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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과 간디 선생 - 고액권 선정 논란에 부쳐


김구 선생과 간디 선생
고액권 선정 논란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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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에 대한 반대 여론?

오늘 하루종일 고액권 새 모델로 선정된 신사임당에 대한 찬반여론이 블로그 세상을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 김구선생에 대한 반대 여론도 눈에 뜨였는데,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아 글을 쓰게 되었다.

먼저 몇몇 신문을 찾아보면...

“신사임당 가부장시대 여성상” 반발… 한은 고액권 초상인물 [경향신문] 2007.11.5
(일부발췌) 일부 보수세력들은 김구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자칫 ‘이념논쟁’으로 번질 기미도 엿보인다.

도안인물 선정 과정ㆍ적정성 놓고 논란 [디지털타임스] 2007.11.6
(일부발췌) 백범 김구 선생의 경우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 반대 등 일각에서 평가가 엇갈리면서 고액권 인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신사임당의 경우도 부계혈통 사회의 대표적인 현모양처상을 대변해 적극적인 사회활동이라는 현재의 여성상과는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찾아보면, 아주 심한 말로 "한게 뭐 있냐!" "테러리스트" "좌빨(좌익 빨갱이)"란 소리까지 나온다.


김구 선생이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한 것은...

김구 선생
▲ 백범 김구 선생 (한국은행 보도자료 사진)



내 상식이 맞다면, 그리고 내가 찾은 아래의 자료가 맞다면, 김구 선생이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남북이 합한 하나의 나라를 세워야지, 시작부터 갈라진 나라를 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아니었나. 물론, 이상주의자라고 비난은 가능하겠지만, 그것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맞지 않다"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하나의 조국"에 있지, 결코 "분단된 조국"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헌법에 북한지역도 우리땅으로 명백히 선언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다음 백과사전 "김구" 중에서
http://enc.daum.net/dic100/viewContents.do?&m=all&articleID=b03g1478b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통일조국을 재건하기 위하여 남조선 단정을 반대하며 미소양군의 철퇴를 요구하는 데 의견이 일치하였음을 밝혔다. 그러나 5월10일 남한 단정을 위한 총선거가 실시되고, 9월 9일 북한이 정부수립을 선포하는 등 통일이 점차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어갔지만 통일조국 실현을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암살되기 한달전 "동족상잔의 유혈과 국토양단의 위기를 방지하고 자주·민주의 원칙하에 조국의 완전독립을 쟁취하려는 나의 주장과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소신을 밝히고, 이승만과의 합작은 통일정부가 설 때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통일된 자주적 민족국가수립이 그의 최대의 목표였다.

1949년 6월 26일 집무실인 경교장(京橋莊)에서 육군 현역 장교 안두희(安斗熙)가 쏜 총탄을 맞고 서거했다. 장례식은 7월 5일 서울운동장에서 국민장으로 거행되었으며, 효창공원에 안장되었다. 1962년 건국공로훈장 중장(重章)이 추서되었다. 저서로 〈백범일지〉가 있다.



인도에는 "간디 선생"이 있다

흔히 "마하트마 간디" (마하트마는 위대한 영혼이란 뜻)로 칭송되는 인도의 국부,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선생의 삶도 김구 선생과 비슷하다. (물론, 비폭력 무저항을 신조로 삼는 간디 선생과 여러 의거를 이끌었던 김구 선생과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우리는 인도가 한 나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영국의 식민지를 벗어날때 "네 개"의 나라로 분된된 것이다. 동파키스탄(지금의 방글라데시), 서파키스탄(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 이렇게 네 개로 쪼개지는 시점도 우리와 비슷하다.

1947년 8월에 파키스탄이 독립을 선언했고, 1948년 8월 15일에 인도가 독립을 했으니.. (우리나라와 광복절이 같다).. 결국 열강의 소용돌이 속에서 거대한 나라가 분단된 것이다. 분단된 이유는 종교적 이유라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거대한 인도"를 어떻게든 분리시켜서 힘을 조절하려는 열강의 속셈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역사학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가운데, 간디 선생은 종교간 전쟁을 막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썼다. 그리고, 수차례의 단식을 거쳐서 두 종파간의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다음 백과사전 "간디" 중에서
http://enc.daum.net/dic100/viewContents.do?&m=all&articleID=b01g0866b

1945년 영국에 노동당이 집권하면서부터 2년 동안 국민회의파, M.A. 진나가 이끄는 이슬람 동맹, 영국정부 간의 3자협상이 벌어졌으나 협상중인 1946~47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에 유혈충돌이 계속 일어났다. 이성과 정의, 인내와 신뢰를 호소하는 간디의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1947년 8월 간디의 뜻과는 달리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독립이 결정되었고 이는 간디의 생애에서 가장 슬픈 일이었다. 양쪽으로부터의 비난을 무릅쓰고 간디는 두 종교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이것은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간디는 단식에 들어갔다. 간디의 단식에 의해 1947년 9월 캘커타의 폭동이 가라앉았고 1948년 1월에는 델리에서 휴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인 1월 30일 간디는 나투람 고드세라는 힌두교 광신자에게 암살당했다.

간디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간디"를 보면 분명히 나온다. "하나의 인도"를 위해서 노력하는 그 분의 그 헌신적인 모습.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가 아닌가? "하나된 조국"을 위해서 애쓰시던 김구 선생. 그리고 두 분은 모두 암살당하시고 만다.

인도의 화폐에는 오직, 간디 선생만이

예전에는 여러가지 모델이 있었지만, 약 10여년전부터 나온 인도의 화폐에는 오직 "간디"선생만이 계시다. 인도는 다언어, 다민족 국가다. 같은 나라라고 하지만, 공용어만 20여개가 넘고, 실제 사용하는 언어는 수백개. 그게 완전히 외국어 수준이다. 문자도 다 따로 있고, 인종도 다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인도의 지폐 (금액은 모두 다르지만, 모델은 모두 간디 선생이다)
(화폐사진의 오용을 막기 위해서 약간의 작업을 했음. 한글로 촬영)


간디 선생이 화폐에 유일한 모델이 된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그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추앙하는 인도의 국부이기 때문이다. 간디 선생은 절대로 지금의 인도를 바라지 않으셨다. 모두가 하나로 통일된 인도를 바라셨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김구 선생이 '반쪽 대한민국의 수립'을 반대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었나? 반쪽짜리 나라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피땀흘려서 일본과 싸운것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 때 하나가 되지 못한 아픔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정통성"운운 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참으로 의심스럽다. 아직도 "빨갱이" 논쟁을 하고 있는가? 빨갱이는 바로 김구 선생의 정통성을 운운하는 사람들이다. ("빨갱이"가 나라를 좀먹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김구 선생의 업적에 대한 공과는 반드시 따져야 한다. 또한, 그것에 대한 논란은 당연히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것을 침착히 따지기 전에 무조건 "사상 논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다고, 무조건 깎아내리기 수법으로 가는 것은 정말로 그들이 말하는 "좌빨"이나 하는 짓 아닌가? ^^ 한 번에 보내는 방법, "이런 좌빨... " 아니면.. "수구꼴통.." 뭐 다 같은 수준 아닌가?

냉철하게 토론하길..

비단 김구선생의 문제만이 아니다. 신사임당에 대한 논쟁도 어느 면에서 보면 상당히 격앙된 모습이 보인다. 조금씩 냉정을 되찾고, 조금씩 발전시킬 수 있는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이미 완전히 확정된 것 아닌가? 우리가 떠든다고 바뀔 것 같지는 않은데...  거참.. 한국은행스럽다.


미디어 한글로
media.hangulo.net
200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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