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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청와대 로고 13년만에 변경은 오보 - 3년전에 바뀐것


청와대 로고 13년만에 변경은 오보
 
이미 3년전에 바꾸었던 사실을 무시한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은 언제나 '새롭게'

좋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각 부처도 많은 돈을 들여서 모두 의자며, 칸막이며 버리고 새로 집기 들여놓았다고 한다. 좋다. 나도 새 사무실 들어갈때, 새 책상에 새 의자에 앉고 싶을테니까. (관련기사 : 멀쩡한 집기 버린 기관 복지부 말고도 더 있다[중앙일보] 2008.4.4)

그래서, 청와대 상징로고도 바뀌었다. 좋다. 회사에서는 CI라고 한다는데, 어쨌든 이거 돈이 쏠쏠히 들어간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제일기획에서 했다는데, 돈이 얼마가 들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로고 변경이 '김영삼 대통령이 만든 이후 최초'라는 보도가 많았다. 일단, 그 보도를 소개하기로 한다.


새로운 청와대 로고 발표 [청와대 뉴스] 2008.4.2
청와대 VI (Visual Identity) 의미 :
섬기는 정부의 깨끗한 이미지와 창조적이고 젊게 일하는 정부를 이미지化

(내용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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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로고가 13년만에 바뀌었다고?

청와대 발표에는 "시기"이야기가 없다. 단지 아래의 동영상에서는 "너무 오래되었고.."라고 하는 추부길 비서관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린다. 물론, MBC뉴스도 그렇다.


(동영상뉴스) 청와대 새로운 로고 공개 [KTV] 2008.4.3

(뉴스데스크) 청와대 로고 교체 [MBC] 2008.4.2
"● 앵커 : 김영삼 정부 시절 만들어진 청와대 상징 로고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교체됐습니다. " (후략)


신문기사들은 김영삼 정부 이야기를 넣은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넣은 것만 뽑아서 정리해 보았다.

청와대 CI, '권위' 빼고 '세련미' 더하고 [노컷뉴스] 2008.4.2
김영삼정부 시절 만들어져 사용돼 오던 청와대 로고(상징마크)가 부분적으로 수정됐다. (후략)

청와대 로고 13년만에 바꾼다 [이데일리] 2008.4.2
청와대를 상징하는 로고가 13년만에 바뀐다. (후략)

청와대 로고 13년만에 교체 [한겨레] 2008.4.2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여기에 있다.

청와대 로고 바뀌었다… “더욱 친근하게” [세계일보] 2008.4.2
(일부발췌)
 청와대 측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로고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변경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결국은 많은 신문이 "김영삼 대통령때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게 13년만이니, 바꿀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2005년에 이미 바꾼 것을 3년만에 새로 바꾼 것이다. 이때도 제법 많은 부분은 바꾼셈인데, 지금처럼 언론에서 호들갑은 떨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기사 찾느라 힘들었음. 역시 노무현 대통령때와 너무 다른 언론들의 태도에 놀랐음)

청와대 심벌마크 일부 변경 [동아일보] 2005.1.5

청와대가 10년 만에 심벌마크를 변경했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4일 “1995년부터 사용해 오던 심벌마크를 일부 변경하고 3일부터 사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새 심벌마크는 기존 청와대 마크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청와대’라는 글씨의 서체를 ‘휴먼옛체’에서 ‘소망체’로 바꿨다. 또 배경의 삼각형에 그어져 있던 세로줄을 없앴고, 청와대 본관 건물 이미지에도 원근법을 도입해 입체감을 살렸다.

새 심벌마크는 명함, 봉투, 각종 기념품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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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처음" 바뀌었다는 기사는 오보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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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그림처럼 청와대 로고는 두 번에 걸쳐서 바뀌었다 (청와대 모습이 안변했으니 기본형은 그대로인 셈)


3년전에 바꾼 것은 기존 형태를 유지하면서 "글씨체"를 바꾸고 "뒷 배경의 빗금을 없애고" 원근감을 살리는 식이어서 "바꾼게 아니다" 라고 주장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알다시피) 억지에 가깝다. 같은 논리라면 이번에도 형태를 유지하면서 약간 바꾼 정도니까.

정말로,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왜 노무현 정부에서 3년전에 바뀐 것을 굳이 숨기고 13년만에 바꾸었다고 발표했는지, 언론들은 왜 그 말을 그대로 받아쓰기 했는지, 그게 궁금하다. (정말 몰랐을까?)

그리고, 한가지 더. 예전 청와대 홈페이지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의 역사나 다름 없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홈페이지도 사라지다니 좀 의아하다. 어디서 좀 볼 수 없나? 만약 예전 홈페이지가 있었다면 13년만에 바뀌었다는 잘못된 발표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이 글은 로고를 바뀐 행위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사실"을 왜곡해서 전달한 청와대 관계자 또는 기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다.


미디어 한글로
2008.4.4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