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능가한 조용필의 열기 - 경기 국제 보트쇼의 스타들
한글로
2009. 6. 4. 14:37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능가한 조용필의 열기
경기 국제 보트쇼에 나타난 스타들
경기 국제 보트쇼에 나타난 스타들
비는 쏴아아...
깜짝 놀랐다. 새벽부터 쏟아진 폭우를 뚫고 경기 국제보트쇼가 열리는 전곡항을 찾아갈 때만 해도, 기분은 영 아니었다. 비가 이리 내리는데 무슨 공연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쯤되면.. "행사 끝나자고 하는 이야기"
그런데,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경기 국제 보트쇼 행사장 입구. 비가 그쳐서 다행..
아침엔 소녀시대, 오후엔 슈퍼주니어.. 이게 웬일이래?
그런데, 갑자기 소녀시대가 제일 먼저 나타났다. 온다는 소리는 알고 있었지만, 공연 순서가 바뀌어서 다들 깜짝 놀랐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소녀시대 팬들은 소리를 지르며 열광했다. 경기 국제 보트쇼 개막식의 식전행사는 그렇게 소녀시대 팬들이 열광하며 자리를 빛냈다.
경기국제보트쇼 개막전 행사 "소녀시대" 공연
그리고, 여기저기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사람이 아주 많은 곳에 다시 찾아갔다. 아까 그 무대였는데, 이번에는 여학생들이 가득차 있었다. 누가 오나 했더니, 바로 '슈퍼주니어'였다. 오늘은 경기 국제 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 요트 대회가 동시에 열리는데, 거기에 하나 더 "국제청소년 영화제"도 열린다. 바로 이 개막식에 '슈퍼주니어'가 온 것이다.
국제 청소년 영화제 "슈퍼주니어" 축하공연
정말 열광의 도가니였다. 슈퍼주니어가 노래를 마치고 차를 타고 빠져나갈 때, 객석의 사람들은 모두 차 주변으로 모여들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주변의 어르신들도 어리둥절하며.. '대체 누구길래..' 이런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소녀들도 너무 좋아하며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한류스타가 이 정도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슈퍼주니어를 배웅하러는 팬들
조용필 '바다콘서트' 3만명 '오빠부대'의 열기
아침에 지나갈 때, 이 무대가 조용필씨의 콘서트 무대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다.
아침부터 준비중인, 조용필 바다 콘서트
여덟시 공연인데, 두시부터 표를 배부한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 많은 사람들이 1시부터 모여서 줄을 서 있었다.
티켓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거기에다 조용필의 팬클럽 회원들이 옆에서 기념품 등을 팔고 있어서 더욱 놀랐다.
조용필 팬클럽들
7시쯤 되어서 공연장에 입장할 때, 또 놀랐다. 정말 사람이 많았다. 3만개의 의자가 깔렸다고 하던데, 이미 앞쪽은 꽉 차 있었다. 그리고 8시가 다 되어서 뒤를 돌아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거기에 길 가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엄청난 인파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장해 있었다
조용필씨의 고향, 화성에서 열리는 콘서트라서 마을 주민들이 많이 왔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미 조용필의 모든 공연을 섭렵한 열혈 팬들이 상당 수 있었다. 오직 조용필의 공연을 보러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그들의 열기에 놀랄 뿐이었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의 열기를 봤지만, 남녀노소 세대를 넘어서는 엄청난 조용필의 열기를 보니, "국민가수"란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2시간 넘게 열정을 내뿜는 조용필, 노개런티라 더 빛나
공연이 시작되었다. 깜짝 놀랐다. 그냥 대충 노래나 몇 곡 하고 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콘서트 장의 설비가 놀라웠다. 음향장비는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엄청난 돈을 들여서 설치한 듯 했다. 음악 소리가 살아 있었고, 조용필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어도 옆에서 노래부르듯이 잘 들렸다. 거기에, 여러개의 거대한 스크린에는 공연 모습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효과들이 노래의 흥을 돋웠다. 최소 몇만원, 좋은 자리는 몇십만원 줘야 간신히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연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그런 무대 장치보다 더 빛난 것은 열정적인 조용필의 노래였다. 우리나이로 60인 조용필은 거의 쉬지도 않고 자신들의 히트곡을 열정을 다해서 불렀다. 자신의 고향, 화성에서 열린 콘서트라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 정성을 다했다.
비가 온 후인데다가 바로 옆이 바다라서 상당히 날씨가 춥게 느껴졌다. 조용필씨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여러분 추우시죠? 그렇게 앉아만 있으니까 춥죠. 일어나서 춤도 추고 그러면 안추워요!"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더 일어나서 춤춰도 된다'고 하면서 분위기를 돋우었다.
그리고, 안개가 갑자기 너무나 껴서, 스포트 라이트가 조용필씨에게 닿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용필씨는 역시 노련하게 무대 조명이 닿는 곳으로 옮겨갔다. 그러니까, 앞에 있는 팬들이 '왜 뒤로 가느냐'고 항의했나보다. 그랬더니, 스포트 라이트 조명 스탭에게 "나 찾아봐라~" 하면서 장난을 걸었다. 아, 노련함이란 이런 것이구나.. 평생 처음보는 짙은 안개 앞에서도 대스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웃음을 선사했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열정에 감동먹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공연은 노개런티라고 했다. 이정도 콘서트면, 돈을 엄청나게 받아도 될만큼의 공연인데도 돈을 한 푼도 받지 않고서 저렇게 열정적으로 부르다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조용필을 외쳐대고 오빠부대(물론,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절대 대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들의 열광은 여느 아이돌의 콘서트와 다를 바 없었다.
대체 히트곡이 몇 곡이야? 끝이없네..
노래가 한 곡 한 곡 나올 때마다, 정말 계속 놀랐다. 불러도 불러도,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도, 계속 새로운 노래, 그것도 모두 내가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히트곡이 나왔다. 정말 이래서 '위대한 가수'라는 칭호를 받는가보다.
난 아침에 만난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의 열기는 모두 잊고, 오직 조용필을 부르며 열광했다. 그리고, 너무 늦을 것 같아서 마지막 몇 곡을 듣지 못한 채 차에 올라야 했다. 내 평생, 이렇게 멋진 무대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다가 바로 옆에서 출렁이고, 안개가 자욱히 밀려왔다 밀려가는 가운데 흘러퍼지는 조용필의 노래는, 정말이지 잊혀지지 않는다.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조용필의 '바다 콘서트'. 수많은 인파들이 증명한 '국민가수'의 저력. 국제 보트쇼 보러 갔다가 얻은 뜻밖의 수확이었다.
다음에 꼭 기회가 있으면 다시 보러가리라... 물론, 돈이야 들겠지만.. ^^
미디어 한글로
2009.6.3에 찍고 6.4에 글쓰다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