응원…청와대 "사진 빼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나라당의 이례적 논평?

그래서 "잘못된 태극기"란 주제로 검색을 해보았는데, 이례적으로 한나라당의 논평이 있었다. 대변인의 논평인데, 아래에 잠시 감상해보자.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국민을 대표해서 나선 순방이고 그 상징은 태극기라는 인식이 부족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이런 일도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 청와대라면 큰 실수는 얼마나 많이 막아왔을 지 짐작이 간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태극기 역게양과 잘못된 대응,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이런, 이거 이명박 대통령이 분노할 일이다. 어떻게 한나라당이.....

그렇지만, 이 논평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고 불과 1년 반 전에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 논평이다.

전체 논평은 아래와 같다.

대통령이 남유럽 순방을 위해 타고 떠난 아시아나 항공 특별기가 태극기를 거꾸로 달고 스페인에 도착했다고 한다.

역게양 자체는 관련자의 단순실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TV 뉴스를 시청한 네티즌들이 지적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고, 또 청와대와 항공사가 스페인 도착 시에는 제대로 걸려 있었다고 한 부분이다.

역대 대통령 중 순방 횟수와 비용면에서 최다 기록을 경신한 대통령의 순방길이기에 긴장감이 떨어진 탓일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국민을 대표해서 나선 순방이고 그 상징은 태극기라는 인식이 부족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이런 일도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 청와대라면 큰 실수는 얼마나 많이 막아왔을 지 짐작이 간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태극기 역게양과 잘못된 대응,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2007. 2. 13
한나라당 대변인 유기준

출처 : [보도자료]


이거 어떻게 하나? 한나라당의 자가당착

큰일이다. 태극기 역게양에 대해서 너무 실랄하게 비판했던 한나라당. 이제 과연 어떻게 변명할까? 거기에다 앞선 기사에서 청와대의 변명을 들으면 더 어처구니 없다.


청와대 쪽은 "태극기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 현장에 나온 응원단에게 태극기를 빌렸는데, 잘못된 것을 아무도 몰라 곤혹스럽다"며 "각 언론사에 사정을 알려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겨레] 2008.8.10 베이징올림픽 태극기 잇단 수모


아니, 국가 원수가 자기나라 선수 응원을 갔는데, 태극기도 준비를 안해가나? 이거 너무한 것 아닌가? 이건 변명거리가 아니라 완전히 '자폭'이다. 대체 응원하러 가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수행원은 뭘 준비해갔나?

불과 1년전, 네티즌의 지적에 의해서 태극기를 수정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라고 했던 한나라당은 무엇이라 할까? 물론 아무 말도 안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에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라고 직언할 대변인이 있을까? 아마도 "완전 작은 일이다"라고 하겠지.

그리고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 뉴라이트의 '신지호'씨의 과거 신문 기사에 정말 대단한 말이 있어서 인용하고자 한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보고서에서 "올 대선에서 `태극기'보다 `한반도기'를 선호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된다면 한국이 군사적으로는 김정일의 핵우산으로 이동할 것이며, 경제적으로는 중화경제권의 일부로 편입될 것"이라며 "태극기로 대표되는 선진화세력이 차기 정권을 창출, 2008년이 선진화 원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2007.5.4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070504193909921&cp=yonhap

아하, 태극기로 대표되는 선진화 세력! 말끝마다 "태극기"를 앞세우던 그 세력이 정권을 잡았는데, 이상하게 태극기가 거꾸로 되었는지 알았던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거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기모독'을 역설하던 신문의 반응도 궁금

[조선일보] 사설 2007.7.3
청와대가 두 달 넘게 엉터리 태극기 내걸었다니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read_body.jsp?ID=2007070300618

청와대가 태극 문양이 거꾸로 그려진 태극기를 지난 4월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對대국민 映像영상메시지들의 배경에 줄곧 내보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는 대통령 메시지 촬영 공간에 이 태극기를 배경용으로 내걸어 뒀다가 지난달 27일 국회에 주요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대통령 담화를 본 시민의 지적을 받고서야 치웠다. 나라의 망신이고 국민이 얼굴을 들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청와대측은 영상메시지 화면 크기에 맞춰 手製수제 태극기를 주문하면서 착오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 오른쪽에 큼직하게 찍혀 나갈 태극기가 제대로 그려졌는지 확인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자백한 셈이다. 제대로 그려졌는지 잘못 그려졌는지를 판단할 능력조차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판단 능력은 없어도 관심만 있었더라도 태극 문양 그리는 법을 자세히 정한 국기에 관한 규정도 들춰보고 잘잘못을 가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후략]

조선일보의 선정성이야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이제 "나라의 망신이고 국민이 얼굴을 들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는데" 어떤 반응이 올까? 심지어, 확인한 사람뿐만 아니라 응원하러 가면서 태극기도 챙겨가지 않았다는 것은 굳이 국기에 대한 규정까지 안들춰봐도 어이없는 일일텐데...

세계일보의 아래 글도 너무 감동적이다.

국기 모독 [세계일보] 2007.7.2
http://media.daum.net/breakingnews/view.html?cateid=100000&newsid=20070702213915893&cp=segye
[일부발췌]
청와대가 대통령 영상메시지를 전하는 화면에 태극 문양을 잘못 그린 '사이비 태극기'를 몇달간 내보냈다가 시민의 지적을 받고서야 폐기했다고 한다. 태극기를 전혀 모르는 '먼 나라' 사람들도 아닌데 '국기 모독'을 앞장서 저지른 셈이다.

올해 1월26일 신규 제정된 '대한민국국기법'은 제5조에서 "모든 국민은 국기를 존중하고 애호해야 한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국기의 존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의무화했다. 또 행정자치부는 '국기법' 제정을 기려 엊그제 '태극기를 주제로 한 글짓기'를 공모했다. 민족의 가치를 유난히 앞세우는 청와대가 스스로 국기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판국에 어떤 글이 공모될지, 어떻게 나라사랑을 일깨울 것인지 궁금하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태극기를 전혀 모르는 '먼 나라' 사람도 아닌데, '국기 모독'을 앞장서 저지른 셈이 되었다. 거기에 "태극기"의 가치를 유난히 앞세우는 청와대가 스스로 국기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판국에, 어떻게 독도를 지켜낼지, 정말 궁금하다.

그 밖에도.. 강렬한 제목이 눈에 뜨이는 국민일보의 기사도 있다. [엉터리 태극기 건 청와대, 나 대한민국 대통령 맞아? 2007.7.2 국민일보] 이제 어쩌지? "엉터리 태극기 흔든 이명박, 나 대한민국 대통령 맞아?"라고 해야 하나?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수가 작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래서 그렇게 신나게 비판받았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과거엔 국기모독인 행위가 현재엔 그냥 '별 것 아닌 것'으로 바뀌는 모습이 너무 이상할 뿐이다. 심지어 '헤프닝'으로 생각하고 그냥 기사를 빼준 언론사도 대단하다.

어떻게... 진실이 변하니? 한나라당의 '국가원수 국기모독' 에 대한 무시무시한 잣대, 기대해본다.

(관련기사를 보니, 너는 태극기 제대로 그릴 줄 아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제대로 그리는 방법을 어디서 찾으면 되는 줄 알고, 적어도 태극기의 상하좌우나 태극 문양이 어떤 것이 맞는지 알고 있다. 그러니, 재미없는 '넌 그릴 줄 아냐?' 댓글은 좀.. ^^ )

미디어 한글로
2008.8.11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