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보고, 보도자료를 받아보다
오늘 오후에 뜬 아래의 기사. 먼저 기사를 읽어보시길..
난 이 기사를 읽고서 여느 시민과 마찬가지로.. 불끈.. 했다.
그런데, 코레일 명예기자인 나에게 (당연히) 이 기사에 대한 해명 보도자료가 도착했고, 자세히 읽어보니, 무엇인가 빠진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래는 코레일측의 보도자료 전문.
먼저 쉽게 사태를 정리해보고, 왜 이 기사가 어딘가 이상한지 알아보자.
하자 있는 부품, 부품불량인지 운행잘못인지?
트리포드라는 프랑스제 동력전달장치가 KTX개통후 모두 13건의 사고를 일으켰다. 그래서 제조사에 항의했더니, 원래 KTX는 직선 구간을 달려야 하는데, 현재 KTX는 기존선로를 사용하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곡선부분이 많아서 생긴 문제라고 한다. (현재도 대구-부산, 대전-광주 등은 기존 선로를 사용한다고 한다. 현재 나머지 부분은 열심히 공사중..)
이러면, 다툼이 생긴다. 부품결함이다 측과 운행잘못이다 측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리고 이것은 서로가 잘못을 인정하고 총 552개중에서 250개(25억원)를 제작사가 대고, 302개를 코레일이 대는30억을 들여서 교체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여기까지 보면, 문화일보의 기사가 아주 정당하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손해가 발생한 부분이니까. 그런데, 재밌는 것은,제조사로부터 약86억원어치 4315품목의 유지보수 부품을 무상으로 얻어냈다.
그냥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86억-30억=56억의 이익을 본 셈이다.
그럼 왜 제조사는 그냥 30억원을 자기네가 부담하고 말지 유지보수 품목을 줬을까? 나로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부품 결함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면 회사 신인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을 본 것 같다. 그리고, 도의적인 차원에서 유지보수 부품을 준것 같다. (물론, 자기네는 단가로 따지면 아마 30억쯤 되는 품목이 아니었을까?)
아무 쓸모없는 부품을 받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30억주고 86억을 받아낸 셈이니 이 협상은 그리 나쁘지 않은 협상이 아닐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실도 신문기사에서는 반드시 제시했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사실이 추가된 보도가 다시 메인에 걸렸다.
KTX 핵심부품 불량..멈춤사고 13건 발생 [연합뉴스] 2008.7.30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38&newsid=20080730173210569&cp=yonhap
(일부발췌)
알스톰사 측에서는 KTX를 고속철도 전용구간이 아닌 일반철도 구간까지 투입해 난 사고라고 주장하며 하자 보상 요구를 거절하는 한편 KTX를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4천315품목 86억원 상당의 부품을 코레일측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곡선 구간 주행에 따른 부품의 피로도가 쌓여 발생한 사고라는 알스톰사 측의 주장을 부인하기 어려워 예산을 집행하게 됐다"며 "성능이 개선된 부품을 사용한 뒤로는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을 어디에 두느냐?
위 기사에선 이전에 KTX가 13번이나 멈춤사고가 났다는 것에 핵심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한 부품을 사용한 뒤에는 한 건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앞서의 문화일보 기사에서는 사고와 더불어 '혈세낭비'에 핵심을 두고 파헤치고 있었고, 86억 상당의 부품을 받았다는 이야기나 그 이후에는 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고 있다. 비난을 위해서 비난이 줄어들 부분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블로거의 글도 '양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후에'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사실확인이 잘 안된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비록 내가 코레일 명예기자라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생각할런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어딘가 제대로 톱니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KTX가 13번이나 멈춤사고가 났다는 것은 KTX측의 잘못이나 다름없다. 앞으로는 이러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잘 운행해주기 바란다.
미디어 한글로
2008.7.30.
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