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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검찰과 기억의 재구성 - 한명숙 총리 2차 공판 참관기

(이 글은 2010.3.11 오전10시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이어진 한명숙총리 2차공판의 감상문입니다.)

모든 것이 기억이 안나는 어이없는 증인

대체 검찰은 어떤 근거로 이런 증인을 내세웠을까? 한명숙 총리 재판의 핵심 증인이자 거의 유일한 증인이나 다름없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이야기다.

다른 이야기는 않겠다. 이 분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재판은 가장 중요한 증인인 곽영욱씨에 대한 검찰의 심문(주심)으로 하루를 다 썼고, 이에 반하는 한명숙 총리측 변호인의 반대심문으로 몇시간을 썼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거다.

"기억이 안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검찰에서 그렇다고 해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무슨소리인가 하니.. 한명숙 총리에게 돈울 주었다는 핵심 증인은 사실.. 몸이 너무 아픈 분이라서 '기억이 잘 안나는 분'이었다.

어느정도로 기억이 안나는 분인가하면... 오전에 이야기한 것을 저녁에 뒤엎고, 방금 이야기 한 것을 다시 물어보면 달리 대답할 정도다.

대체, 이런 분을 어떻게 증인으로 내세웠는지.. 검찰이 존경스러웠다.

13시간 참관기

오늘 공판은 10시에 시작해서 밤 11시 30분경에 끝났다. 자그마치 1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졌다.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서 계속 상황을 알렸는데.. 참 이상하지. 우리나라 중요 신문들과 TV들은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오늘의 핵심은 이거다.

1. 곽영욱씨와 한명숙 장관이 친했나? (동기)
2. 곽영욱씨가 한명숙씨에게 자리를 청탁했나? (직접적인 청탁)
3. 곽영욱씨가 한명숙씨에게 직접 돈을 건냈나? (뇌물 수수)
4. 그 결과로 곽영욱씨가 좋은 자리릉 얻었나? (뇌물에 대한 반대급부)

아주 간단히 말해보겠다. (말할 가치도 별로 없다.)

(아직 변호인측의 심문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검찰측의 심문을 기본으로 이야기하겠다.)

1. 친했나?
- 아니. 곽영욱씨는 "친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냥, 높으신 양반이 겸손하고 그래서 좋았다고 했다. 검찰은 '친했다'고 주장하지만, 곽영욱씨의 말은 그렇지 않았다.

2. 청탁했나?

- 곽영욱씨가 직접 한명숙 총리에게 전화를 했더니, 비서가 받았고, 끊고서 기다렸더니 나중에 전화가 왔다고 했다. 이것도 곽씨는 기억이 안나는데, 부인이 나중에 기억을 상기시켜줘서 그런가보다.. 했다고 한다. 거참.. 그런데, 어쨌든,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하자.. 남동발전인가 한전인가 어디에 가게되었다고 "곽영욱씨가 인사차 전화를 했다"는 진술을 했다. 이거 뭐지? 이거 청탁 전화라고 했는데...

이부분에서 검찰은 별로 설득력없이.. 거의 전화한 기억도 없는 증인에게서 "남동발전인가에 사장 지원을 해보라고 했다"고 언론에 흘렸다. 뭐 잘 모르겠다. 대체 기억도 제대로 못하는 분에게 얻은 결정적인 증거란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3. 돈 건냈나?

이 부부은 코미디중의 코미디였다. 일단.. 자기가 나가면서 미안해서 "의자에 놓고 나왔다"라고 진술했다. 그 의자에 놓고 나온것을 한총리가 봤느냐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그걸 봤는지 안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내가 미안하다고 했으니 봤을것이다"라고 했다가 "보면서 웃었으니 봤을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웃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뭐냔 말이다.

결국은 공은 "의자"에게 물어봤다. 검찰은 다움번에 증인으로 의자를 채택함이 옳을 줄로 안다.

4. 좋은자리 얻었나?

이 부분도 웃긴다. 처음에는 이랬다. 동시 다발적으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슨 부탁을 할만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곽씨는 "국사 이야기만 하길래 나는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다"고 했는데, 나중에 진술조서에 쓴것과 다르다고 하니 진술조서가 맞다고 하는 등 횡설수설의 극치를 달렸다. 

어쨌든, 곽씨의 설명대로라면.. "난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는데, 내 이야기는 하나도 안했다"는 명백한 답변이 있었고..ㅠㅠ 

그리고, 다같이 일어난 상황에서 한총리가 "잘부탁합니다"라고 했는데, 이게 그 전에 이야기를 하던것과 이어지는지, 아니면 나(곽씨)를 보고 한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두를 보고 잘 부탁한다고 해서, 나는 기분이 좋았다. (나는 나를 잘부탁한다고 생각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가, 11시가 지나서는.. 다시 바꿨다. 이건 다 뻥이고.. 전에 검찰에서는... 일단 다 일어났고, 자기가 돈을 놓고 나온 후에 복도에서 한총리가 정세균 장관에게 '잘부탁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이거야 뭐.. 이러면.. 돈은 언제 한총리가 챙겨서 밀실에 숨긴후에 다시 나와서 정세균 장관과 말을했다? 이거야.. 난감..

기억이 전혀 안나는 증인에게서 무엇을 얻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증인이라고 나온 곽사장은 "5만불을 의자에 놓고 나왔다"는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정확히 언제 전화통화를 했는지, 그게 사장 공모를 하기 전인지 후인지, 총리공관에서는 어느 건물에서 밥을 먹었는지, 어느 방에서 밥을 먹었는지.. 초기에는 몇명이서 먹었는지 누구랑 먹었는지 검찰에서도 기억을 못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정확히 기억을 하기 시작했다. 뭐, 좋다 이거다.

그런데, 그때 서빙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지도 기억못했고, 어떤 순서로 나갔는지는 대충 기억했지만, 정확히 어떤 시간 차이를 두고 나간건지도 기억못했다. 밖에 나가서 경호원이 있었는지 기억못했고, 의전비서관이 있었는지도 기억못했다.

검찰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날 총리 공관의 식사는.. 유령이 서빙을 했고. (눈에 절대 안보임) 아무도 경호를 안했으며, 비서관도 아무도 없었다. (적어도.. 그 집에서 나갈때까지는 )

논점은 이렇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다 빼고 이렇다. 5만달러를, 그것도 2만달러, 3만달러짜리 두툼한 봉투로 된 것을 가지고 와서.. 식사 내내 속 호주머니에 넣고서 있던 증인이, 나가면서 (말하면 안받을 것 같아서) 의자에 두고 나오면서 한총리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총리는 현관까지 배웅을 해줬다는 거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

이거야 원... 그런데 의자에 둔 돈은 누가 가져갔냐? 이런것은 어차피 한총리가 챙겼다는 것이다. 뭐, 거의 소머즈 수준이다.

그리고, 그 앞의 내용도 이렇다. 무슨 건설인지 무슨 발전인지에 대해서도 한총리가 이야기했다는 것은 기억에 별로 없고, 자기가 거기에 가게 되었다고 높으신 분에게 이야기했다는 이야기만 있다. 한총리와 통화한 것은 증인은 기억도 못하고 있고, 부인이 이야기해서 그런가보다.. 이러고 있다.

골프채니 뭐 이런 지저분한 부분도 있는데, 이건 너무 어이가 없다. 한명숙 총리 골프채 선물한다고 돈을 1000만원을 가져갔다는 것이 검찰측 주장이지만, 실제로 증인은 "그런것도 나중에 검찰에서 다른 사람(돈준사람)이 이야기하니가 그때서야 그런가보다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증인은 이렇다

증인석에는 내가 앉아도 증인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할 정도다. 오전에 이야기한 내용을 나는 알지만 증인은 알지못한다. 또한, 대부분의 증언에 대해서 '확실하냐'고 물으면 '기억은 잘 안나지만.. 내 생각에는' 이런식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심지어 자신이 직접 식사를 하고 돈을 속주머니에 넣고 있었다고 한 그 만찬장에서도... "속주머니에 2만달러, 3만달러 뭉치를 넣고서 식사를 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러면.. 단추를 풀르면 되겠지요"라는 식으로 남 이야기를 하는 듯 했고, 그에 대해 "증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라"고 하나 "생각 안난다"고 했다.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로 내세운 증인의 대답은 한결 같이 일관성이 있었다.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기억이 안나는 증인의 증언은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대부분의 증언이 오늘 흐트러진 것으로 보아서, 결국은 검찰이 심문과정에서 은연중으로 주입한 것이 아닌가 싶다.

기억이 안날때, 누가 옆에서 이렇게 했잖아..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면.. 그런것처럼 느껴진다.

이게 바로 '기억의 재구성'이다. 이렇게 재구성된 증인을 내세워서 한명숙 총리를 공격하려고 했는데, 너무나 재구성이 느슨해서, 오늘 다 엎어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검찰이 너무나도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존경스럽다.

심지어, 오늘 증인의 진술에 따르면, 건강이 안좋은 증인을 밤까지 심문하고 새벽까지 면담하는 등, 거의 고문에 가까운 수사를 했고, 그래서 '죽을것 같아서' 진술을 했다는 증인의 말도 있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워낙 기억을 잘 못하시는 증인이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죽을 것 같아서라는 말은 자주 쓰는 것으로 보아 진실로 추정하자.

너무 복잡하고 많은 문제들이 있으므로, 오늘 스케치는 여기서 줄인다. 오늘 10시에는 다시 증인의 심문이 계속된다. 어떤 진술이 나와도 나는 하나도 안놀라거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증언이 초단위로 바뀌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아마 기억이 잘 안난다고 대부분 대답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사실이냐고 물으면 언제나 "검찰에서 그 사람을 조사한 것을 보여줬으니.." "그 사람이 조사 받고 갔다면서요" "그 사람이 나중에 증인으로 나올거라면서요" 이런식으로 돌려 말하는 피고인의 말을 믿을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참.. 미안.. 검찰은 믿은거니까.. 내가 잘 기억이 안나서.. ㅠㅠ

(이 글은 기억에 의존해서 쓴 것이라서 사실과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잘 기억이 안난다.. 아무래도 난 검찰측 증인을 해야할까보다. 아.. 내가 뭐라고 했지?)

미디어 한글로
2010.3.12.
http://media.hangulo.net 


* 덧붙임 : 오늘 하루종일 참관한 사람으로서, 기자들 반성하길 바란다. 어떻게 신문에 그런 거짓말을 쓰나? 재판에서 있었던 말이 아닌 것을 마구 꾸며서 쓰질않나, 원래 취지와 다른 뜻으로 말하지를 않나.. 아무도 처벌 않겠지만, 자신의 마음속 양심의 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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