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그냥 재미로

시사놀이터 "민플" minple 서비스를 바라보며 - 소통의 창을 활짝 열어라

시사 놀이터 민플 (minple.net) 서비스를 바라보며
소통의 창을 활짝 열어라


검열없는 시사 놀이터, 민플 

민주당에서 6개월 이상 전부터 기획해서 만들었다는 '민플(minple.net)' 서비스는 쉽게 이야기하면, "한국판 트위터 + 트위터형 카페" 정도의 서비스다.

이미 아고라의 약화를 시발점으로 다음뷰의 "시사" 카테고리 푸대접 등의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약발이 떨어져버렸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장사 잘 안된다". 예전에는 이슈가 터졌다고 하면 10만명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수백개의 댓글에 대댓글을 달기 힘들었는데... 요즘엔 통 그러지를 못한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인터넷 정책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토론을 극도로 싫어하는 한나라당의 입맛과도 맞아 떨어진다. (한나라당의 후보들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때 법으로 규정된 TV토론도 상당히 많이 거부했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에서 야심차게 들고나온 민플 서비스에 대해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난 주에 간담회까지 가졌지만, 나의 게으름이 하늘을 치솟는 바.. 이제서야 좀 끄적거리게 되었다.

내가 간담회 때 했던 이야기와 내 개인적인 생각을 별로 다듬지 않은 상태에서 쏟아내는 글이니, 혹시 민플 관계자 분들이나 민주당 분들이 보시고 너무 심각하게 듣지는 말았으면 한다. ^^

시사 놀이터 "민플" http://minple.net  


트위터의 아류작이 되려면, 확실하게 되어라

민플의 기능은 기본적으로 트위터를 벤치마킹했다. 140자 제한이라든지 아이디를 지칭할 때 @를 쓰고, 특정 주제의 태그를 제안할 때 #을 쓰는 것. 그리고 트위터의 글을 민플로, 민플의 글을 트위터로 옮기는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을 보면, 트위터의 서비스를 복제했다는 것이 눈에 바로 들어온다.

특히 "이야기"라는 메뉴는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나 다름없다. 팔로잉이나 팔로어의 개념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그렇다.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그대로 베낀 듯한 "이야기" http://minple.net/messagelist/listNew.jsp

즉, 트위터의 거의 모든 기능을 동일하게 구현했고, 트위터와의 호환성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부분들은 뒤에서 설명하겠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딴지를 걸고 싶다.

트위터의 복제 서비스로 전락(?)하는 바에는 아예 트위터의 충실한 웹클라이언트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즉, twitterkr.com 처럼 트위터 자체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각종 응용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물론, 데이터가 모두 다른 곳에 있다고 하면 약간 불안한 면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비용을 줄일 수도 있고, 각종 규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기도 하다. 

현재, 트위터가 폭발적으로 사용자가 늘지 못하는 것도, 언어적인 부분, 접근성의 부분이 크다. twitterkr.com 이 어느정도 커버를 해주고 있지만, 좀 더 저변화 되려면 정치권에서도 활발히 사용을 해야 한다. (왜 사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은 좀 나중에...) 

그런 면에서, 민주당 뿐만 아니라 각종 정치인들과 보좌관이 손쉽게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단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고유한 기능을 가져라

민플의 고유한 기능은 바로 메인 화면에서 찾을 수 있다. 마치 메타 블로그처럼 해시태그에 의해서 구분되는 여러가지 이슈들을 노출시켜 주는 것이다. 과거 블로그를 활성화시킨 것이 다음뷰(블로거뉴스)를 비롯한 메타 서비스란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기대가 큰 부분이다. 단지, 140자 내외의 짧은 호흡의 글을 어떻게 잘 배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해시태그를 입력하는 쉬운 방법을 제시한다든지, 글과 글을 엮는 기능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면, 충분히 트위터에 없는, 하지만, 트위터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링"이라 불리는 서비스는 당연히 자체 서버에 저장하는 데이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종의 '트위터카페"인데, 공개 카페의 경우는 트위터의 시스템을 써도 될 것도 같다.



어쨌든, 민플이 단순한 '클라이언트'가 아니고 '시사와 정치'에 특화된 트위터 클라이언트 또는 자체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려면, 이러한 독특한 고유 기능이 무척 중요하다.

사용자를 확보해라

아고라나 다음 뷰가 그렇게 큰 힘을 가질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다음 메인"에 떴기 때문이다. 트래픽 폭탄이라 불리는 그 엄청난 방문자를 몰아주는 '다음 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메인의 위력은 다음을 방문하는 수많은 방문자 덕분에 생긴다.

아고라의 검열 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외부에 아고라와 똑같은 시스템을 만든다고 해도, 위력은 그리 크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는 포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은 참 힘든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기 사용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국회의원, 모든 보좌관, 모든 지방의회 의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 어느정도 돌아갈 것이다. 거기에 여기 저기서 소외받은 시사 블로거들을 비롯 논객들도 의도적으로 입성을 시킬 수 있겠다. 

만약, 트위터 위주의 시스템이라면 트위터의 사용자도 손쉽게 끌어들일 수 있다. 물론, 많은 노력은 해야겠지만 말이다. 이런, 능동적인 사용자 확보가 없으면, 민플은 아무도 놀지 않는 놀이터, 혹은 몇몇 사람들만 노는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추천 시스템이 아닌 편집자를 둬라

우리나라의 추천 시스템은 이미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시사적인 부분은 편집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여러가지 원칙을 두고서 편집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사람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선량한 네티즌'의 선택을 믿는다면.. 분명히 '사악한 악의 무리'에 점령된 서비스의 잔해만 보게 될지도 모른다.

당의 색깔을 지우고 다른 당과 연대하라

지금은 민주당의 색깔을 띄고 있고, 서비스 자체도 그렇다. 하지만, 이미 민주 노동당도 트위터의 중요성을 인식, "(가칭)트위터 라운지 http://twitter.kdlp.org/ "를 띄웠다. 하지만, 이는 민플에 비하면 아주 초보적인 트위터 "뷰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다들 트위터를 기반으로 정치적, 시사적인 부분을 강화하려고 한다면,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트위터에서 유명한 노회찬 의원의 진보신당도 같이 하고, 원한다면, 여당도 같이 참여해서 '소통'의 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꿈같은 이야기다.)

시스템을 같이 공동으로 쓰고, 메인화면을 서로 다르게 편집하는 방법도 있고, 어쨌든, 만나서 이야기하면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운영비 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민플의 성공이 결국 "소통"의 성공

민플의 플랫폼이나 현재 구현된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무척이나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실제로 구현한 그 정신이다. 바로 "소통"이라는 화두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정치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 덕분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에 '한 번도 트위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바람에 트위터 사용자들의 실망을 가져왔다. 하지만, 적어도 오바마가 직접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믿게 한, 보좌관의 능력은 정말 뛰어났다. 그리고, 그러한 '소통'이 결국 오바마 바람을 불고 온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이제 본회의장에 앉아서 쓸데없이 여자 연예인 수영복 사진 보다가 걸리지 말고, 끊임없이 직찍하고 트윗하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국민과 서로 나누어야 한다. 물론, 트위터나 민플 서비스만이 소통의 도구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현재로서 가장 유용한 도구라는 생각에서 하는 말이다. 

그냥 개점 휴업 상태로 만든 트위터나 블로그는 안만드니만 못하다. 소통은 구색 맞추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이 스며들어 있어야만 제대로 된 소통이 된다.

이제 또 새로운 바람을 기대해 본다. 바람아 불어라. 제발, 이 퀘퀘한 냄새들을 좀 사라지게 해 다오!


미디어 한글로
2009.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