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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삼성사태 100분 토론, 너무했다 - 비자금, 뇌물도 괜찮다니

삼성사태 100분 토론, 너무했다
 비자금, 뇌물도 괜찮다니


한국적 상황이면 뭐든지 OK?

어제(2008.4.24) 100분토론은 "삼성사태, 그 본질과 파장은" 이란 주제였다. 당연히 삼성 옹호측과 반대측이 나왔는데, 이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김용철 변호사까지 나왔다. (http://www.imbc.com/broad/tv/culture/tor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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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한 교수님의 발언이 너무나 충격적이라서, 비판을 하고자 한다.

간단히 내가 녹취한 내용을 가지고 검토해보자.

우리 사회가 이건희 회장을 몰아세웠다고 생각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정말 초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비자금이나 차명계좌나 경영권 승계는 한국적 상황에서 필요한 것

여기서 차명계좌는 분명히 불법인데도 이는 "한국적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변호하고 있다. 대체 한국적 상황은 무엇인가? 엄연히 법이 있어도 "기업을 하려면 법정도는 거뜬히 어겨도 된다. 돈만 많이 벌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면 된다"는 것일까?

이번에 밝혀진 비자금 4조 5천억 가량은 삼성전자 주식에서 약2%를 초과하는 금액. 기존의 주식지분이 1.86%

차명계좌는 사실 외국 기업의 적대적 엠엔드에이에 대한 방어책이고
우호주식을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게 만약에 다 이회장 지분으로 귀속된다고 해도 적대적 엠엔드에이에 노출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무엇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삼성 경영권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나? 바로 편법적 순환출자로 인해서 아주 적은 양의 지분으로 전체를 지배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 편법으로 인해서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을 지배한 것이다.

즉, 순환출자라는 교묘한 방법을 쓴 것이 애초부터 문제였는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없고 무조건 "그러다가 삼성전자 M&A당하면 어쩌냐. 그래서...비자금이 필요한거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들은 모두 그런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뜻인가? 그래야 더 경제가 발전하나?

투명성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

비자금 문제는 개인 생활이나 사회집단이나 인간생활이라는 것이
뭔가 그렇게 투명성만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기때문에
비자금이 필요할때가 있다

기업의 투명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대목이다. 아... 나는 잘 모르겠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니. 그런데 이건 시작일 뿐이다.

정몽구회장의 경우 노조무마비로 약50억원을 책정
아시다시피 현대 노조 하루 파업을 하면 약1000억원의 생산차질 가져옴
불법파업이 일어나도 막을길이 없었다.

그러면서 비자금의 정당성(?)을 위해서 이런 예도 든다. 노조가 파업하면 안되니까, 그때를 대비해서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잘하는 것이다.. 라는 뜻 같다. 노조=사회악 이란 식의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긴, 삼성은 그나마 제대로 된 노조도 없으니... 적어도 사회악은 없는 것일까?

뇌물도 OK?

이러한 차원에서 기업은 자구책으로 비자금을 마련해서라도
뇌물성 아닌 정치인, 법조인, 관료에게 유능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금으로 주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서 필요한 면도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이 압권이다. 뇌물성이 아닌 "지원금"을 정치인, 법조인, 관료에게 주는 것은 한국적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한다. 뇌물성이 아닌 지원금? 바로 "떡값 받은 검사"를 의미하는 것인가보다. 절대로 뇌물은 아니고 지원금이라고 강조한다. (뇌물 아닌 지원금은 뭘까?) 그리고, 다시 한국적 상황이라서 필요하다고 한다.

가장 걸작 한 마디는 이것이다.

금융실명제도 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정도다.

꽈당...

글로벌 스탠다드, 세계를 경영하는 삼성을 위해서라면 금융실명제도 필요없다고 한다.

우리는 "투명한 기업 운영"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그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알았다. 비자금 챙기고, 차명계좌로 비자금 운영하고, 힘있는 사람들에게 미리미리 돈 좀 쥐어주고... 이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는 지름길이란 말인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성추행 의원을 두둔하는 어떤 지역 주민의 한마디.

"남자가 술 좀 마시고 여자 가슴도 만질 수 있지. 그걸 못하는게 병신이야!"
(약간 틀릴 수도 있지만, 이런 뉘앙스였음)

무조건 한국적인 상황이라서 감싸 안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세계속에 우뚝서지 못한다. IMF가 왜 왔는지 알고 있는 분이, 이러시면 곤란할 듯 하다.

삼성 특검은 삼성이 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회사를 키워온 삼성이지만, 앞으로는 세계 일류기업답게, 좀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교수님, 정말 경영에서 도덕성과 준법정신은 필요없는 것인가요? 그렇게 가르치십니까? 그렇다면, 저는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면 F학점은 따놓은 셈이네요. 그렇지만 전 그런 수업에서는 A학점 맞고 싶지는 않습니다.


미디어 한글로
2008.4.25
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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