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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헛발질 하기

한명숙 총리는 골프채를 받지 않았다 - 한명숙 총리 3차 공판 참관(2)


한명숙 총리 3차 공판 참관(2)
1000만원 골프채의 진실
4만원짜리 모자가 1000만원짜리로 둔갑?


한명숙 총리와 두번째 만남에 1000만원 골프셋트 선물?

2000년 9월에 한총리가 관여한 여성단체에서 주최한 행사에 대한통운이 후원(광고후원)을 함으로써 처음 만난 곽사장은. 그 후에 여성부 장관이 된 다음에 처음 만나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재밌다.

곽사장은 그 후에 만나서 "골프채"를 산 것에 대해서 전혀 기억을 못했다. 그런데, 검찰이 알려줘서 기억을 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골프채 브랜드도 틀렸지만, 나중에 검찰이 한 말이 맞다고 했다.

2009년 12월 8일 검찰 조서
문) 골프채 사준 이후 골프친 적 있나?
답) 골프를 배우려고 사달라고 했는지는 몰라도.. 골프 같이 안쳣다. 한 번 배워보라고..
문) 미리 돈을 준비했나?
답) 황ㅇㅇ이가 왔는지도 기억에 없는데, 걔가 봤다고 하니 맞는거겠지

이 분은 골프샵에 간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검찰이 알려주고, 다른 사람 (돈 준사람)이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눈물난다.

그리고 "사달라고 했는지는 잘 모른다" , "한총리가 골프를 안치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도 했다.

그 날이 휴일인지 평일인지도 모르고.. 그냥 어떻게 만났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그냥 골프샵에 뿅 하고 나타난 기억만 있다. 미리 골프채를 선물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그럼, 한명숙 총리가 당시 골프채를 가지고 갔느냐고 하자.. 그건 잘 모른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더 잘 알거라고 했다. 이 사람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검찰이 장부 보여주기 전까지는 선물했던 사실을 기억도 못했다. 


사실은.. 1000만원 골프채가 아니라, 4만원 모자

여기서, 한명숙 총리 변호인측이 밝히는 사건의 진실은 이렇다.

한명숙씨는 여성부장관 재직시절, 곽씨와 근처 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 마치고 따라 갔더니 골프샵이었다. 골프채를 건네자, "나는 골프를 안친다." 고했으나 계속 곽씨가 강요해서.. "그렇다면, 이 모자 하나면 족하다"고 하면서 모자 하나만 받았다.


(한명숙 총리측 변호사 진술)

어제 검찰은 증거라고 하면서, 골프샵의 판매장부를 들이밀었다. 현금(수표)로 950만원 정도를 두 번에 걸쳐서 골프채를 산 기록이었다. (두번째는 곽사장이 자기것을 샀다고 했다. 똑같은 걸로)

그런데, 장부에는... 골프채와 무슨 가방 같은 것 옆에 '한명숙'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검찰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한다. 물론 42,000원짜리 모자도 산 것으로 되어 있다. 장갑은 25000원... 이건 따로 적혀 있었다. (층이 달라서 그렇다고)

이름이 적힌 이유는 원래 골프 가방에는 이름을 새겨 준다고 했다. (난 모르는데, 혹시 잘 아는분?) 그래서 미리 이름을 새기기 위해서 이름을 적어 놓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미리 누군가가 돈을 줘서 골프 셋트를 준비해 놨다"는 것이다. 그래서 들이밀었는데, 한총리가 안받고 그냥 '모자'만 받고 갔다는 것.

한총리가 골프채를 가져갔는지는 증인은 전혀 기억하지도 못한다. (솔직히 거기 간것도 기억 못하면서...) 그러니,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한총리가 1000만원짜리 골프채를 받았다고 누명을 쓸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조중동은 신나게 떠들더라. 아주 신났다. 신났어. 전에 노통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수법을 그대로 한 총리에게 쓰고 있다. 장하다. 니들.

결국 4만원짜리 모자를 하나 선물 받은 것인데,그걸 천만원이라고 부풀린 것이다. 뭐, 증거야 차차 나중에 나오겠지만, 참 우스꽝스럽다.

이 대목에서 재판장은 의문을 제기했다.

"장관이, 그것도 평일 대낮에, 골프샵에 가서 1천만원짜리 골프채를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가져갔다는 것인가?"

이건 나쁜 짓을 극도로 잘하는 사람도 이렇게 당당할 수 없는 일이다.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데... (증인은 배달도 안했다고 했다.)

이거, 만 달러씩 수도 없이 화주들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실망이다. 대낮에 총리 공관에서 직접 돈을 줬다고도 하고, 대낮에 장관이 점심시간에 1천만원짜리 골프 셋트를 사람들이 다 보는 골프샵에서 당당히 받아 갔다는 것...

이거, 이거, 이거... 재치 만점 코미디다.

공판 첫날 에피소드도 있다.

검찰은 국회의원 나간다고 해서 곽씨가 1천만원을 정치자금으로 줬다고 했다. 그런데, 곽씨는 돈을 찾아서 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못줬다고 했다. 그걸 나중에 줬는지, 자기가 썼는지, 회사에 입금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미 준 것으로 언론에 발표했고, 언론은 "곽씨와 한명숙씨가 아주 친한사이"로 공표했다. 이미 말했듯이 "곽씨는 친하다고 말한 적 없다"고 진술을 했을 정도다. 이거야 원.

아직 증인의 심문이 끝나지 않아서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월요일 오전 10시에 속개되는 재판에서도 이 진술이 몇 번이나 바뀔지는 모르겠다.

당황한 검찰.. 이제 어쩌나?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 (자정이 넘어까지 면담, 몇시간 동안 대기, 새벽 3시에 수감, 5시 기상 등. 환자로서는 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죽을 것 같아서 실토했다고 했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찰 조서의 내용은 하나 하나 거짓으로 들어나고 있다.

어쩔거냐?

물론, 비장의 카드가 있겠지. 이 증인과 달리, 똑똑한 목소리로 '저 사람이 범인이요!'라고 외칠 사람이 있을것이다. 그래. 그런데 말이지. 이 사건의 핵심은 '돈을 받은 의자'이니.. 이거 어쩐다. 현장 검증 때, 반드시 의자를 긴급 체포해서 구금하기 바란다.

기억이 전혀 안나는 사람에게 검찰이 그려준 그림이 조금씩 기억으로 들어가버렸으니, 원래의 기억과 충돌을 일으키면서 대 혼란에 빠졌다. 아, 이거 어쩌나. 어쩔거냐. 저런 증언으로는 유죄는 커녕...

하지만, 그건 내 걱정할 바 아니다.

어쨌든, 한명숙 총리 재판은... 개그 콘서트보다 조금 더 재밌다. 시간이 되면 한 번 참석해 보기 바란다. 누구나 참석할 수 있고, 재판 3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자리를 잡으려면, 법정을 바라보고 왼쪽이 좋다. 그래야 스크린에 펼쳐지는 수많은 증거들을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까. 참.. 법정에서 촬영하거나 떠들면.. 잡혀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다음 공판은 3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앙 지법 서관 311호다. 교대역이나 서초역에서 걸어갈 수 있다.

아직 곽영욱 증인의 심문이 한참 남아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마시라. 개봉박두!

미디어 한글로
201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