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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청와대 블로그, 제대로 운영하라


청와대 블로그, 제대로 운영하라
1주일이 지나도 아직도 '댓글 승인을 기다리는 중'




청와대 블로그, 1주일이 지나서야 글을 올리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가 갑자기 블로그 세상에 뛰어들었다.(관련글 : 청와대 블로그의 귀환 ) 그러면서 아주 자신있게 "모두 답해버리자!!"라고 하면서 질문만 하라고 했다. "전질문 전답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건 오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버릇을 빌리자면, "국민들이 잘 모르고 오해한 것"이다. "입맛에 맞는 쉬운 질문에만 판에박은 답변을 하겠다"는 것이 잘못 전달된 것이었다. 그리고 "전질문 전답변"은 그냥 누군가의 기분을 띄워주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아직도 답변 안한 질문은 수두룩하다.)

일단, 청와대 블로그는 지난 5월 7일 만문만답을 하겠다고 한 글 이후에 5월 8일에 진행현황이란 것을 올렸다. 그리고 '이제 블로그 안하나보다' 할 정도로 1주일 이상을 끌고 끌더니, 5월 16일에서야 "만문만답 못다한 이야기들"이란 글을 올렸다. 그와 함께, 뜬금없이 스승에게 보내는 대통령의 편지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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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8일에 글을 올리고 1주일이 지난 5월 16일에서야 다음 글을 올렸다


사실상 청와대 블로그는 운영을 중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광우병 관련 글만 하더라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100만개도 넘게 글을 쓸 수 있었고, 4월에 신나게 올리던 이런저런 대통령 동정만 올리더라도 한참이나 글 개수는 채울 수 있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광우병 관련 글"만 하더라도 넘칠정도로 글감이 많아서 어찌하지 못하는 가운데, 청와대 블로그는 1주일 이상이나 침묵했다. 이는 "블로거 청와대"의 자세가 아니다.


아직도 수많은 댓글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댓글을 승인제로 하는 이유는 나도 안다. 나도 악플에 시달리다가 승인제로 댓글을 운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경우에나 해당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물어봐! 모두 답해줄게"라고 해놓고서, 공무원 퇴근 시간인 6시가 지났다는 이유로 모두 "승인제"로 바꾼 후에, 입맛에 맞는 것만 승인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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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7일부터 승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댓글들. 지금도 댓글이 달리고 있지만, 승인은 언제 풀릴지 모른다


아무리 시간을 정해 놓았다고 하더라도, (사실 이런 글에 시간을 정한 것도 우습지만) 그 후의 글들에 대해서는 추후에라도 모두 승인을 해주고, 일일이 답글을 달아야 "청와대"의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만약 그 글들이 너무심한 악플이거나 하면 지우면 되는 것 아닌가? (포털의 글도 삭제 요청 잘하시면서... -.-)

블로그를 오랫동안 경험한 나로서는 실시간으로 "댓글에 모두 답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임을 익히 알고 있었다. 블로그에서 트래픽 폭탄 맞아본 사람은 거의 다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모두 답하겠다는 청와대의 객기는 처음부터 걱정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라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나.. 였다. ^^


아래아 한글 파일 하나 던지는 참으로 "공무원스러운" 태도

그리고 15일에 드디어 준 답변은 그나마 블로거뉴스로 보내지 않아서 나도 시기를 놓쳤다. 지금에서야 들어가서 보니, 잘 정리된 문답집을 다운받아서 보라고 되어 있다. HWP(한글파일) 파일로만 되어 있댄다. 결국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 없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 물론, 뷰어를 다운 받거나 MS워드에서 불러들이면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그 파일을 블로그에 텍스트 형태로 올리고, 그걸 참고하라고 주소를 던져주는 것이 "블로거"다운 일이다. 아니면, 적어도 PDF형식이라도 하나 더 던져주든지 말이다. 결국, 인터넷 질문에 워드파일 하나 던져주는 것은 정말이지 "공무원 프렌들리"한 일이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누가 운영하느냐는 질문도 아직도 답변은 없어

나는 이 블로그의 등장을 알아챈 후에 직접 "국민신문고(epeople.go.kr)"를 통해서 "청와대 블로그의 운영주체"를 물어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참여정부때는 제법 빨리 오던 답변이 아직까지 오지 않았다. 그냥 "누가 운영한다"고 말해주면 되는 것인데... 너무 바쁘셔서 못챙기시는 모양이다.

사실, 이미 신문에 난 사실인데도 그 답변을 하시는데 신중을 기하시는 것을 보니, 일이 많긴 많은가보다. 청와대 블로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홍보기획비서관실 직원이 운영한댄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 답변을 안주시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청와대"에 대한 질문 항목도 없는 국민신문고의 시스템도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국민 신문고를 애용하는 사람으로서 답변 속도가 무척이나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어쨌든, 이곳은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휘아래에 운영되는 곳이다. 그러니 할려면 제대로 운영해야 옳다. 청와대 블로그가 자원봉사자에 의해서 운영되는 것이 아닌이상, 블로거 운영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블로그,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안하느니 못하다

제발, 블로그는 블로그답게 운영하기 바란다.

인터넷 규제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광우병 쇠고기 관련 댓글 삭제 지시까지 할 정도로 다급하겠지만, 적어도 "국민과 소통"하려고 만든 블로그라면, 제발 "소통"하기 바란다.

댓글 승인제나 "트랙백 안받음" 등은 제발 하지 말아달라. 청와대 블로그에 악플 안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정말 꿈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자주 글을 올리고 각종 메타사이트에 글을 발행하라. 적어도 블로거뉴스로는 글을 보내야 한다.

블로그는 1회용도 아니고, 그냥 구색 맞추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창이라는 것.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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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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