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눌러주세요 - 또 하나의 신호등, 음성 안내기
여보세요.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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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제가 말하는 것에 놀라셨다구요?
제 친구인 점자블록도 말을 하는데 저야 뭐.. ^^
그럼, 제 말씀을 좀 들어보세요.
저는 여러분이 아시는대로, ‘교통 신호등’이랍니다.
한 때 저는 아주 수다쟁이였어요. 신호가 바뀔때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라고 소리치곤 했지요. 근데, 너무 시끄럽다고 그러셔서, 이렇게 변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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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냐구요? 스위치에요. 이 스위치를 누르면 제가 말을 한답니다.
"시각 장애인용 음향신호기"라고 쓰여진거 보이시죠?
저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는데, 이렇게 단정지어버렸네요.
그런데, 이런 질문하실 분 계실거에요.
시각 장애인은 앞을 못보는데, 어떻게 저 스위치를 찾아서 누르지?
맞아요. 맞는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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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위치 밑에 점자 표시를 해두었어요.
너무 친절한가요? (물론, 이런 점자 표시 없는 스위치가 더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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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제 친구 점자 블럭이 저한테 가는 길을 안내하게 되어 있지만... 다 아시다시피... 거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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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무로 막혀 있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어쨌든, 이 버튼을 어떻게 누르느냐? 그런 질문을 시각 장애인 분들도 하시더군요.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이런 장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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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기처럼 생겼죠? 이건 장애인이 리모콘으로 저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에요.
리모콘은 어디서 파냐구요? 장애인 복지관 등에서 무상 배포하고 있다더라구요. 아마 시각 장애인 여러분은 잘 아실거에요. 저는 소리만 내니까 잘 몰라요. 이것과 버튼은 같은 역할을 해요.
그나마 몇 년 전에 설치된 장치들은, 지역마다 주파수가 달라서 리모콘을 여러개 가지고 다녀야 했대요. 참 우습죠? 하지만, 이게 현실인걸요.
잠깐.. 횡단보도가 두군데인 사거리는 어떻게 구분을 할까요? 오른쪽과 왼쪽의 신호가 헷갈릴텐데요... 눌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왼쪽 횡단보도쪽은 남자목소리가, 오른쪽 횡단보도쪽은 여자목소리가 흘러나오도록 했답니다. (버튼은 서로 반대쪽이에요 ^^ 즉, 오른쪽에 있는 버튼이 왼쪽 횡단보도를 담당하는 남자 목소리.. ^^ 헷갈리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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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아무런 장치가 없는 신호등이 더 많은데다가, 이런 무선 장치도 그리 많지는 않아요. 그나마 고장도 잦다고 하더라구요. 규격품이 아닌 것을 달아 놓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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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넓은 곳의 횡단보도에도 아무런 장치가 없는게 현실입니다
자, 이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할게요.
시각 장애인용 신호기 버튼은 결코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유심히 보셨다면 이런 표지판도 보셨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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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죠.
이 안내 메시지는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랍니다.
가끔 건너편 신호등이 잘 안보일 때가 많죠?
큰 짐을 실은 차가 건너편을 가리기도 하고, 건너편 신호등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 때도 있어요. 햇빛이 센 여름날에는 건너편 신호등이 켜졌는지도 확인되지도 않아요.
어린이는 키가 작아서 잘 안보이고, 어르신은 눈이 침침하셔서 잘 안보이시죠.
자, 그럴땐 기둥에 붙어 있는 이 버튼을 눌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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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기다리세요” 라는 친절한 안내말이 나올거에요. 신호가 바뀌면 건너가라는 말과 함께 음악도 들려줄거에요.
옆에 어린이가 있다면, 이 버튼을 누르게 해주세요. 정말 재밌어 할거에요. 그리고 "건너가도 좋습니다"란 소리가 나오면 손을 번쩍 들고 건너갈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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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항상 누르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굳이 주변에 시각 장애인이 있나 없나를 고민하지 말고 누르세요.
시각 장애인은 물론이고, 다른 분들이 아주 고마워할지도 몰라요.
물론, 시끄럽다고 싫어하시는 상인분들이 다시 민원을 넣어서, 아예 이 장치를 철거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거꾸로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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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눌렀는데 소리가 안나면, 민원을 넣으세요.
있어야 할 곳에 없으면, 민원을 넣으세요.
국번없이 110번 또는 인터넷 www.epeople.go.kr 에 접속하셔서 <경찰청>에 민원을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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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둘러보면, 저는 곳곳에 있답니다.
이제, 자주 지나가는 신호등의 기둥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즐겁게 눌러주세요.
저는, 또 하나의 신호등, 음성 안내기랍니다.
장애인이 편해지면, 비장애인은 더 편해집니다..가 아니구요.
그냥 "우리모두 편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자구요.
글 읽기 귀찮으시면.. 그냥 아래 동영상만이라도 봐주세요. ^^
시간되시면... 제 친구 → [점자 블록에 관한 짧은 사진 이야기 도 읽어주세요~ ^^
세상을 바꾸는 작은 외침
한글로. 2007.4.24
미디어한글로 media.hangulo.net
* 이 글은 2007년 4월 24일에 쓴 글이지만, 한글로 블로그 통합 작업으로 이곳에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