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나라당을 반대합니다.
적어도 이번 총선에서는 극구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그들은 반대해야 할 것에 반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은 나라 망치는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찬성하지도 않는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당론으로 반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적어도 나는 나라 망치는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지 않는" 한나라당을 반대합니다.
한나라당은 의료보험의 근간을 흔드는 '당연지정제 폐지'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모든 병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어려운 살림이지만, 그나마 아이를 병원에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는 감기가 자주 걸립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주가는 병원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다른 병원에서는 잘 낫지 않습니다. 만약 의료보험 제도가 이명박 정부의 뜻대로 바뀌고, 그 병원이 국가 의료보험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난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보험 받아주는 병원을 찾아, 열이 펄펄 끓는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합니다.
나는 당연히 반대해야 할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론'에 대해서 당론으로 반대하지 않는 한나라당을 반대합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전문가들의 연구를 거쳐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할것인데 무슨 걱정이냐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국민의 의견은 어떻게 수렴할까요? 찬성하는 자만을 모아서 수렴한 찬성의견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던가요? 그리고, "국민의 뜻에 따라 뽑힌 국회의원이 결정하면 된다"는 "대의정치 논리"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던가요? 이미 국민을 여러번 속인 그들을 믿느니, 그냥 "이 글을 100군데 복사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가 온다"는 댓글을 믿겠습니다.
대통령의 호통 한번에 청와대 직원이 청바지를 못입게되는 "공안정국", 은행 수수료 내리라고 요청할때는 안듣더니, 청와대 공문 하나에 벌벌떨면서 수수료 내리는 "공안정국" 이 상황에서 운하를 파라는 대통령의 분부를 어길 한나라당 국회의원 있습니까? 있었죠. 그런데 제명당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에서 10명 정도는 반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들 자신이 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운하 전도사인 이재오 의원도 찬성한다고 말을 하지 않고 흐렸지요. 여론이 안좋으니 넘어가고 보자는 식 아닙니까?)
어차피 한나라당이 이기는 선거라고 합니다. 어차피 과반수는 한나라당이라고 합니다. 하긴, 성추행으로 나라를 들썩인 모 의원도 당선이 확실시되는 판국에 "반대해야 할 것에 반대하지 않은 것"이 무엇이 대수일까요?
하지만, 나는 믿습니다.
내가 뽑은 한 표가, 아무런 의미없이 버려질지라도... 내가 던진 표 하나가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다른 후보들에게 힘을 줄것이라는 것을요. 40:0 으로 지는 것보다 40:1로 지는 것이 더 큰 힘이 되지요. 아니, 꼭 그러란 법도 없습니다. 수많은 1들이 모여서 40을 이겨내기도 하겠지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바위를 칠겁니다. 한 번 쳐보지도 않고 바위 아래에 엎드릴 생각입니까? 한 번 쳐보고, 안되면 또 쳐보고... 계란으로 바위를 계속 치다보면.. 바위에 작은 상처라도 나겠지요. 그러면 된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 사람이, 또 다음 사람이... 언젠가는 분명히 깨질겁니다. 아니, 깨지지 않아도 됩니다. 깨질 것이라는 희망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어차피 한나라당이 이기는 선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원래' '아무리 해도' 이런 단어는 "만들어 낸" 말일 뿐입니다. 세상에 못할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나는 이번 총선에서 선뜻 찍을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한나라당'은 찍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 신문에 투표지에 '기권'이란 칸을 만들어 달라고 한 기사를 봤습니다. 난 기권보다 "반대"칸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나는 "누구를 찍을지"는 모르지만, "누구를 찍지 말아야 할지"는 압니다.
나는 한나라당을 반대합니다.
그들은 반드시 반대해야 할 "한반도 대운하"와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국가 의료보험 무시 가능 정책)"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두가지만으로도 난 기꺼이 한나라당에 반대표를 던집니다.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것이 난 부끄럽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아래 영화 "식코"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중입니다. 이 영화를 전 각종 기사에서 읽기만 했지만, 끔찍합니다.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끔찍한 의료보험 현실을 한국에 도입하려는 "이명박 오륀지"정부를 막을 길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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