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에 날아간 우리 아이 무료 예방 접종 한글로
국회와 보건복지부의 합작품
고맙고 고마운 법 - 영유아 무료 접종
2007년 7월부터는 만 6살 이하 영.유아들에게 "국가 필수 예방 접종"을 모든 병원에서 무료로 해준다는 법안이 통과된 것은 2006년 8월이었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은근히 부담이 되는 것이 때만되면 맞춰야 되는 몇십가지의 예방접종이다. 그게 매번 몇천원에서 몇만원이 드니,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드는 의료비가 이만저만 많이드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을 무료로 해주겠다니!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 아닌가?
무료 지원 법만 덩그러니 남아
그런데, 새해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심상치 않았다. 결국, TV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관련기사] 김칫국만 마신 '6세 미만, 무료 예방 접종' (2007년 1월 12일 SBS TV)
자료를 더 찾아보니, 이미 이 법안이 틀어진 순간부터 뉴스는 많이 나오고 있었다.
▶▶[관련기사] 병·의원서 예방접종 공짜라더니… (2007년1월 5일 한겨레)
그런데, 보건복지부의 주장과 현애자 의원의 주장을 읽다보니, 무엇인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며, "네탓"공방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의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한 번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가진 재주라고는 인터넷 자료를 뒤지는 것 뿐이므로, 가장 정확한 "국회 회의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위대한 법
국회의원 재석 212인중 212인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 바로 "전염병 예방법 일부 개정안 법률안 (현애자 의원 대표 발의)"이다.
그리고, 얼마나 위대한가! 각 가정에서 약 40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으니, 정말 피부에 절실히 와닿는 좋은 법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사업을 하려면 400억원 가까이 되는 큰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었고, 보건복지부는 기존의 빠듯한 재정에서는 더이상 빼쓸 수 없는 돈이 없다고 판단, 2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늘어난 기금으로 충당하려고 마음먹는다.
담뱃값 인상의 역사
각종 포털에서 신문 기사를 검색해서 얻은 담뱃값 인상의 역사를 공개한다.
(각종 신문 기사만을 자료로 했으므로 약간의 차이나 빠뜨린 때가 있을 수 있음)
날짜 |
인상 금액 |
인상 이유 |
근거기사 |
1996년 7월 1일 |
100원∼300원 |
교육세 부과에 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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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월 1일 |
100∼200원 |
부가가치세 부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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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월 1일 |
100∼200원 |
소비세와 지방교육세 인상 |
연합뉴스 2001년 1월 4일 |
2001년1월1일 |
100∼200원 |
담배소비세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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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 4일 |
200원 |
담배부담금 2원->150원으로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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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30일 |
500원 |
담배부담금 150->354원 |
인상된 부분만 보자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월초에 100원에서 200원씩 꾸준히 인상을 해왔다.
"작심삼일"로 담배를 끊는 사람들로 인해 담배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보상해주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어쨌든, 담배값이 오른 대부분의 이유는 세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담배에 왜 교육세가 들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담배를 피우면 피울수록 국가 재정에 이바지한다는 뿌듯함을 가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신문기사에 의하면, 담배의 50% 이상이 세금이라고 한다
▶▶ [관련기사] 하루 에쎄담배 1갑이면 한해 세금만 56만원 (2004년 12월 27일 연합뉴스)
담배 부담금이란 무엇인가
먼저, 이번 논의의 핵심인 담배 부담금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771591 에 따르면...
정식 명칭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며 2002년부터 담배에만 부과되어서 "담배 부담금"이라고 한다고 한다. 1995년에 국민건강증진법을 제정하면서 담배 1갑당 2원씩 부과하고 의료보험자에게도 일부 부담을 시켰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2002년에 담배사업법 규정에 의해서 담배 1갑당 150원의 부담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의료보험자의 부담은 사라졌다.
2002년에 5400억정도의 수익을 올린 이 부담금은 55%를 직장 건강보험재정으로 나머지를 지역건강보험 재정으로 지원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통합되었지만, 결국 건강보험의 재정 적자를 메꾸는데 전액 사용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2003년에 1000원을 올리고 연차적으로 500원정도씩 인상해서 2007년까지 담뱃값을 3000원을 올리는 보건복지부안이 2003년 7월에 발표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번 사태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담배 부담금 인상, 국회에서는 어떤 일이?
이번 사태를 취재하고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http://health.na.go.kr/index.jsp 의 홈페이지 중에서 회의록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을 발견했다. 담뱃값 인상안, 정확히는 국민건강진흥법의 논의를 하는 소위의 회의록은 매년 똑같은 순서를 반복하며,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즉, 야당은 국민의 세부담과 기금의 사용 용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으며, 여당과 보건복지부는 장관이 중간에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담배값을 인상해서 생긴 차액으로 국민 건강 진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 이걸 인상해주지 않으면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논리였다.
그러면, 야당은 이렇게 반박한다. "담뱃값 인상이 되지 않으면 어쩌려고 예산안을 그리 편성했는가? 왜 그 중요한 사업들을 기금에서 끌어다가 하려고 하는가?"
보건 복지부의 대답은 이렇다. "이미 일반회계 예산에서는 여력이 없으므로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고, 그에대한 가장 좋은 대안은 담뱃값 인상으로 확보되는 예산이다"
2004년 처음 인상안은 담뱃값 1천원 인상을 목표로 가져온 법안이었으나, 일단 500원만 인상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처리가 된 것이 아니고,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파행까지도 일어났다고 한다.
▶▶ 관련기사 "국회 상임위 부분파행 지속" 2004년 11월 22일 YTN
한나라당은 특히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보건복지위 소위에서 제대로 논의 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여당이 오후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을 전제로 한 내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심의하려 하고 있다며 여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강행하면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토의만 하고 결론을 내기 싫어하는 국회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맨날 똑같은 순서로 말을 꺼내고, 담뱃값 올린다고 담배 덜핀다는 증거가 어디있는가? 라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각종 통계를 제시하면, 그에 대한 헛점(사실 3년째 그 헛점이 똑같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인상안을 위원회에 상정하자고 하면, 그 자체를 막기 시작한다. 겨우 6명인 법안심사소위는 여당3명 야당3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차피 표결해도 3:3이 나온다는 논리다. 그리고 소위의 의결은 별다른 법적인 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표결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했을까? 재작년에는 앞서 말했듯이 위원장이 직권으로 상정하고 표결해서 결국, 본회의까지 가서 500원이 인상되었다
2005년에는 그냥 그 상황에서 표결을 막고 그냥 계속 논의하자고 하고 끝나 버렸다.
2005년 11월 14일 ◯김춘진 위원 지금 가격정책을 쓰는 국가들이 총 몇 개국이나 됩니까? 가격정책을 WHO에서 권장을 했잖아요. ◯보건복지부보건의료정책본부보건정책관 이종구 저희가 자료를 만든 시점에서는 30개국 정도가 가격정책을 찬성하는 쪽으로 나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소위원장 문병호 결론이 좀 쉽게 안 날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소위원회에서 계류시켜 놓은 상태에서 틈나는 대로 계속 논의하도록 하겠습니 ◯박재완 위원 오늘 결론을 내면 안 될까요? 여야 한 명씩 빠지고 동수로 있으니까요. ◯소위원장 문병호 결론을 내기에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수석전문위원 장기태 그렇습니다. 결론을 꼭 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 계류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 다음 회의록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아마 기록이 완전하지 않거나, 다른 내막이 있었나보다.
올해는 많은 자료가 남아 있었는데, 이 법안의 표결을 여전히 하지 않고 그냥 놓아두게 되었다. 위원회 회의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면 이 법안은 어찌되나? 벌써 정부에서 제출한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자동으로 법안이 파기된다고 했다. 즉, 법안 소위라는 곳에서 3:3으로 의견이 나온 법안은 그냥 파기로 가는 것이 현재의 국회라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제262회국회(정기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록 (제6호) 법안심사소위원회 http://likms.assembly.go.kr/kms-dt/record/data2/262/pdf/262mbb006b.PDF#xml=/xml/11687006083072.xml ◯소위원장 강기정 소위원회에서 심사기한을 지정해서 이 안을 그대로 종결시키고 가져갈 수 있는 방법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복잡한 절차를 갖자는 이야기는 아니고 우리 소위에서는 더 이상 이 안에 대해서 토의할 것도 없고 처리를 못하겠고, 부의를 안 하는 것이 맞는지 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으니까 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려주십시오 이렇게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김병호 위원 그렇게 한다면 이 소위가 존재할 이유가 있나요? 계속 그런 식으로 마음에 안 들면 합의 안 보고 넘겨버리면 소위가 왜 필요합니까? ◯양승조 위원 옳으신 말씀인데 소위원회를 가부동수로 하는 것은 충분히 심의해서 합의해서 넘기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가부동수에서 정당이 다른데 표결로 가면 대체로 결정이 안 되는 거예요. 특히 대립법안에 대해서는요. 왜 우리가 가부동수로 하겠어요? 가부동수로 한 것은 여야 간에 충분히 토론해서, 합의해서 넘기라는 것이고 만약 합의가 안 될 경우 같으면 전체회의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보거든요. ◯김병호 위원 어차피 구성이 이렇게 된 것을 가지고 지금 와서 문제를 제기하면 되나요. 그러면 구성이 처음부터 잘못됐다 이 이야기 아닙니까? ◯소위원장 강기정 정신에 비춰보면 이 안이 결론이 날 것 같으면 당연히 합의로 나지 표결로 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에요.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것이 전체회의에 가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 그런 뜻 아닙니까? 계속해서 토의하자는 것에도 반대하시고 그러면 이 안을 폐기하자는 것입니까? 위원님 의견이 무엇인가요? 가는 것도 반대, 여기서 토론하는 것도 반대, 여기서 토론할 것은 다 했단 말입니다. ◯김병호 위원 나는 정부가 내놓은 담뱃값 인상에는 반대하는데 찬성하는 사람도 있다 이거예요. 그러면 찬성할 것이냐 반대할 것이냐, 우리 소위원회 의견은 뭐냐…… ◯소위원장 강기정 소위원회 의견을 죽 들어보니까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는데 아직 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찬성이 과반수를 넘거나 반대가 과반수를 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차피 여기서 표결하더라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표결을 해야지 이 법이 폐기가 되든 어쩌든 하니까 이것을 상임위로 넘겨서 판단토록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게 불가하다면…… ◯김병호 위원 그것을 그렇게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의견을 물어서 표결에 부치자 이것이지요. 결론을 내야지요. 결과가 나와야 되고 기록도 돼야 되고요. ◯소위원장 강기정 다시 말씀드리면 전체회의로 갈 것이냐, 소위에서 계속 심의를 할 것이냐 두 가지 방법 아닙니까? 그러면 소위에서 심의를 종결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먼저 제가 여쭤보겠습니다. 어찌해야 됩니까? ◯김병호 위원 지금 의견이 팽팽하니까 더 이상 심의를 해도 새로 나올 게 없다 이것이지요. ◯소위원장 강기정 그러면 오늘 종결하겠습니다. 그 다음 수순은 무엇입니까? ◯김병호 위원 상임위로 넘길 것인지, 안 넘길 것인지 표결해야지요. ◯소위원장 강기정 다른 대안이 있어서 이 법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아니하기로 하고 이것을 폐기한다 이런 결정이면 모르는데 결국은 이 단일안이 전체회의에 올라가는 것 아닙니까? 보고해서 거기서 결정하는 것 아닙니까? ◯안명옥 위원 여기서 말씀하시는 것은 두 가지인데, 우선 우리가 오늘은 종결하지만 다음번에 또 할 것이냐 아니면 다음번에도 안 할 것이냐 이것이 얘기가 돼야지요. 만약에 오늘 종결하는 것이 우리 소위원회의 모든 논란에 관한 한 종결한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으면 그다음 단계는 이것을 상임위에 올릴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를 합의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소위원장 강기정 그러니까 이것은 합의할 필요가 없고, 우리 소위원회에서 어떤 대안을 만들거나 어떤 법안을 폐기하거나 할 때는 표결을 하든 합의를 하든 하는데 심사를 종결하면 종결되는 순간 보고가 돼야 됩니다. 그러면 보고된 것을 상임위에서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는 거기서 표결방식으로 하든…… 우리가 종결하는 순간 보고를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이러이러해서 갑론을박했는데 이것은 답이 없으니까 전체회의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십시오 이렇게 전체회의에서 제가 보고를 하지요. 그 보고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보고를 할지 말지에 대해 표결을 하자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 하고 15일에 계속 심의하기로 하지요. ◯김병호 위원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소위원장 강기정 그러면 15일에 계속 심의하기로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회의를 마치고 15일 오전 10시에 계속 법안소위를 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15일에는 이 안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
더 재밌는 것은, 보건복지위원회의 다른 소위인 "예산심사소위"에서도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한다. 여기서도 똑같은 공방이 오가고 난뒤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담뱃값 법안이 법안 소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쩌나?"
그런데, 그 결론은 엄청나다.
"그건 그쪽 소관이므로, 우리는 그냥 보건복지부에서 준대로 심사하고 법이 통과되지 못했을 때는, 어차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알아서 깎을 것이다"
즉, 여기서도 "나는 모르겠다. 우리 책임이 아니니 그냥 대충 넘기자"라는 식이었다.
2006년 11월 17일 ◯소위원장 정형근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담뱃값 인상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을 폐지한다면서요? ◯수석전문위원 김종두 그런데 그것을 올려 주신다고 생각하시면 현행대로 유지하셔도 되고요. ◯소위원장 정형근 안 그러면 폐지하고 재정으로 와야 될 것이지요? ◯김선미 위원 일반회계로 와야 되지요. ◯소위원장 정형근 그 문제는 존경하는 박 위원님이 말씀해 주시지요. ◯박재완 위원 사실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담배에 부과하는 것 자체에 반대를 해 왔고 법안도 제가 내놓은 상태입니다마는 그 문제와는 별개로 부담금을 존치한다 하더라도 이번에 다시 부담금을 인상하는 것은 우선 흡연층이 주로 서민층이기 때문에 소득 분배에 역진적인 부작용을 끼친다는 생각이 들고 따라서 서민들에게 상대적으로 과중한 부담을 매겨서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을 덜려고 하는 발상에 대해서는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담뱃값을 인상했을 경우에 흡연율이 미미하나마 줄어드는 그런 효과는 부정할 수 없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의 경우에 경험적으로 살펴보면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하락에 미치는 효과는 굉장히 적다, 실제로는 흡연율 하락이 소득 증가나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동료들의 압력 등과 같은 그런 변수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보아서 담뱃값 인상이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 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훨씬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에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윤호중 위원 그 문제는 아무튼 담뱃값 인상안이 위원회에 와 있고 저희가 그것을 결정하기가 참…… ◯김선미 위원 그것은 법안심사소위 소관이지요. 거기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고요. 다시 지적하겠는데 청소년 흡연율은 확실히 줍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청소년 흡연이거든요. 청소년 흡연이 나이가 하향이 되어 가지고 초등학교부터 시작돼요. 청소년 흡연율은 담뱃값을 인상하면 효과가 확실하게 있어요. 저는 이것이 중요한 것 같고, 저는 담배를 안 피우니까 어쨌든 담뱃값 인상하는 데 찬성입니다. 찬성 반대를 여기서 얘기할 필요는 없고, 위원장님 말씀하신 것은 재정건전화특별법 이후의 그 얘기 아닙니까? (중략) ◯소위원장 정형근 그러면 재정에 문제가 생기겠네요? 이 문제는 예산결산소위원회가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법안심사소위에서 결정해서 와야 되고 거기에서 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따라야 되기 때문에 이것은 저희들이 처리할 수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법안소위와 전체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하고 나아가서 담뱃값 인상은 잘은 모르겠습니다마는 당론으로 이 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것은 더 높은 차원에서 서로가 협의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윤호중 위원 결국 이 부분은 저희가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위원회의 결론이 어떻게 나는가에 따라서 조정되어야 된다는 그런 부대의견 정도가 붙어서 올라가는…… (중략) ◯윤호중 위원 제 말씀은 지금 정부가 제출한 안은 담뱃값 인상도 되고 건강증진기금법이 통과되고 개정되는 것을 전제로 만든 것이 아닙니까? 부대의견은 만약 이것이 위원회에 통과되지 못할 경우에는 이렇게 조정해야 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붙이는 것이니까 그것이 결국 똑같은 효과 아니냐는 것이지요. ◯수석전문위원 김종두 보낼 때 안을 달리 보내야 된다는 것입니다. ◯박재완 위원 화요일이 되면 법안소위에서 결정이 안 나나요? ◯소위원장 정형근 법안소위는 월요일에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정책홍보관리실장 이용흥 그래서 그것은 화요일에 논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소위원장 정형근 그리고 끝내 안 나면 22일에 예결위로 넘어가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책임이 없습니다. (후략) |
아마도 이 많은 회의를 하면서, 많은 돈이 세비로 나갔을텐데, 다음부터 이 논의를 하려면 그냥 "지난번 회의록 가져오시오" 라고 하고 이것보다 더 나은말 할 자신 없으면 폐회합시다.. 라고 했으면 하는 심정이다.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 보건 복지부의 고질적인 병폐
보건복지부는 몇 년동안 이 문제를 가지고 머리를 아파했기 때문에, 이번에 담뱃값 인상안이 이렇게 흐지부지 될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럴 줄을 몰랐다고 말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왜냐하면, 며칠동안 회의록만 들추어본 나 조차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2004년처럼 여당이 독단적으로 표결에 붙일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은 쉽게 할 수 있었다.
그걸 알았으니까, 가장 강력한 무기를 든 것이다.
바로, "담뱃값을 올려주지 않으면 당신들이 손수 만든 영유아 무료접종 법안이 흐지부지 된다"고 떼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영유아 무료접종 법안은 여야 할것없이 재석의원 전원이 찬성한 법안이기에 이것을 통과시켜놓고 재정확보를 못해준다면 당연히 화살은 국회로 갈 것이 뻔했다.
그래서, 그 힘을 가지고 밀어 붙이기를 한 것이다.
▶▶[관련기사] 현애자 의원의 <시선집중 인터뷰 내용> (이 법안을 발의한 의원) (2007년 1월 9일 의원 홈페이지)
물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시선집중 인터뷰 내용> 기사 (2007년 1월 9일 고뉴스)
애초에 담뱃값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이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 장관은 “담뱃값 인상이 될 줄 알았다”며 “왜냐 하면 지난번에 건강증진법을 개정할 때에 그때 국회에서 1년 후에 다시 500원 해줄 테니까 이번에 500원만 하자고 해서 그렇게 한 거니까 저희는 그거 믿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니다. 500원만 하자고 한 것이 아니고, 한나라당은 1원도 올려줄 의사가 없었지만,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했을 뿐이었다. 또한, 먼저 예산을 배정하고, 국회에 생떼쓰기는 이미 2004년, 2005년의 회의록만 들추어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왜 보건복지부는 변하지 못했는가?
국회는 책임이 없나?
만약, 정상적인 국회였다면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
"솔직히, 담뱃값은 인상시킬 가망이 없다. 하지만,영유아 무료 접종은 중요한 정책이다. 굳이 되지도 않는 기금에서 쓰려는 예산안은 접고, 일반 회계쪽을 적극적으로 늘려서 이 기금만은 보장해 줄테니 그렇게 수정안을 내라"
하지만,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국회는 그냥 "뭉개 버리기" 작전으로 아무도 책임을지지 않았고, 결과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되려던 무료 접종은 물건너 가 버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담뱃값을 올리고 싶은 당은 없다. 특히, 야당이 국정 전반을 지배하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더더욱 어렵다.
분명히 건강보험료는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을 못올리면 그에 따른 손실은 건강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말을 했고, 결국 담뱃값은 못오르고 건강보험료는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뱃값의 인상에 대비한 금액에는 못미쳤는지, 아직도 영유아 접종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내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지, 장관의 인터뷰에서 "올해내 시행은 어렵다"고만 보도되고 있을 뿐이다.
무기력한 정부와 일하기 싫어하는 국회의 합작품
담뱃값 인상이 아니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정부와 법안을 가지고 표결 자체를 부정하고 2년간 논의만 하다가 법안 효력을 사라지게 한 국회.
누구의 책임이냐고 따져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쪽지지자는 야당을 욕할 것이고, 야당지지자는 정부와 여당을 욕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 대한 댓글로 그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거나 "ㅇㅇㅇ XXX" 같은 욕설이 올라온다면, 그 댓글을 올린 사람도 정부나 국회의원 급과 똑같은 취급을 받아 마땅하다. (국회의원 급이 되시고 싶으시면 얼마든지 쓰시라!)
이 글에 대한 댓글로는 "이 사태를 어떻게 현명하게 처리하고, 정부와 국회의 압력을 넣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올해에 무료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는 방안"이 오갔으면 한다.
국민 복지에 관한한 여야가 따로 없어야 마땅하다. (모든 나라일이 그래야 겠지만, 적어도 국민들 복지 증진시키자는데 반대할 뚜렷한 이유가 없단 뜻이다)
하지만,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다시 서민들에게 돌려주는 식의 복지는 사양하겠다.
밝혀두지만, 난 비흡연자이다. 담배값이 오르든 말든 사실, 나와는 큰 관계가 없다. 하지만, 이미 급격하게 오른 담배값을 그렇게 가파르게 올리는 것에는 반대다. 그래야 흡연율이 줄어든다는 여러 가지 자료들에도 마음이 가지는 않는다.
마치, 마약을 처음에는 공짜로 줬다가 중독이 되고 나면 가격을 100배이상 올려도 사게 되는 효과와 같다. 처음에는 조금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아무렇지도 않게 소비를 하게 된다.
휘발유 가격이 급격히 올랐을 때, 모든 국민들이 자동차 운행을 줄였지만, 곧 자동차 운행 대수가 회복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제발, 솔직해지자.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국민들은 안중에 없는 것, 사실 아닌가?
여당이나 야당이나 입에 달고 사는 "민생"은 멀리 있는게 아니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민생"을 해결하는 정당이다. 개헌 논의도 중요하고, 개헌 논의를 무시하는 논의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정치권을 깨달아야 한다.
민생은 외친다고 챙겨지는 것이 아니다. 제발... 정신 좀 챙기시길!
2007년 1월 15일
한글로
<덧붙이는 기사>
[관련기사] 내년이후 임신부터 출산까지 무상지원 추진 ( 2007년 1월 15일 YTN)
오늘 오전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정책이다. 이건 또 무슨 소린지... 기껏 만들어 놓은 법도 재정확보를 못해서 쩔쩔 맸는데, 또 "임신 이후 출산까지 모든 필수 의료서비스를 건강보험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이른바 '임신·출산 토탈케어'를 내년 1월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니... 이게 무슨 선심행정인가?
이 돈도 또 담뱃값 인상에 붙일것인가? 제발... 좀 합리적인 일을 하기를 바란다. (2007/1/15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