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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대학병원 행태
전화하면 예약 불가, 인터넷엔 자리가 널널
10분이면 가능한 검사를 2주나 기다리게 하다니!


갓 태어난 아이가 아프면...

아직 세상을 본지 2주도 채 안된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 것은, 정기적인 검진을 위해서였다. 산모는 산부인과 검진을, 아이는 소아과 검진을 받는다. 그런데, 아이의 여러가지 점을 이야기하자, 의사는 눈이 둥그래진다.

"그래요? 여긴 아주 심각한 부위인데, 여기가 튀어나와 있으면 안돼요. 이상하다. 왜 신생아실에서 이걸 발견하지 못했지?"

하늘이 덜컥 내려 앉는다. 앞이 캄캄해진다. 가슴속에선 울컥 화가 치민다. 아이의 상태를 관찰한다면서 태어난지 이틀이 지나도록 면회도 찔끔찔끔 해주던 그 병원에서 대체 무슨소린지.

아이를 집에 데려와서 기저귀를 갈다가 발견한 것은, 꼬리뼈 정도에 있는 작은 혹이었다. 만져보니 딱딱했다. 근데 대칭점에 있지 않고 한쪽에 있었다. 아내는 이상하다고 했지만, 나는 아직 엉덩이에 살이 제대로 안붙어서 그런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왜냐하면, 아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퇴원시킨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화를 내려고 했지만, 다음 이어지는 말에 그냥 입을 다문다.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세요. 오늘은 토요일이니 응급실로 가서 초음파를 봐야 해요. 진료 의뢰서를 써줄테니, XX병원에 가세요."

이젠 뭐 싸우고 뭐고도 없다. 무조건 네!네!를 연발하면서 택시를 잡는다. 그리고 멀고 먼 큰 병원에 도착한 것이 이 일의 시작이다.

큰 병원 응급실. 기다리기만 하다가...

간단히 진료만 받고 올 생각이었기에, 아이의 옷가지며 분유도 부족한 상태. 그 상황에서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런데 좀처럼 차례는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 의사 선생님이 아이의 엉덩이를 면밀히 살폈다. 그리고는 충격적인 말... "일단은 아파하지 않으니 응급한 상황은 아닌것 같구요. 외래 진료 예약과 초음파 예약을 하세요." 밖에 나가서 기다리세요... 그래서 기다렸다. 하두 기다리기 지루해서,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결국 들은 말은.. 외래 예약을 다음주에 하고, 초음파 예약은 내가 직접 따로 하라는 것이다. 대기자가 제법 많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대체 뭐하자는 것인지... 그래서, 그런 정도라면 집 근처의 "큰 대학병원"에 가겠다고 했다. 어차피 비슷할테니 말이다. 5만원이 넘는 진료비를 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큰 대학병원, 전화 예약 자리는 없고, 인터넷 자리는 있어? 병원이 저가 항공사인가?

그리고 집에와서 예약을 시도했다. 먼저 전화를 걸었다. 가장 빠른 날짜가 목요일이라는 답변이었다. 가만.. 그러면 꼬박 1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데... 응급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믿어야 하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서둘러야 하나? 아무리 물어봐도 그게 제일 빠르댄다. 그래서 그냥 예약했다. 가슴이 답답했다.

그런데, 곧 친척분이 다급한 전화를 했다.

"인터넷에서 예약해봐! 월요일에도 예약가능해!"

이건 뭔가? 어떻게 전화로 읍소하면서 부탁해도 없던 자리가, 인터넷으로는 되나? 아직 주민번호도 안나온 아이라서 좀 어렵기는 했지만, 여러 단계를 거쳐서 예약하는 화면에 갔다. 세상에나.. 인터넷에는 예약 자리가 넘쳐나고 있었다. 심지어 월요일에도 널널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쨌든, 화를 낼 시간은 없었다. 입이 바짝 바짝 마르는 일요일을 거쳐서, 월요일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접수하는 곳에 물어봤다.

"왜 전화 예약에는 자리가 없다고 하더니, 인터넷으로 하니까 예약 자리 널렸던데요?"

"아, 인터넷용 자리가 따로 있어요"

인터넷용 자리가 따로 있다..? 인터넷용이 따로 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소리다. 바로 항공사에서 예약 시스템에서 쓰는 방법이다. 인터넷 예약용 자리를 따로 확보해서 구분하는 방법. 저가 항공사는 예약 콜센터의 부하를 줄이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일찍 예약하면 할인까지 해준다.

그런데, 병원이 저가 항공사인가? 사람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데, 인터넷으로 예약한 사람을 위해서 우대 자리를 남겨둔다고? 그러면, 적어도 전화 상담할 때 "인터넷으로 한 번 해보셨어요?" 라고 물어라도 보든가.. 자기들이 인터넷 보고 예약해주면 안되나? 이게 무슨 벼락 맞을 소리인가? 전화로 문의한 사람은 그럼 죄다 바보인가? 그 사람들은 일부러 비워둔 그 예약자리에 들어가면 큰일 나나?

그런데, 아직 흥분하지 마시라.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 드라마속의 "좋은" 의사를 현실에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걸까?


겁은 있는대로 다 주고, "2주후에 검사 가능?" - 사랑과 전쟁 찍나?

아이의 상태를 살핀 의사는 상당히 충격적인 말을 했다. 일단, 신생아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심각할 경우에는 척추(척수)에 이상이 있어서 아이가 걷는데 지장이 있거나 여러가지 장애가 올 수 있으니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엊그제 응급실 의사와는 또 다른 말. 그럼, 만약 응급실 의사를 믿고, 혹은, 전화 예약만 믿고서 1주일을 또 허비했다면.. 만약 아이가 심각한 상태라면... 나는 부모로서 씻지 못할 후회를 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초음파 검사를 먼저 하자고 하길래, 언제 가능하냐고 했다. 한두시간 후라도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의사는 2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많이 밀려 있다고 했다.

"다른 방법은 없나요? 더 빨리 하는 방법은요?"
"입원을 시키면 됩니다."

입원을 하면, 순서를 조금 바꾸는 것이 용납이 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화요일이 될 수도, 목요일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아무런 문제없이 잘 놀고 있는 아이를 검사 빨리 하겠다고 병원에서 지내게 하는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거기다, 아내는 아직 몸조리 기간인데, 같이 병원의 차가운 침상에서 아이와 함께 지낸다면... 끔찍했다. 입원을 하지 않고, 빨리 하는 방법을 부탁해 봤다.

의사는 단호했다.

"지금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다 위중한 상태의 환자들이에요. 순서를 바꾸거나 하면 다 흐트러지죠. 큰 병원 시스템이란게 그래요."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소아 초음파를 보는데, 그 순서가 오려면 2주가 걸린다고 덧붙였다. 근데 정말 이상했다. 위중한 환자가 그리 많다면, 왜 화요일과 목요일에만 진료를 할까? 월화수목금.. 이렇게 하면 2주가 아니라 이틀만 기다려도 될게 아닌가?

난 마지막까지 물어봤다.

"혹시, 신생아 초음파를 볼 수 있는 일반 병원은 없습니까? 거기라도 가서 빨리 검사를 해야 안심을 할 수 있겠는데요. 어차피 쓸데없는 입원을 하는 이유가 초음파를 보기 위한 것이라면, 그 편이 더 낫지 않나요?"

의사는 몇가지 안을 제시하는데, 그 또한 다 불명확했다. 자기 병원의 본원에 응급으로 들어가서 입원을 하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로서는 별로 탐탁치 않았다. 거기에 덧붙이는 것은 "아버지의 태도를 보니, 여기서 치료를 받으면 계속 불평을 해댈 수 있을 것 같다..." 뭐 이런 말까지 했다.

한마디로 "닥치고 그냥 하라는대로 해! 아니면 딴 병원가!" 이거였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아는 의사선생님께 여쭈어봤다. 알아봐 주시겠다고 하시고선 5분후에 바로 전화가 왔다.

"대학병원에서 소아 초음파만 전문으로 보시던 분이 계시는 영상의학과(진단방사선과)가 있으니 그곳에 가서 보면 될거야"

위치까지 상세히 알려주셨다. 그래서 아까 그 의사에게 가서 말했다. 의사는 단호했다.

"그 분이 얼마나 실력이 좋은지 모르겠지만, 우리 병원의 그 분이 상당히 잘 보시는 분이다."

난, 무슨 소린지 알아 들었다. 자기 병원 아니면 안된다는 뜻이다.

"좋습니다. 그러면, 내일 입원하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초음파를 외부에서 보고 오겠습니다. 그 결과를 맹신하지 않고, 내일이 되었든, 말씀하셨듯이 목요일이 되었든, 보도록 하죠. 그러면 되겠죠?"

그래서 입원 수속을 하고서 부랴부랴 이동했다.(총 택시비만 10만원이 넘게 나온 날이었다.)

그 선생님이 그 선생님! 하늘이 도우시다

아직 출생신고가 안된 신생아를 받아본 적이 없는 그 영상의학과는 제법 규모가 있었다. 어차피, 의료보험 적용도 안되는 검사라고 하니, 비보험으로 무조건 접수했다. 5분정도만 기다리면 검사를 해준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 벽에 있는 그 선생님의 약력을 찾아서 읽던 도중, 난 기절할 뻔 했다. 이 분이 현재 아까 그 대학병원에서 소아 전문 검사를 하고 계시다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물어봤다.

"이 선생님이 그러면, XX대학 병원에 출장가시는거 맞나요?"
"네, 화요일하고 목요일에요"

아. 이럴수가!

2주를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던 그 전문가 의사선생님은 바로 이곳 외부 병원에서 계속 진료를 하고 계셨던 것이다. 예약하고 2주를 기다려야 만날 수 있다던 그 선생님을, 여기 병원에 도착한지 5분만에 만났다. 나는 울어버릴뻔 했다. 정말 하늘의 도움이 아니고서야... 예수님, 부처님, 알라..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싶었다.

검사는 간단히 끝났다. 별 문제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서 MRI정도는 찍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늘 검사한 데이터는 모두 그 대학병원에 내일 가서 저장해 놓고, 의사선생님께도 말씀을 드린다고 하셨다. 정말이지 감격, 감격...


대체, 대학병원은 뭐하는 곳인가?

우리가 큰 병원을 찾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그 병원에서만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해서 그런거다. 혹은, 다른 곳보다 실력이나 장비가 뛰어나서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검사할 선생님을 외부에서 초빙해서 오면서, 나쁘게 이야기 하면,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쓰면서, 애꿎은 환자들을 2주 이상 기다리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더 나쁘게 이야기 하면, 그런 절박함을 이용해서 입원을 시켜서 병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만약, 대학 병원에서 2주를 기다려야 하지만, 그 선생님의 개인 병원에 가면 10분만에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대학병원이 그냥 폭삭 망해버릴까? 아니면, 대학병원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까? 꼭 대학병원은 무조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식으로 그렇게 가야 하나?

사람을 더 뽑든지, 혹은 기계를 더 사든지, 아니면 다른 병원과 협력을 하든지 해서, 적어도 "사람을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본적인 의술을 펼치면 안되는 것인가?

앞서 이야기한 "인터넷 우대 예약 시스템"도 어처구니 없거니와 10분이면 될 것을 2주를 꾸역꾸역 기다리게 하는 대학병원의 행태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어디 이것 뿐이랴. 대학병원, 아니 종합병원의 비합리적인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부조리함을 당하는 사람이 환자와 환자 가족이라서 "쫓겨날까봐"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 낫고 나면 "더러워서" 말을 안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런식이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의료시설과 수준이 세계 최고이면 뭐하나? 기본적인 인식 자체가 "아주 이상한 성격을 가진 장사꾼"이 되어있으면 어떻게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나?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난다. 생각 같아서는 병원 이름까지 밝히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밝히지는 못한다. 단지, 병원 관계자들이 조금이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추가 (2008.11.29)

의사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들께서 냉정하게 '별로 급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오버한 보호자 탓'으로 돌리는 것 같아서, 그 간극이 얼마나 큰지 알 것 같습니다. (제가 병원에 간지 2주가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술까지 결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했다면, 2주 지난 시점에서도 아무런 치료도 못받고 안절부절만 하고 있겠지요. 제 불평이 어디가 잘못이 되었나요? )

저희 아이는 대학병원에서 "더 큰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거기가 더 잘할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큰 대학병원"은 저희집에서 택시비로 4-5만원(편도)이 나오는 곳이죠. 그것보다 아이가 두어시간 가까운 여행을 열댓번 해야 된다고 하니 끔찍하더군요. 거기다가 같은 대학병원인데도 "영상자료는 거기 가서 새로 찍어야 합니다"라고 친절한 안내까지.. 제가 이리저리 뛰면서 찍은 초음파 사진은 그냥 저기 멀리 안드로메다로.. -.-;

어쨌든, 그래서 조금 더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갔습니다. 운이 좋아서 바로 다음날 예약이 되었고, 친절한 선생님께서 그날 모든 촬영과 검사를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더군요. (처음부터 이랬으면..) 그리고 다음주에 수술 날짜까지 잡았습니다.(저는 오히려 천천히 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선생님께서 서두르시더군요. 또 보호자가 급하게 해서.. 어쩌구 라고 악플다실 분들을 위한 설명입니다.) 

뭐 여러가지 자세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저는 모든 대학병원,종합병원이 조금만 더 환자의 편에서 생각해 주었으면 할 뿐입니다. 택시비가 왕복 5만원 이상 드는 곳, 무엇보다 한달도 안된 아이가 하루에 두어번 그렇게 이동하고 나면 잠도 못자고 뒤척이더군요. 그런데도 몇주후(!)를 주장하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 부모들은 속이 시커멓게 탑니다.

수술이 잘 끝나길 빌며, 여러 도움말씀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의학지식(?)을 알게되었네요. 한 의사선생님이 두개의 병원에 근무하지 못하니 불법이라고 하신 분들은... 글쎄요. 개인병원 가면 대학병원 진료한다고 자랑해 놓은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더군요. 불법이 아니라 편법으로 하든, 제가 간 그곳의 선생님은 분명히 그 대학병원에 자료까지 주시고 진료하신 분과 상의까지 했다고 합니다. 대체 현실도 제대로 모르시는 분들이 어려운 말로 훈계부터 하시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지 못합니다. (2008.11.29)






미디어 한글로가 아니고..
그냥 아이아빠 한글로.
2008.11.26
http://media.hangulo.net


※ 참고로 소아 초음파를 위해서 피를 말리면서 2주를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방법으로 찾아보길 권해드린다. 물론, 큰병원에서 그것을 인정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초조하게 2주를 보내느니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는 것이 낫다.

※ 혹시 대학병원/종합병원의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아래 댓글에 (비밀댓글도 좋음)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리를 해서 다시 글을 쓰는 것도 생각중입니다. 제가 어느 영상의학과 병원에서 했는지 궁금하신 분은 비밀 댓글로 이메일을 남겨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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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윤재남 2008.11.26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랄까? 의사랑 환자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습니다. 정보의 일방성이라고 하는 부분이 그렇구요. 또, 대학병원 선생님이 보시기엔 늘 보던 환자중 한 명이지만, 한글로님께는 가장 소중한 한 명이기에(더더군다나 어디가 아픈지 표현도 할 수 없는 신생아이기에) 절박함의 차이도 있겠지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저희 어머니가 올해 수술을 하셨는데, 수술이후 X-ray 촬영을 해야 한다고 촬영실에 내려가 있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한참동안 방치되어 있으셔서 6시간 넘게 수술하신 어머니가 직접 전화하셨습니다. (전신 마취 후 처음엔 목소리도 내기 어려운 것 아시죠?)
    처음엔 저도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너무 났습니다. 좀 생각해 보니 수술 받으러 온 거지, 대접 받으러 온 건 아닌 것 같아 좀 추스리고 가족들도 안정시켰습니다.

    대학병원이란 곳이 워낙 환자도 많고, 환자 한 명, 한 명 신경 쓰기보단 질환 자체에 대한 검사 및 치료를 하기에도 바쁜 상황이라, 열받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이런 것에 의료의 본질적인 문제, 우리나라 만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길어졌지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위급한 상황이나, 당장 해야 하는 검사 같았으면 그 대학병원 의사 선생님께서 당장 검사를 할 수 있게 노력하셨을 것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모르겠지만, (어느 분이 말씀하신 syringomyelia같기는 함니다만..),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빠른 진단이 필요한 상황이라 그렇게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많이 서운하셨을 거 같고, 그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도 잃을 수 있겠지만, 한글로님의 경우처럼 아는 사람을 통해 소아 초음파를 전문으로 하시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경우도 드물겠고, 또 그 분이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하시는 확률은 더 드물 것 같습니다. 또한 소아 초음파 하시는 선생님만 아시면 모든 과정이 해결되리라 생각하시겠지만, 그 대학병원 선생님이 필요한 검사(물론 1차 병원 선생님과 의견이 같으실지라도)를 권유하시는 과정도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필요한 과정이었음이 분명합니다.
    남들보다 소중하고 귀한 아이라서 남들보다 아빠, 엄마를 더 힘들게 했으리라고 너그럽게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소아과 선생님도 한글로님에 대해 특별히 못되게 하거나, 적절한 진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물론 대학병원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대학병원을 가시더라도 그런 과정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기분이 많이 풀리시진 않겠지만, 대학병원 선생님이 좀 심하게 욕먹는 것도 아닌 듯 싶어 긴 글 올립니다.

    뱀글 : 초음파 및 검사 하신 병원이 어딘 지는 널리 알려 주시는 것도 비슷한 경우의 부모님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이 어딘 지 말씀하시는 것은 좀 그럴 거 같구요.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글을 올린 것은 대학병원 선생님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대학병원 선생님도 어쩌지 못하는 병원의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스템'은 어쩔 수 없으니 적응해야 한다고 하니 화가 더 나는 것이겠지요.

      일부러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밝히는 순간 화살은 특정병원, 특정인에게 몰릴테니까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치료도 아니고 검사 하나를 받기 위해서 초조한 시간을 오랫동안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습니다. 저는 해결했지만, 이또한 아직 다시 진료를 보지 않았기에 새로운 시작일수도 있습니다.

      종합병원,대학병원들이 환자들이 빠르게 진료받고 검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한다면, 사회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3. BlogIcon 두빵 2008.11.26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의 글과 댓글에 단 글을 보니....아직까지 흥분이 가시지 않은 것 같군요.
    일단은 진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바로 앞 윤재남님께서도 댓글로 좋은 글을 남기셨지만, 대학병원의 현실과 환자분과의 간극은 너무 멉니다.

    님은 급하니까 우선적으로 빨리 치료를 받겠다는 것이고, 대학병원은 정말로 급한 응급아니면 예약후에 검사합니다. 대부분 밀려 있으니까...
    님이 응급이라고 생각해도 진찰한 의사가 응급이 아니라 좀 있어도 될 것 같다고 하면 예약해서 하면 됩니다.

    그리고 입원해서 하라고 했다고 뭐라 하는데, 그 의사는 님의 편의를 봐줄 뜻으로 그렇게 이야기 한것 같은데, 매도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군요. 입원해서 빨리 해주겠다는 말은 입원후에 대기환자가 취소되면 그때 빨리 검사를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고, 그 또한 언제 될지는 담당의사도 모릅니다.

    그리고 외래 교수.....앞서 댓글에서도 누가 말했지만 한의사가 여러 병원에 있는 것은 불법이고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아마도 외래 교수라고 써붙인 것은 그 의사와 그쪽 대학병원과 긴밀한 관계로 의뢰하면서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그렇게 써붙인 것이고 같은 의사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자세히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대학병원의사도 의사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환자분의 편의를 봐줄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고....님도 환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못참는 것입니다. (님이 잘못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영국의이야기도 만일 같은 질환이었으면 영국같은 경우에는 몇달이 걸립니다. 바로 대학병원으로 갈 수도 없구요.

    뭐 이렇게 말해도 흥분된 상태에서는 귀에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제가 이렇게 써도 별 효과는 없겠지요.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의 댓글에 달았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그 부분이 저희(환자들)가 보기에는 '완전히 몰상식하기' 때문에 이 글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영국 이야기는 들을수록 불쾌하네요. 영국의 신생아는 방치된다는 느낌이 드는데, 영국대사관에 확인이라도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척수에 이상이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가 몇달 걸려서 진료받고, 진짜 이상이 있으면 손쓰지 못하는 지경까지 가는것인가요?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식적으로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 밀려 있으니까" "대부분 밀리지 않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죠.

  4. 어랍쇼 2008.11.26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양수가 적다며 입원하라고 해서 어제 와이프를 입원시켜놨는데....병원이란 곳이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장해가며 쓸데없이 검사란 검사는 다 하게 하죠. 병원이란 곳이 병의 원인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검사란 검사 다하고, 거기에 드는 돈도 무지막지하잖아요. 돈 이야기는 일부러 하지도 않았지만.. 휴...

  5. 에고... 2008.11.26 1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아가야는 좀 괘아는가요? 저도 아가 출산한지 이제 백일 지났네요. 얼마나 가슴이 철렁 했을지... 그 심정 말로 다 못하지요. 그렇게 사랑스럽기만 한 아가야가 평생이 달린 일이었는데... 냉정하고 침착한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지요. 말은 냉정 침착해야 한다는 것 알지만 부모의 마음이 어디 그런답니까... 지금까지도 편히 자본 적 없어요. 아이의 끙끙 소리만 들려도 바로 바로 눈이 떠지고, 낑낑 소리만 들려도 눈이 땡그래지니.. ㅎㅎㅎ 아무쪼록 아가의 무사함을 빕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렴 아가야...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아기 키우는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 차례를 밀어내고 진료받게 해주라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을 더 빨리 진료받게 해달라는 것인데... 너무 큰 꿈일까요? 고맙습니다! 아가 쑥쑥 잘 크죠? ^^

  6. BlogIcon zzokpa 2008.11.26 1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생각하기는 싫은 그것. 의료수가와 건강보험료 인상이 답입니다.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 돈이 적어서 그런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제가 받은 초음파 등은 어차피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고가의 검사더군요. -.-;

  7. 내과의사 2008.11.26 1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소아과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5년동안 살았던(레지던트=거주자?)병원+파견나갔던 병원+군대가기전 1달간 알바(?)하던 병원의 시스템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우선 한글로님께서 오해하신 부분이 약간은 있습니다.
    그리고 댓글다신 분들 중 현실을 잘못알고 계신분도 보이는군요.

    우선 대학병원의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의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보다는 "책임소재"입니다. 미용성형이 아닌 다음에야 푼돈(?)인 검사비때문에 환자를 속이는 일은 없지요.

    한글로님의 급박한 심정에도 불구하고, 정말 "당장 손쓰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 같은"환자가 아니었기에 뒤로 밀린겁니다. 한정된 검사장비와 인력을 가지고, 대학병원으로만 밀려오는 환자들에게 "내 가족같이""빨리빨리"...불가능합니다.
    어떤 검사실이든 초응급>입원환자>외래환자 의 순서가 적용됩니다. 그러면 급한 외래환자는? 입원시킵니다. 중소병원들은 입원환자 늘리려 하지만, 대학병원들은 병실이 모자라 별거아닌 환자 입원시켜놓으면 눈총받습니다. 중환자실 같은 경우 서로 자신의 응급실 대기환자 또는 일반실에 있는 중환을 중환자실에 입원시키려고 교수들간에 파워게임(?) 비슷하게 벌어지는 경우까지 있지요.

    문제는 시스템입니다.
    응급실에서 보셨던 그 의사는 약간의 귀찮음(응급환자는 아니므로)+아주 낮은 확률이지만 아기가 중한 병일 확률에 대한 자기방어+성질급한 환자 또는 보호자 때문에 이병원 저병원 돌아다니다 결국 다시와서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예약 순서에서 더 밀려버리는 경우가 될 가능성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복합적인 심리였겠지요. 하지만, 그 의사도 환자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단축시킬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신의 병원의 상황조차 여기저기 전화통 붙들고 있어야 겨우 알 수 있는데, 그것도 검사실이 근무시간 내이고, 성실히 알아봐준다는 전제하에서죠. 보통 방사선과 검사들은 적게는 1-2만원부터 많게는 80여만원까지 한번 검사에 들어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죠. 그래서 외래환자들은 수납을 하고 직접 검사실에다가 예약하게 하는겁니다.그런데 검사실에서는 외래와 입원환자들의 중간중간에 "초응급환자"들의 응급 검사까지 해야 하기에 검사실의 예약 장부는 엉망이 되기 쉽상이죠.(가끔 초응급일 경우 의사들이 빌고 빌어서 점심시간에도 검사하는 경우도 있는데,검사실직원들 10분만에 밥 후다닥 먹고...불쌍하고 미안하죠...의사입장에서는...)
    하물며, 자신의 병원 밖의 상황은 거의 전혀 모른다고 봐야 합니다. 알 수가 없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상황을 가지고 확정적으로 환자에게 말해주는 것은 더 큰 잘못이지요.
    이런 비효율에서 오는 환자의 불편함과 고통은 선진국을 포함한 전세계 공통입니다.
    해결 방법은 "코디네이터"의 전영역으로의 활성화 입니다. 바쁜 의사, 간호사들을 대신해서 검사 일정 조정, 복수 과목 진료시 진료시간 조정 등을 안내해주고 대신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어느정도 해결 가능하겠지요. 물론"안내"데스크는 어디든 있지만, 현재 "안내데스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의학적 지식이 거의 없어 별 효융이 없습니다. 길안내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지요. 그 병원 사정에 밝은 3~4년차 이상의 중간급 간호사 정도 되는 사람들을 안내데스크에 앉히고 그사람들로 하여금 각종 예약의 조정역할을 맡게 해야 어느정도 해결이 되는 문제인데...돈이...그 고급인력을 그냥 로비에 세워둔다고요? 돈도 안되는데?-지금 시스템으로는 해결 불가입니다.
    타병원 사정? 1339에 전화해본 사람이라면 분통터져 다시는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안들겁니다. 1339 사람들 병원 사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응급환자 진료 가능 여부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데, 외래 검사실 정보...21세기 말에나 될까? 1339에서는 전화 받는 사람들 말고 주위 병원정보를 모아서 관리하는 사람도 필요한데...
    결과적으로 한글로님 같은 경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써는 없습니다.(저도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참 걱정입니다.의사인 저도 사정상 주말부부하는데, 떨어져 있는 동안 아이가 아프다면 답답해집니다.)
    참고로 의사는 법으로 한곳에 의료기관에만 등록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병원에서 검사장비들을 대여해 줄 수 있고, 병원에서는 다른 병,의원으로 검사 및 진료 의뢰를 할 수 있지요. 실제적으로는 그 방사선과 의사분이 종합병원에서 진료하는 것이지만, 서류상으로는 병원에서 방사선과의원으로 검사의뢰를 하고 방사선과 의사가 그 병원의 장비를 일시임대 이용하는 것이지요. 엄밀히 말하면 불법의 소지가 있지만, 아직까지 이런 형태의 진료에 태클은 없었습니다.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그런 부분이었군요. 말씀해주신 '코디네이터' 부분은 눈이 확 뜨이네요. 그런 사람만 있다면야, 제가 이리 저리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았어도 될 뻔했어요.

      진솔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도 괜히 다른 병원 갔다고 미움받을까봐 이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입원하겠다고 서류까지 꾸몄습니다만.. 어제까지도 침상이 없다고 기다리라는 메시지가 오더군요. 거참..

      내과의사님의 댓글 다시 감사드립니다.

  8. ㅉㅉㅉ 2008.11.26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습니다....
    역시 의사놈들이란 돈만 밝히는 족속들....
    안봐도 훤~~~하지....
    ㅉㅉㅉ
    다 싸그리 잡아서 족쳐야 되는데.....
    그리고 위에 알바놈들!!!
    진실을 덮으려고 하지 마라!!!!
    이런말 하면 또 알바놈들이 뭐라고 하겠지?
    그래...평생 그렇게 살아라.......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스템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다른 이야기로 흘려보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쩝... 단지 저는 '모든 환자들이 빨리 진료받고 검사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달라'는 것인데...

  9. BlogIcon 두빵 2008.11.27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알리미를 보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시스템 이야기를 하시면서 정작 블로그의 글은 단순히 대학병원과 그 의사는 왜 그러냐.....그런 뜻으로 보입니다.

    시스템이야기를 하실려면 좀 다른 각도로 봐야 할 것도 같은데.....

    의사도 그 시스템에 묶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물론 이용하는 환자들도 이에 대한 불만은 많구요.

    이에 대한 개선은 수많은 논의와 사회구성원간의 합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문제점을 느끼셨으니, 의료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님께서 싫어하시는 영국의 의료제도도 함께....^.^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11:16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글을 읽는 사람의 태도에 따른 것이겠지요. 그러고보니, 대학병원과 의사가 바로 그 의료시스템의 일부니까 책임이 없지는 않겠습니다.

      영국 이야기를 하시지만, 영국은 신생아 많이 죽인다는 모욕으로 밖에 안들립니다만.. 검사도 안해보고 육안으로 응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묘한 '눈'을 가졌거나요.

      제 경우만 해도 영국에서 바로 검사 받았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만.. (영국 대사관에 정식 문의해 보겠습니다.)

  10. 전지경 2008.11.27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비슷한 경우이기에 댓글 남김니다.
    제 아이도 태어났을때부터 엉덩이에 혹이 만져졌는데,
    병원에선 전혀 모르고 있더군요.
    친정엄마가 발견해서 병원에 이야기해주었더니,
    여긴 지방이라 그냥 두고 보자고만 하더군요.

    그래서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빨리 진료 볼 수 있는 병원이 어디인지 꼭 알려주세요.
    기차 타고 가서 2주동안이나 신생아를 데리고 서울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멜로 꼭 알려주세요.
    chocopa2@naver.com

  11. BlogIcon Hwan 2008.11.27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소중한 아이 때문에 맘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전 응급의학과 의사로 전공의 시절 바로 그 응급실에서 응급이 아니니 외래 진료를 보라고 한 의사 역할을 맡고 있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병원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학 병원의 경우 대부분 응급실 자원에 비해 많은 환자를 수용하고 진료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응급실에서 진료할 환자와 외래로 보내야 할 환자를 분류(triage)해서 응급실에 들어가는 환자 자체를 줄이는 일입니다. 아무리 환자가 많아서 침상이 모자라 환자들이 의자에 앉아 있고 바닥에 누워 있더라도, 언제 닥칠지 모를 심폐소생술 환자를 위해 침상 하나는 비워놔야 하는 것이 응급실이고 환자를 진료하던 중이라도 다른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사과 한마디 없이 그 환자에게 달려들 수도 있는 것이 응급실입니다. 따라서 환자를 분류하는 일은 응급실 과밀화를 방지하고 응급 환자의 진료가 불가능해져 응급실의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를 막기 위한 필요한 절차입니다.

    물론 단순한 진찰로 환자의 응급/비응급을 완벽하게 가려낼 수는 없고, 또한 환자나 보호자는 누구나 급하다고 생각하고 응급실로 내원했기 때문에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응급이 아니라고 대기시키거나 외래로 환자를 보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고, 응급실 앞에서 보호자들과 얼굴을 붉히고 다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본연의 기능을 위해서는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부작용입니다.

    이런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된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어 충돌 자체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차선책으로는 결국 의사와 환자(또는 보호자) 간의 소통이 원할해지고 서로 간의 신뢰가 쌓이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또는 보호자)에 대한 적절한 설명인데, 이런 부분은 항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의사들 스스로 자질 문제도 있겠지만, 부족한 인력으로 과도한 업무를 감당케하는 고질적인 시스템의 문제, 1차 병원의 경우 방어 진료를 위해 위험성만 강조해서 응급실로 전원해 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 등이 이런 소통을 막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해결이 안되는 것은 역시나 돈 문제가 아닐까 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비싼 보험에 가입해서 그 보험에서 지정하는 좋은 병원을 이용한다면 최선의 서비스를 받습니다. 그 돈으로 충분한 인력과 공간, 장비를 구비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돈이 없으면, 특히 보험 하나 가입하지 못했다면 무조건 과밀화된 공립 병원 응급실로 가서 응급실 앞에서 수시간 씩 기다리고 정 안되면 돈 떼먹고 도망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전자의 돈많은 미국 환자와 같은 서비스를 원하지만, 누구도 그만큼의 돈은 지불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 재정에서 의료에 투입하는 규모나, 건강보험의 수가는 상당히 낮습니다.

    현실적으로 더 많은 돈이 의료쪽에 투입되는 것은 단기간에 불가능하고, 그래서 인력이나 공간, 장비 충원이 불가능하다면 있는 상황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효율성 속에서 각 환자 개개인에게는 최선의 의료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사람의 의료인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보통 국민들은 자신이 의료를 이용할 상황이 닥쳤을 때 현실을 비판하기만 하죠.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스스로의 몫을 다하고 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됐든지 현실에 있어서 그런 상황을 환자가 납득하게 만드는 일은 의료인의 몫입니다.

    한글로님의 겪으신 의료인들이 이런 의무를 제대로 다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그로 인한 한글로님의 분노에 공감합니다. 제가 쓴 글이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열악한 상황에서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인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이해를 하시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1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진솔한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저도 좋은 의사분들과 친분이 있어서 무조건적인 반감은 없습니다. ^^ 조금이라도 합리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이 마련되면 원이 없겠네요.

  12. 윤재남 2008.11.27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글로님의 블로그를 눈팅하던 입장에서 보면, 다른 문제에는 충분히 이성적이셨던 분이 아직까지도 감정적(물론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은 됩니다만...)인 면이 더 두드러져 보여 안타깝습니다.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이게 어찌보면 보수, 진보의 철학적인 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대학병원은 대학 + 병원 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 일반인을 숙련된 의사 및 간호사등의 의료인을 양성하는 기능이 더 우선이라는 얘기겠지요. 아니면 XX병원 부속 의과대학이라 하겠지만요.

    물론 완전 무결한 시스템이 아닌 건 맞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제도 분명히 있습니다. 큰병원, 대학병원의 과도한 선호현상으로 대학병원의 로딩이 그만큼 증가해 환자 한 명, 한 명을 배려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진료비를 엄청 올려(결국 민영화가 답인가요?) 소수의 환자를 진료하여도 경영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의료계의 현실은 그게 아닙니다. (-> 물론 그래도 의사들 돈 잘벌지 않느냐? 하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실제로 폐업하는 병원도 많아지고 있으며, 대형병원 이외의 거의 모든 병원은 비정규직으로 직원 유지를 하고 있기에, 또다른 의료인(간호사, 방사선사등...)에 대한 착취(?)로 의사들의 월급이 유지되는 형상이죠.)

    괜히 이런 얘기만 나오면 저도 흥분되어서 쓸데 없는 얘기를 드린 것 같네요. 코디네이터에 대한 글을 보고 공감하시는 것 같은데, 실상 코디네이터를 쓰는 병원이 많습니다. 성형외과, 피부과, 관절 수술 전문 병원등.... 공통점이 뭘까요? 뭐.. 아시리라 믿습니다. 코디네이터가 환자 편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거든요.

    오히려, 님같이 급한 상황을 이용해 돈이 되는 더 많은 검사 및 치료를 권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을 것입니다.

    간단히 줄여서, 모든 문제는 한글로 님께서 아이를 사랑하시는 맘이 너무 큰 나머지, 현재 약간 감정적이 되신 면이 대학병원 너네 왜이러냐? 라고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바닥에는 의사 및 의료 행위에 대한 불신(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냐?)이 깔려 있는 것 같구요.

    우리나라 미디어의 부족함을 느끼고 블로깅을 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한글로님의 블로깅 파워로 봤을 때, 많은 노출이 있을 만한 글에서, 감정이 너무 개입되어 한 쪽으로 쏠린 의견을 개진하시는 것이 또다른 나쁜 미디어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시 글 남깁니다.

    모쪼록, 아이가 MRI에서도 이상없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기만을 기원합니다.

    • 윤재남 2008.11.27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참 말은 긴데, 쓰고 보니 해결책이 없네요. 제가 해결책을 낼만한 머리가 안 되어, 좀 더 개선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모든 병원들이 대형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규모가 안 되는 병원들은 좀 더 친절해 질 것이라는 점뿐일 것 같습니다.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1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하지만 오늘 병원에 가니 더 큰 병원에 가라고 하더군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병원이 노출될 것 같아서) 그 병원은 같은 대학병원이긴 하지만, 제가 애써 검사한 초음파 자료는 공유가 안되니, 다시 검사를 하라는 친절한 안내도 있었습니다.

      감정적이라고 하셨지만, 전 충분히 이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문제에서도 충분히 감성적이었던 적도 많구요. ^^

      결국, 제가 해결하지 않았으면, 그 병원에 입원해서 며칠동안 고생하고 간신히 검사한 후에 똑같이 딴 병원으로 가라는 소리 밖에 못들었겠지요.

      이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지도 좀 의아한 상황입니다. 다시 처음부터 원점으로... 쩝...

  13. BlogIcon zzokpa 2008.11.27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 시스템 뜯어 고칠려면 돈입니다. 수가인상 수가인상

    • BlogIcon 한글로 2008.11.27 1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충분히 돈 안들이고도 가능한 부분들이 수두룩하다고 생각됩니다만, 가장 쉬운 부분만 주장하는 것은 아닐까요?

      일례로, 위의 예약시스템 문제는 돈과 크게 상관이 없지 않나요? 또한, 적체된 검사 문제는 다른 병원과의 협진으로 가능할 듯도 하구요. 가능한 부분을 먼저 찾지 않고 늘 수가 인상부터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14. BlogIcon ikhwan 2008.11.28 0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 둘째 낳았데... 여태 모르고있었내. 애기 때문에 마음 아픈일이 많은가 보구만~ 대학병원에 워낙 몰리다 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 가끔 병원에 가보면 정말 대한민국에 아픈 사람 참 많다는 생각도 들고. 어쨋건 애기는 든든한 아빠 있어서 참 좋겠다 ^^; 애기 얼굴은 돌잔치 때나 한번 볼 수 있겠내.

  15. 아이아빠 2008.11.28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어보고 대학병원에도 근무하고 지금은 개인의원하는 저도 공감하는 글인것 같네요...
    근데 이 비합리적인 현실이 일반화 되고 있어요...
    초기에 응급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판단기준인데 응급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생긴일같군요...

  16. 네~ 2008.11.28 1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런데 저는 대학병원에서
    우리아가 치료 너무 잘해주시고,
    수술날짜도 빨리 잡아주셔서 고마울뿐이었는데..

    저두 의료기관엔 아는사람 하나없이
    막막한 상황이었는데

    2차의료기관에서 3주간 입원해 있는동안
    인터넷으로 **대병원을 예약했습니다.
    1주후에 날짜가 있더군요.
    그래서 예약을하고
    필요한 서류들 챙겨서
    1주후에 올라갔습니다.

    교수님 의자끝에 늘어져 앉으시고,
    주위에 학생들 3명 서있데요..
    우리 아가 진료하신후

    교수님.. 수술로 인해서 생길수 있는
    이런저런 상황 말씀해주시고

    수술을 할지말지 결정하시라고 하길래
    당장 수술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간호사에게 병실 알아보라고 하고, 병실있다니까
    바로 입원해서 초음파 검사 하라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검사할꺼 입원해서 하면
    6세 미만들은 거의 돈 안나온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시데요..

    병원마다 의사마다 다르고,
    의료기관에 맡길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발로 찾아간 병원을
    믿고 맡기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바보같이 네~ 네~ 만 합니다.

    우리 신랑이랑 좀 교수가 거만하다 했다가
    치료만 잘하면 되지머~ 하고요...하하

    어쨌든 아가가 아프면 부모들은
    애간장이 타지요..

    더구나 님 같은경우엔 장애로 남을지 모른다는 말에
    더더욱 겁이 났을테구요..

    아무튼 애기가 아무일 없다니 다행입니다.

    우리 아가들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길 빌뿐이에요~

    기냥 우리 일도 생각이 나서 횡설수설했네요~

  17. 아직도.. 2008.11.29 0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병원의 행태란 제목을 보고 눈에 확 띄어 들어와 봤습니다.
    먼저 저는 현재는 결혼한지 2년차되는 아직은 아이가 없는 여성입니다.

    한 2년쯤 된일인데 아직도 그때 생각만하면 얼굴이 벌개지고 가슴이 뜁니다.
    어찌보면 님과는 초점이 약간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는데
    그동안 너무 억울했던거 하소연 한다는 생각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하소연을 님께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서도..

    그 날 아침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살살 아팠는데
    제가 아이들과 같이 하는 일을 하고 있던 터라 쉽사리 병가를 낼 수가 없어 출근을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배가 점점 더 아파오는데 처음엔 대장에 들은게 많아선가 싶어(변비가 좀 있어서..^^::)
    두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렸지만 전혀 차도가 없고 퇴근경엔 걷지도 못할만큼 아파와
    택시를 타고 집근처 병원을 갔습니다. 평소 제가 아플때마다 진찰을 받던 병원이라
    일단 그 병원부터 찾았는데 의사가 보고는 맹장인 것 같다고 응급진료 의뢰서 써줄테니 근처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고 해서 부랴부랴 엄마를 불러 부천에 있는 카톨릭 대학병원으로 갔지요. 응급실로 들어가 진료서를 내밀자 침대하나를 내주고는 한~참을 기다려 인턴으로 보이는 의사에게 기본 질문을 받고 심전도부터 혈압, 체온, 혈액체취 등등 거기서 '기초'라고 부르는 여러개의 검사받았죠. 또 한참을 기다려 좀더 경험있어보이는 의사가 오더니 맹장이 아닌것 같다고 초음파를 해봐야겠다고 또 한참을 기다려 초음파를 해보니 자궁에 혹이 있다고 혹이 꽤 크다고 입원을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부모님이 완전 기겁하게 놀래셔서는 당장 입원 시킨다고 수속 밟고 그길로 입원실로 올라갔습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문제는 입원후부터 제 상태가 날로 안좋아졌다는 거죠.
    총 열흘 정도를 입원해 있었는데 초죽음이 되어 퇴원을 했습니다.
    입원 다음날부터 항생제 적합검사를 한후 하루 세병씩 항생제를 투여 받았습니다.
    같은 입원실에 아주머니 암환자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분들 왈 암환자한테나 항생제 3병씩 걸어주던데 시집도 안간 처녀 같은데 어디 많이 아픈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이틀 삼일 될 수록 없던 열까지 나며 밤에는 구토에 시달렸죠. 제가 간호사한테 열이 나는 것같다고 여러번 얘기했지만 항생제때문에 미열은 있을수 있다고 그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제차 무시하더니 열이 38도 5부, 39도까지 올라 제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 되자 옛날 체온계로 다시 재주고는 심각하다고 열 내리는 주사를 놔줬지요. 이후 며칠간은 하루 한번이상씩은 그 주사를 맞아야 했습니다.그리고 언젠가부턴 목에 없던 망울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딱히 아프진 않았기에 그냥 없어지겠거니 하고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의사가 혹이 줄어들질 않는다고 항생제를 바꾸면서 계속 줄지 않으면 수술로 제거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또 한번 부모님을 기겁하게 만들었지요. 시집도 안간 처녀가 자궁에 칼을 대야 한다니
    얼굴이 하얘지셔가지고는 벌써부터 초상집 분위기였죠.
    그뒤로 며칠동안 다른 항생제를 역시 하루 세병씩 투여받았습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신경안쓰려던 목의 망울이 갯수가 많아지고 크기가 커지면서 육안으로도 한쪽 목이 부어오른게 선명히 보이기 시작하자 검사를 해봐야겠다며 이빈후과 진료를 잡아주었고 다음날 바로 검사를 받게 됐죠.
    망울에 직접 주사를 꼽아 피로 보이는 액체를 뽑아내고 역시 항생제 때문일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진료를 마쳤습니다.

    그 뒤로 다시 며칠뒤 의사가 심각한 얼굴로 오더니 이번엔 백혈구 수치가 정상인의 10%라던가 암튼 심각할 정도로 떨어져서 무균실로 병실을 옮겨야 겠다더군요. 무균실은 같이 쓸수 없기때문에 혼자써야한다고 독방으로 옮겨기라고 보호자도 한명으로만 정하고 관계자외엔 아무도 들어오게 하지 말라고 간호사들도 마스크쓰고 위생복 비슷한거 입고 들어올때마다 스프레이 뿌렸드랬죠. 그때부터 엄마가 화가 단단히 나셨습니다. 배만 아프다던 애가 고열에 망울에 이제 백혈구 수치까지 떨어졌다니 화가 나실만도 하셨죠. 그날부터 항생제는 딱 끊고 백혈구 올리는 주사만 두어방 맞고 다음날 수치가 정상치 가까이 올라오자 의사하는 말이 병원에서 더이상 해줄게 없는 것 같다며 그만 퇴원을 하랍니다. 혹은 없어진거냐고 물었더니 아직 없어지진 않았고 처음보다 약간 (처음 5cm 퇴원직전 4.5cm) 줄었으니 집에가서 휴식을 취하랍니다. 엄마랑 저랑 완전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엄마가 병원들어와서 더 아프게 됐는데 잘 됐다고 집에 가자고 하셔서 집으로 돌아왔드랬죠. 그때가 5월 초쯤이었습니다.

    돌아온 날 저녁부터 약 두달간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고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목의 망울들은 쑤셔대고 음식은 거의 넘기지도 못해서 하루종일을 죽 몇 숟가락과 씨름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지 며칠뒤 망울 검사결과가 나왔다는데 역시나 참 어이가 없는 것이 검사당시 충분한 한 샘플을 얻지 못하여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고로 무엇인지 알수 없답니다. 검사비는 다 받아놓고 샘플부족으로 결과가 없다니.. 참.. 끝까지 황당하게 만드는게 일관성을 있었습니다.
    몸은 완전 망가져서 집안도 혼자 걸어다닐 수 없을 지경었죠. 누워 있는 것조차 힘이 들어 어찌해야할 줄 모르겠는 그런 적 님은 혹시 없으셨길 빕니다. 그사이 엄마가 어디 용하다는 약국의 약이며 몸에 좋다는 즙이며 개고기며 이것저것 엄청 구해댜주셨습니다.

    꼬박 두달가량을 그렇게 매일같이 앓고 나자 열이 차츰 내려가고 동시에 망울도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고 다시 한달 뒤부터는 더는 열이 나지 않게 되었지만 거의 먹지를 못해서인지 체력은 완전히 바닥이 나서 그 뒤로도 두어달 간은 밖을 돌아다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것은 퇴원후 세달 쯤 지나 다른 병원에 진찰하러 갔더니 혹은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꽃이 피는 봄서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까지 제겐 평생 제일 긴 몇개월이었습니다.
    그뒤로 저희집 식구들은 병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고소라도 하고 싶었지만
    의료소송에서 환자가 이긴 적은 거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은지라 그냥 덮어두기로 했지만 이렇게 두고두고 생각이 나네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님 이야기와 좀 요점이 빗나갈 수도 있지만
    님이 뭘 준비하시는 것인지 혹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 반 동변상련 반으로 올려봅니다.
    님의 아이는 이제 무탈 하신 거겠죠?
    앞으로도 쭈~욱 가족 모두 무탈하시길 빌겠습니다.

    그럼..

  18. BlogIcon 양용현 2008.12.09 0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늦게 뒷북인 댓글을 답니다.
    다급하고 화나시는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글로님의 글을 읽다 보면 시스템의 문제를 고쳐야 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곳저곳 의사들의 태도가 더 문제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 중 그에 대해 반박하는 글들이 있는 건 그 때문이 아닐지요?
    전 댓글들을 읽다 보니 그 분들의 의견에도 꽤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구요.
    결국 문제는 서로 다른 논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그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9. 2009.05.10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 신비 2009.05.17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일 고맙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21. 2009.06.02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아이를 위한 재테크, 어떻게들 하고 계세요?


이제 나를 바라보는 얼굴은 셋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제가 이제는 두 사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어깨가 무겁습니다. 얼마나 어깨가 무거웠던지, 평소 안아프던 허리까지 아프네요. ^^ 어쨌든, 그렇게 책임이 막중해지고 나니 참 얼떨떨 하면서도 불안함이 엄습합니다.

삼성투신운용의 팀블로그(http://blog.samsungfund.com)에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자신만만하다가, 자꾸만 제가 작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고 자부했지만, 파고들면 들수록 점점 어려운 미궁속으로만 들어가더군요.

거기다가 세계 경제 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더욱 그랬습니다. 제가 썼던 글들을 되돌아보면 모두가 '엄살'떠는 식의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엄살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경제 위기는 제게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바라보는 얼굴이 셋이니까요. ^^

▲ 바로 이런 눈이 절 쳐다보고 있다구요. ^^



내가 할 수 있는 아이를 위한 재테크

첫째때도 그랬지만, 일단 보험 하나를 들어주겠습니다. 그리고 적금통장을 하나 만들어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꾸준히 부을 것입니다. 또 일반 저축통장을 만들어서 아이의 수입(?)을 관리할 것이구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사실, 더 많은 것들을 해주고 싶지만,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떤 상품이 장기적으로 아이를 위해서 좋을 것인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이거야 원.. 이래서야..

물론, 나름대로의 원칙은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아이의 돈에는 손대지 않겠다는 다짐이지요. 설날 세뱃돈 뺏는 부모님이 야속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위한 최소한의 미래는 보장해야 한다는 다짐때문이죠. 물론, 그렇게 힘든 지경까지 가지는 않아야 당연히 모두를 위해서 좋은 것이겠죠.

집단 지성에 물어보겠습니다. 어떤 재테크 방법이 좋겠습니까?

갑자기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금융노조에서 은행 업무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제가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에게 질문을 던진후에 그것을 정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집단 지성이란 이런 것이었죠. 전 방안에 앉아서 세계 각국을 취재한 셈입니다.


이번에도 한 번 물어볼까 합니다.

물론, 그때처럼 이슈가 되진 못해서 그리 많은 분들이 답변을 주지 않으실지는 몰라도, 그래도 한 분의 의견이라도 소중히 담겠습니다. 혹시, 아나요? 제가 모르는 무궁무진한 답변들이 쏟아질지..

그냥 "나는 이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좋습니다. 굳이 거창할 필요도 없겠지요. 아이를 위한 재테크는 말 그대로 아이를 위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

자, 여러분이 알고 계신 "아이를 위한 재테크 방법"을 댓글로 알려주세요!

경품이요? 그냥 저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미디어 한글로.
2008.11.20
http://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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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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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Boramirang 2008.11.21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펀드도 저축도 다 꽝 입니다. 걍 열심히 뛰세욤. ^^...투신?...잘못하다단 투신하게 됩니당 ㅎ

  2. komawa 2008.11.21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니까, 아이가 다 크기까지 20년의 세월이 있는거지요.
    계속 저금해야죠.ㅋㅋ..

    다만, 요즘 주가가 하도 내려서 그 수익률이 쓰라리고 펀드런 사태에 대한 우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적금에 몰빵보다는 펀드로 나누시는 것이 어떨지요..이미 복리의 개념은 잘 아실 터이니 장기간의 적금도 당근 좋은 방법이겠고, 또 하나는 펀드가 아닐까요?

    저는 아이 이름으로 차이나 펀드에 300만원 넣었는데, 15년 후에 이 돈이 1억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ㅎ.. 거창하죠? 그런데, 요즘처럼 주가가 형편없을 땐, 펀드의 기준가가 낮아서 전체 평가액도 낮지만, 대신, 구좌수는 대폭 늘게 되지요.. 그럼, 주가가 올랐을 때는 "오른 주가 X 구좌수" 가 평가액의 산정 공식이니, 아이가 크면서 중국도 같이 크기를 바라는거죠..

  3. BlogIcon sepial 2008.11.21 15: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MF 터져서 돌반지 팔고, 이제 또 저금 통장 털어먹게 생겼습니다. ^^;
    먹는 거 안 먹고 이 기회에 적금이라도 하나 들어야겠습니다. 별 도움이 안되는 댓글..헤헤~

    암튼 둘째 얼굴을 보니, 간난아기 그 이상으로 총명한 기운이 얼굴에 서려있네요. 좋은 아빠를 골라(!) 태어난 것 같습니다. 축하드려요~~~~~

  4. BlogIcon 컴파서블 2008.11.21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얼굴 두 개 보다는 셋이 내 어깨를 무겁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배에 하나, 다리에 하나 팔에 하나 이렇게 세명에게 둘러 쌓여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큰애 어렸을 때 교육보험을 들었었는데 그게 끝나고 나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둘째는 어찌하다보니 교육보험을 못들어 줬는데 정말 후회됩니다.
    그래서 보험 들어가는 금액만큼 따로 애 앞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5. 멍멍이 2008.11.26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란 단어와 '재테크'란 단어가 같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왜 마음이 껄끄러운 걸까요. 아이를 위한다는 일이 결국 아이를 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까요. 땅투기 하고 주식해서 돈 불려서 아이에게 물려주겠다는 말로 들려서 그런걸까요. 제 생각엔 돈을 불릴 생각 하시기 보단 님 노후자금 제하고 아이에게 들여도 좋을 만큼 떼어서 그대로 주심 될 것 같은데요. 돈이 부족하다 싶으시면 아이가 경제적으로 빨리 독립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것도 좋겠고요.

  6. 까망눈송이 2008.11.28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를 위하려면 두가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1. 정말로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남는 돈을 잠시 거치시킬곳이 필요할 것인지
    2. 아이가 어느정도 자랄때까지 건들지 않을 자신 혹은 생각이 확실한지

    두가지가 명확하다면
    1. 아이를 위한 어린이 보험을 드십시오. 생명보험사것 보다는 화재보험사 것을 좀 더 추천합니다.
    21세 납, 21세 보장 받는 상품중 적립금이 적고, 보장성 위주의 상품을 가입하십시오(1~3만원)
    아이가 15세가 되면 확~ 깨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면 됩니다(종신보험은 어렸을때 드는것이 최고의 재태크...)
    2. 장기적으로 또한 반강재적으로 저축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십시오.
    20년 동안 꾸준히 일정량의 재산을 모아서 아이에게 증여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혹은 증여를 하지 않더라도 아이의 대학교 등록금등으로 쓸 수 있는 상품들이지요...
    변동금리형 상품인 은행권 상품보다는 고정금리형 상품이나 장기성 투자 상품을 추천합니다.
    혹시 증여를 생각하신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서 증여시 증여세를 최소시킬 수 있는 방식을 잘 알아보고 선택하십시오....

    혹시 도움이 필요하거나 질문사항이 있으시면 이리로...

    winder5@hanmail.net

  7. 2008.11.28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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