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논현역 '서초초교' 출구가 '강남역 방면'이 된 사연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는..
작년에 개통한 지하철 9호선은 강남역에서 여의도를 가로지르는 덕분에 2호선과 5호선이 무척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국회에 가기 편해졌다. (뭐, 사실 별 필요는 없지만.. ^^)
그런데, 개통하고 나서 출구를 나올때마다 참 불편한 점이 많았다. 나는 버스를 갈아타려고 나가야 하는데, 강남역 버스들은 대부분 교보타워에서 강남역 사이에 선다. 그런데, 그 방향을 찾기가 참 힘들었다. 내 앞에 덩그러니 놓인 것은 이런 표기 뿐이었다.
'서초초등학교' 방면이라니.. 초등학교에 다닌지 오래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강남역 근처에서 초등학교 교문을 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물론, 학부모들이나 이곳 토박이들은 잘 알지 모르지.
▲ 서초초등학교는 참 먼 곳에 있었다.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ㅠㅠ
그런데, 이 방면으로 나가면 바로 "교보타워"가 나온다. 즉, 강남역으로 나가는 방면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서초 초등학교라는 표기 대신에 "교보타워 방면" 등으로 바꿔달라고 지하철 9호선 홈페이지에 의견을 냈다.
2009.9.25에 낸 "나의 제안"
신논현 6번출구는 교보타워 앞입니다. 그런데 서초초등학교라고 표기가 되어 있더군요. 매번 헷갈립니다.
서초초등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은 저만의 문제가 아닐겁니다.
작게 "교보타워 방면"이라고 적어주시면 안될까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항상 저희 9호선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즉시 변경이 어려우나 향후 면밀히 검토하여 적극 반영할 예정입니다.
이용에 불편 드려 죄송합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약속 지킨 지하철 9호선. "강남역 방면"으로 표기 바꿔
그리고, 한참 후..
이제는 6번 출구를 무조건 찾아 나가는 데 익숙해졌다. 서초초등학교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지만...
그러다가, 잠시 주의를 기울여서 쳐다보았다. 앗!
"강남역 방면"이라고 바뀌어 있었다!
이제,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들도 별로 헷갈리지 않고 출구를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배려 하나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꾼다.
나만 의견을 내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했으니 저렇게 바뀌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객은 반드시 그러한 "의사표시"를 해야 하고, 그에 응대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겠다는 "답변"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것 같다.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고객의 소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 외국에서는 트위터(twitter.com)를 통해서 더 생생한 소리를 듣고 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스템이 아니다. 그러한 불편을 건의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하철 9호선의 작은 변화는 각박한 지하철에서 "사람냄새"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고맙습니다! 더 편하게 내릴 수 있겠네요!
미디어 한글로
2010.2.3
http://media.hangul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