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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근본처방보다 "땜질"에 힘쓰는 MB정부 - 무조건 유예, 유예

근본처방보다 "땜질"에 힘쓰는 MB정부 - 무조건 유예, 유예

"유예..유예" 무조건 미루면 장땡?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유예'같다. 사전에서 "유예"를 찾아보면 "망설여 일을 결행하지 아니함. 일을 결행하는 데 날짜나 시간을 미룸. 또는 그런 기간." 이라고 나와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미룬다"는 뜻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가 비정규직법안에 대해서 제시하는 '해결책'이란 것이 무엇인가? 바로 1년 6개월간 법 집행을 미루자는 것이다. 가만히 계산해보면, 일단 대충 다음 지방선거는 넘어가는 기간이다. 아하, 바로 지방선거를 놓치기엔 아까운 것이다.

좋다. 진정성을 이해해보자. '100만명 대량 해고사태'가 일어날 것이니 일단, 유예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의견으로 받아들여보자. 그런데, 다행히 100만명 대량 해고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명박 정부는 "해고하라"는 식으로 종용하기도 하다가 최근에야 기조를 틀었다. 어이없는 행태가 아닌가?

비정규직법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2년 정도 비정규직으로 일했으면 적어도 정규직 전환을 보장해 줘라" 이런 법 아닌가? 바로 "비정규직 보호법"이었다. 그런데, 기업들이 편법으로 2년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 직원을 내쫓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면 정부는 그렇게 마구잡이로 내쫓는 기업들에게 제재조치를 가할 생각을 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기업편에 서서 오히려 '짤라!짤라!'를 외치고 있다. 거기에다 공기업이 솔선수범해서 비정규직을 내쫓고 있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한마디로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행태다. 거기에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그 법을 1년 6개월만 시행을 유예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혹은 2년은 너무 짧으니 4년으로 늘리자는 이야기도 한다. 이건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한마디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을 만들라고 했더니 "비정규직으로나마 연명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하는 법"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 뿐이다.

그럼 유예후에는 어쩔건가? 그때 100만명 대량 해고가 일어나면 어쩔건가? 또 유예? 4년으로 늘린다면.. 또 2년후에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인데, 어쩌자는 것인가?

한 마디로, 땜빵일 뿐이다. 땜질이고, 임기응변이다. 어떤 이에겐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국회의원과 장관, 대통령은 그냥 책상머리에서 '먹을 밥 없으면 빵사먹어'라는 식의 철없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또다시 "땜질" - 학자금 융자 갚는 시기 미룬다고 해결되나?

그동안 빌리는 순간부터 갚아야 했던 학자금 융자를 취직한 후부터 갚을 수 있도록 '큰 은혜'를 내리신댄다. [관련기사]

좋다. 좋은 제도다. 재원마련과 이런 것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하는데, 어차피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니 어디서든 돈이 마련될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좋다니깐... 대통령 한마디면 끝이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기사는 너무 낯뜨겁지 않나?


이건 뭐.. 돈을 빌려준 것을 '갚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좀 이따가 갚아라' 하는 것인데, "난제를 풀었다"느니, "등록금 걱정 말라느니" 하는 것은 오버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쓸데없이 하늘을 치솟는 등록금"을 줄이는 문제다. 대학 등록금이 왜 그렇게 올라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 그런데, 분명히 이명박 정부는 '대학의 자율화' 운운하면서 그런 생각을 안할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세금을 그 대학에 준다는 사실은 쏙 빼고 이야기하겠지.

등록금이 오르는 것을 막는다면, "등록금 걱정 말고" "학자금 난제"를 풀었다는 데에 동의할 수 있겠지만.. 이번 처방은 여전히 "땜질"이라는 것이다.

땜질로만 자꾸 만족하면 나중에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는 어찌 해결할 것인가? 문제점은 수두룩히 놓아둔 채, 튀어나오는 작은 문제만 해결하고 있는 격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 제발, 이제 "유예"에 집착하지 말기 바란다. 그러다가 국민들로부터 정치인, 장관, 대통령 모두 "유예"당할 수 있다.



미디어 한글로
2009.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