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화자찬’ 트위터, 누가 썼을까… [한겨레] 2011.10.17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00955.html
좀 우스운 일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해명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란 책을 작년에 냈고, 트위터의 변화 과정을 매번 면밀히 검토해서, 지금까지 6쇄를 낸, 즉 5번의 개정판을 낸 트위터에 익숙한 사용자로서, 이 사태에 대한 여러 억측에 대해서 한 마디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아무 죄가 없는 LiveRe라는 소셜댓글 기업까지 공격을 받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고, 나경원 캠프측에서는 "계정 연동 오류"라는 애매한 말로 이 사태를 "시스템 충돌" 같은 것으로 덮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트위터 자체에 대한 불신을 낳을 수도 있고, 소셜 댓글에 대한 잘못된 인식, 그리고 LiveRe라는 회사를 알바 회사로 매도하는 엄청난 일도 있을 수 있기에 이렇게 글을 써서 밝힌다.
내가 비록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지만, 이 글은 절대로 나경원 후보측을 비방하기 위해서 쓰는 글이 아니다. 오히려 LiveRe라는 회사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 쓴다.
나경원 후보의 '자화자찬' 트위터 사건이란?
2011년 10월 15일 다음과 같은 트윗이 올라왔다. (보통 떠도는 것은 휴대폰 캡처 화면이지만, 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PC에서의 캡처파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클리앙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8544642 에서 허락없이.. 가져왔음을 밝힌다. 클리앙의 멘타트님, 용서해 주실거죠? ^^)
세간의 시선
자, 여기서부터 세간의 잘못된 사태 분석을 보자. 사람들은..
1) 나경원 의원 자신이 직접 트윗을 RT(수동리트윗, 혹은 코멘트 리트윗)를 했을 것이다
2) 나경원 의원 트위터 관리자가 RT 했을 것이다
3) LiveRe라는 회사에서 알바(?)를 한 것이다
라고 먼저 판단했다. 그래서 "ㅇㅇ 트윗"이라는 민망한 단어를 사용했다. (이 단어를 사용하면 검색에서도 19금 처리 되니.. 어차피 여러분들 다~ 아시죠?)
하지만, 조금만 눈썰미가 있다면, 이 트윗은 직접 twitter.com이나 twtkr.com에서 올라온 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은 S.R.S LiveRe! 에서 작성한 글이다. 이게 뭐냐고? 그래. 그래서 내가 글 쓰는거다. ^^
트위터는 Open API란 것이 있어서 "누구나" 트위터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 굳이 twitter.com에 접속하지 않아도, 수많은 앱들에서 사용이 가능하거나, twitter.com이 아닌 twtkr.com 등에서 트위터를 써도 모두 twitter.com의 데이터베이스에 정상적으로 등록이 되고, 읽을 수도 있다. 그래서, 트위터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이것을 작성했는지, 공개하고 있다. 바로 아래에서 보듯이 S.R.S LiveRe! lol 에서 작성된 글이다.
twtkr의 경우는 아래에 나오고, twitter.com에서는 해당 트윗을 클릭하면 오른쪽 아래에 나오는 "글쓴 프로그램 정보"
이게 뭐냐고? LiveRe는 대표적인 소셜 댓글 시스템으로 http://www.livere.co.kr/ 에서 누구나 손쉽게 소셜댓글을 달 수 잇다. 가만.. 소셜 댓글이 모르는 분이 계실테니.. 소셜 댓글부터 설명해 드리겠다.
소셜 댓글 LiveRe!란 무엇인가?
내 블로그 아래에도 보면 소셜 댓글 창이 달려있다. 그런데 이건 "무료 공개용"이다. 개인은 돈을 안내고 쓸 수 있다. 하지만, 업체나 다른 사람들은 돈을 내든지 (혹은 특정 계약을 맺든지)하고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아예 다른 신문 사이트를 예로 들어서 보여드리겠다.
기본적으로는 이런 차례로 이루어진다.
1) 사용자가 신문 기사를 읽는다
2) 소셜 댓글 창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SNS하나를 선택해서 "로그인"을 한다. (이 과정은 1회만 하면 보통 로그인이 풀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트위터를 클릭하면 트위터 로그인 창이 뜬다.
3) 트위터(혹은 페이스북 등) 로그인이 성공적으로 되면, 글쓰기 창에 글을 쓴다.
4) 그 글은 해당 신문기사 아래에 "댓글"처럼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트위터(혹은 자신이 선택한 것)"에 그 기사의 링크와 같이 올라간다.
누구나 알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 보았다. (아.. 이거 너무 친절한 한글로)
* 마지막 화면에서 일반 신문사에서 사용한 것이나, 이번 나경원 후보 캠프에서 사용한 것이나 같은 플랫폼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소셜 댓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는지? 실제로 신문사 서버에는 특별한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고, LiveRe의 시스템에 관련 정보(아마 인덱스 정도?)가 저장되며, 실제 데이터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저장된다.
자, 이제 본 게임으로 넘어가자.
나경원 후보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이 부분 부터가 좀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실, 중간에 "이거, 시스템 오류인 것도 같다"고 판단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몇시간 동안의 사투끝에 "나경원 후보측이 한 것과 똑같은 실수"를 내가 재연해 낼 수 있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풀어보기로 한다.
먼저 나경원 후보의 홈페이지는 소셜 댓글을 거의 모든 페이지에 도입했다. 그리고 내가 샅샅이 뒤져 봤는데, (대부분의 홈페이지가 그러듯이) 소셜 댓글이 그리 많지는 않았고, 최근 글에 대해서만, 특정 게시판에 한해서만 조금 활발한 듯 보였다.
자, 처음 트윗으로 돌아가보자.
여러분들, 헷갈릴테니까.. 일단, "이동석"이라는 분이 곳곳에 단 댓글을 모아보겠다. 원본 캡처도 다 있고, 빨간 글씨의 링크로 들어가면 다 나온다.
느꼈는가? 찾았는가?
못 찾으면 바보다. 공교롭게도 여기에 올라온 세개의 글은 모두 "이동석"이라는 분이 썼다. 이 분은, 이날 참 바빴는데, (굵은 것은 나경원 후보 트윗에도 올라간 내용)
첫번째 트윗 : http://naseoul.com/board/bbs/board.php?bo_table=vod&wr_id=31
2011-10-15 15:47:07 정말 저 친구들이 의원님 좋아하는거 같아보여요 지지합니다.
2011-10-15 15:35:52 잘있었어 이 한마디로 올킬이네요 그동안 애써오신 흔적이 느껴집니다
두번째 트윗 : http://naseoul.com/board/bbs/board.php?bo_table=vod&wr_id=30
2011-10-15 15:46:25 이거 정말 감동적인데요 ㅠㅠ
2011-10-15 15:36:24 떨리는 목소리에 진정성이 뭍어납니다. 이런 동영상좀 많이 올려주세요^^
세번째 트윗 : http://naseoul.com/board/bbs/board.php?bo_table=vod&wr_id=29
2011-10-15 15:46:04 컨텐츠 있는 공약과 정책 정말 멋집니다!!
대충 이렇다. 열혈 지지자로 보인다. (알바라고 추정하지는 말자.)
재밌는 것은 "이동석"씨는 15:35분, 36분에 두 개의 글에 댓글을 달고, 46분에 다른 글에... 그러다가 다시 46분과 47분에 같은 글에 다시 댓글을 단다. (너무 감동적이었나?) 댓글 단 순서로 보자면 위의 그림에서 가장 위부터 (1),(2),(3)이라 한다면..
(1)-(2)-(3)-(2)-(1) 순이다. 게시판을 위에서부터(최근글) 아래로 가면서 댓글을 달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면서 달았다. 위의 두개를 달고 나서 10분 후에 다시 세개를 달았다. 뭐, 이럴 수도 있는건가? 그래. 감동이라고 치자.
그런데, 일단 내가 완전한 자료를 다 못얻어서 그런데.. 어쨌든, 사고가 터진 글의 대부분은 (다섯개 중에 밑의 두개는 현재 댓글을 찾을 수가 없다.) 즉, 3개는 모두 이동석 씨의 15:46분-47분 글 3개에서 일어났다.
(1) 열혈 댓글을 다는 사람이 열심히 달았고
(2) 유독 그 사람의 글만 나경원 후보 트위터에 동시에 글이 올라갔다.
여기까지가 현재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나경원 후보측의 해명을 들어보면..
본인이 작성하지 않은 글이 올라왔다.. 맞는 소리다. 혼돈을 일으킨 것도 맞다. 그런데 이게 "시스템간에 충돌이 일어나 계정 연동 오류가 발생" 부분 부터는 좀 딴지를 걸어보자.
시스템간의 충돌? 어떤 시스템?
먼저 아까 소셜 댓글의 과정은 설명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로그인을 소셜댓글인 LiveRe에서 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 (twitter.com)에서 쥐고 있다. 즉, 로그인에 대한 모든 권한은 트위터측에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둔갑해서 올라갔을 가능성...? 없다. 이게 잘못되었다면, 트위터사에서 엄청난 소송에 시달려야 하고, 여기저기서 그런 일이 벌어졌어야 옳다. 하지만, 그날 계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었다.
라이브리의 오류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라이브리는 트위터에 데이터를 직접 날릴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계정 정보를 가로챌 수 없다. 혼돈 자체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그렇다. 내가 모르는 신기술이 있다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로그인이 안되었으면 안되었지,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 계정으로 간다? 이건 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다 양보해서, 그런 오류가 있었다면, 수많은 라이브리가 걸린 사이트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어야 한다. 왜냐하면, 라이브리 소셜 댓글 시스템은 나경원 의원 서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리 서버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되니까 말이다. 무슨 소린고 하니.. 라이브리를 "설치"한다는 의미는, 무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그냥 스크립트 소스만 써주면 되는 것이다. 즉, 프로그램은 라이브리에서 통합 관리된다.
반론! 이건 모양이 달라!
사실, 이정도까지 모두 써 놓고서.. 확인을 하던 중..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8563742
이 글을 발견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거다.
바로 위의 그림처럼.. 만약, "나경원 의원의 트위터로 연동이 되어 있는 소셜 댓글이고, 그 기능으로 썼다면.."
1) 이동석이라는 이름이 나와선 안된다. Nakw라는 트위터 아이디가 나와야 한다
2) 앞에 트위터 마크가 나와야 정상이다.
따라서.. 이건 시스템 오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실험을 해 보았다. 그래서 낸 결론은 이렇다.
바로 일반 무료사이트에는 없는 "LOGIN" 버튼이 있다. 내가 여기서 테스트를 하려고 했으나.. 가입하려면 주민번호를 넣고 실명인증을 해야 해서.. 다른 사이트(똑같은 환경)에서 해봤다.
결론은 이렇다. 자체 로그인이 있는 경우에는 저 로그인 버튼을 누르고 쓰면.. 아이디 대신에 "이름"이 나온다. 대신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는 전송이 안된다. (당연히, 로그인을 안했으니까)
그런데? 만약, 이 사람이 트위터에 로그인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체 로그인을 했다면???? 여기부터는 개인 설정에 따라 다른데, 라이브리의 "대표계정"이 어떤 걸로 되어 있느냐에 따른다.
위의 예처럼.. (노컷에서 실험) 대표계정을 해당 사이트 계정으로 해 놓고서 쓰면.. 트위터 아이디 대신에 해당 사이트의 이름이 올라가게 되어 있다.. 그러면 트위터에는??? 저 위의 그림으로 보면.. 트위터에는 안올라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올라간다. 즉, 재현이 가능하다. 참.. 왜 나경원 의원 사진이 앞에 있냐하면, 그게 원래 디폴트 사진이다. 나경원 의원의 트윗과 "나경원 후보 사이트에서 로그인한 사람"의 계정 사진은 아래와 같이 다르다.
아마 이 사태가 있은 후에는 디폴트 사진을
이런 식으로 바꾸었다.
결론! 그 날의 재구성...
자, 이제 결론을 내보자.
아래의 이야기는 위의 여러가지 증거와 실험을 근거로 재 구성한 것이다.
1) 이동석씨는 나경원 후보의 홈페이지를 담당하는 담당자, 혹은 담당자와 컴퓨터를 공유하는..? 사이다.
2) 댓글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고, 댓글을 자신의 이름으로 몇 개 올렸다.
3) 그런데, 갑자기 나경원 후보의 트윗 관련 작업 때문에, 자신의 것을 로그아웃하고..LiveRe로 나경원 후보 트위터로 로그인(댓글로그인)을 했다.
4) 트위터 로그인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자신의 것으로 로그인을 해서, 추가로 댓글을 달았다.
5) 아뿔싸.. 사고가 터졌다는 것을 감지한 후에.. 재빨리 나경원 후보 트위터에서 글을 지웠다.
만약, 이동석씨가 그냥 지지자이고, 하필이면 그때 댓글을 쓸때, (아주 멀리 떨어진) 나경원 후보의 로그인 순간과 엉켜서 LiveRe나 twitter.com에서 뜻밖의 오류가 발생해서, 연달아 올린 글들이 나경원 의원 트위터로 올라간 것이라면 정말 미안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오류가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확률은... 가만있자.. 로또 100번 맞을 확률 정도 아닌가?
글을 맺으며...
조금 더 캡처 화면이 길게 있거나 하면..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더 자세히 유추해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그 순간에 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았는지를 탓할 뿐이다. ^^
이러한 의혹이 그냥 의혹이고.. 정말로 LiveRe측이나 트위터사에서 "심각한 로그인 오류"를 발표하면, 이 글은 힘을 잃는다. 하지만, 이런 의혹 제기는 (한나라당 식이라면) 검증에 해당하므로, 아마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 같다. 허위 사실도 아니고, 내가 가진 지식을 총 동원해서 집대성한 이 글이.. 흠... (약해지는 이 모습.. ^^)
하지만, 나는 트위터를 오랫동안 보아왔던 사람으로서, 나경원 후보측의 시스템 오류 설명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러한 의문이 이 글을 쓰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일요일 새벽을 날려 버린.. ㅠㅠ (이 글은 10:00경에 자동 발행되도록 해 놓았다. 새벽에 안썼다고 그러지는 말길. ^^)
한가지, 이 일과 상관없이 나경원 후보측에 충고를 하자면.. SNS 전략을 새로 짜기 바란다. 심지어, 댓글 조차도 한 두 사람이 그렇게 몰아서 쓴 것이 티가 너무 나고, 실제 아이디인지조차 의심이 가도록 한다면, 사람들은 조작을 의심하게 한다.
또한, iSad사건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시스템 관리자나 개발자의 실수로 돌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알다시피, 웹 디자이너가 무슨 권리가 있나? 다 컨펌 받기 전에는 서버에 올리지 못한다. 그거 올렸다간 회사 쫓겨난다. 그리고, 정상적이라면 "테스트 시스템"을 따로 두어서 그곳에서 검증 받은 후에 올리게 된다. 그러니, 디자이너 실수라든지, 기술자 실수라든지 하는 것은 오히려 수많은 IT노동자들의 분노만 살 뿐이다. 그냥, "우리가 실수했다"고 쿨하게 말하는 것이 더 멋져 보인다. 설사, 그것이 기술자의 실수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길고 긴 글, 좀 너저분한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참. 혹시 이 글이 선거법에 위반된다거나, 심각한 오류가 있다거나 한다면, hangulo@hanmail.net 앞으로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좋겠다. 괜히 고발 부터 먼저 하고 그러기 없기! (물론, 나경원 후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란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아래의 LiveRe 쇼셜 댓글은 환영! 하지만, 비겁한 무기명 욕설 댓글은 사양하겠다! 나 바빠!
2011년 10월 17일
http://media.hangul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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