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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로 돌아가서 언어를 배운다? 독특한 인터넷 언어 학습, 로제타 스톤 리뷰

한글로 2009. 9. 7. 17:16
로제타 스톤 - 아기로 돌아가서 언어를 배운다
독특한 언어 학습 방법 제시하는 로제타 스톤 체험기


로제타스톤 체험에 응모를 한 까닭은...

얼마전 로제타스톤 체험 블로거를 모집한다기에 보자마자 신청을 했다. 

나는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indiamovie.kr)을 8년째 운영중이다. 인도 영화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서 손수 번역도 50여편을 했다. 사람마다 내게 묻는다. 우와.. '인도말 잘하시겠네요?' 하지만.. 나는 영어 자막을 번역할 뿐이었다. 물론, 서당개 8년에 줏어들은 인도어(힌디) 실력은 어느정도 뉘앙스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어쨌든, 인도어란 것은 세상에 없다. (인도말을 모두 지칭하는 말이지 정확히 하나의 언어란 뜻이 아니라는 소리...) 인도는 20여개의 공용어를 쓰는 다언어 국가다. 그 중에서 많이 쓰는 것이 영어와 힌디정도다. (힌디=힌두어 흔히 힌디어라고도 쓰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Hindi 또는 힌두어 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힌디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외국어대학에 입학하거나, 각종 단체에서 선교사 파견을 위해서 가르치는 기초강좌가 대부분이다. 책으로도 시도해 봤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국내의 각종 힌디 학습 책은 모두 사 봤다. 허사였다.

힌디(인도말)를 배우기 위해

아마도 로제타스톤에서도 놀랐으리라.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외국어를 배운다고 하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정도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힌디라니? 그런데, 더 이상했던 것은 31개의 외국어를 가르치는 사이트를 모두 한국화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하나의 언어만 하더라도, 그 교재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돈이 든다. 그게 인터넷을 통한 상호교환(인터랙티브)적인 방법으로 만들자면.. 정말 그 비용은 엄청나다. 단순히 번역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그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제품을 받고서 테스트에 참가하자마자 얻을 수 있었다.


체험단 패키지에 들어 있던 내용물들. 가장 중요한 것은 USB 헤드셋이다.
보다시피 나는 인도 공용어 중의 하나인 '힌디(Hindi)'라는 언어를 선택했다.


한국어 설명 하나 없이 다자고짜 들이대는 학습법!

로제타스톤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게 된 결정적인 자료가 되는 비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로제타석'으로 알려져있다. 이집트 문자와 그리스어 등으로 기록된 이 비석 덕분에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열쇠를 가지게 된다.  관련정보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b06r1616a

어쨌든, 다른 복잡한 것은 다 그만두고, 로제타스톤(http://rosettastone.co.kr/)의 언어 학습을 하려면 USB 헤드셋이 필수라고 한다. 체험단에게는 무료로 제공되었다. 간단한 설치와 가입 절차가 끝나고.. 두근두근... 기본적인 코스 설명을 듣는둥 마는 둥하며 모니터 앞에서 클릭을 했다.

깜놀!


"나마스떼" 라는 인도 인사말을 따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야 메일쓸 때 늘 쓰는 말이므로 별 거부감은 없었다.


아니, 친절한 한국어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고 영어 설명이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여기엔 오직 '힌디'만 있을 뿐이다. 대뜸 시작하자마자 사진들을 들이밀면서, 계속 '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이다. 대충 보니까, 소년, 소녀.. 소년이 먹는다, 소녀가 먹는다. 남자어른, 여자어른이 나타나면서 다시 여자어른이 먹는다.. 이런말을 가르쳐 준다.

남자 아이가 먹는지,마시는지, 여자 아이가 먹는지,마시는지 알아 맞춰야 한다.
설명은 전혀 나오지 않고 오직 힌디만 들린다.

그 후에는, 문장을 하나 말하면, 그에 맞는 그림을 골라내야 한다. 근데, 내가 이렇게 바보였나? 방금 배운 단어는 고작 10개 내외인데, 이상하게 자꾸 틀린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자꾸 하면 할수록 들리는 언어와 그림을 직관적으로 찍게 만드는 것이었다.

즉, 만약에 내가 영어를 들었을 때는 Boy라는 단어를 머리속에서 '소년'으로 번역한 뒤에 소년이 있는 그림을 찾아낼텐데, 여기서는 힌디로 들리는 소리를 바로 그림과 대응시킨다. 자꾸 자꾸 그러다보니, "먹다"와 "마시다"가 어떻게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들으면 그게 먹는건지 마시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또 까먹는다.. 으이구.. 이런 치매..ㅠㅠ)


복수까지 나오니 헷갈린다.. 중간 점수를 확인했더니.. 이런 치욕이 있나. 42점이 뭐냐.. ㅠㅠ

로제타스톤의 역동적 몰입교육 (Dynamic Immersion)

그래서 다시 설명을 들어봤다. 대체, 로제타스톤이란 것이 어떤 근거로 이렇게 '들이대는' 학습으로 언어를 완성시킨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로제타스톤 한국 홈페이지 http://rosettastone.co.kr/


자세한 이야기는 http://rosettastone.co.kr/rosetta/roset03.htm 를 살펴보면 대충은 알 수 있겠지만, 내가 설명 동영상에서 들은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배우고 있는 언어로 모두 둘러싸인 상태를 만들고, 그 속에서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 배우게 하는 학습법'을 표방하고 있다고 한다. 즉, 한국인에게 가르치나, 태국인에게 가르치나 똑같은 교재로 똑같은 현지 언어만 "들이대는" 학습법이라고 한다.

이것을 "역동적 몰입교육 (Dynamic Immersion)"이란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교육이 되고, 거기서 당혹스러운 과정을 계속 거침으로써,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처럼 시행착오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다.

지루한 문법은 가라! 아이가 되어라

설명을 듣고보니, 그럴싸했다.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힌디 글자를 외울 생각을 했더니 머리가 아파왔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 (힌디는 산스크리트에 근원을 둔 문자를 사용하며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진 과학적인 글자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거 외우려면..ㅠㅠ)

그냥, 부담없이 하루에 시간을 조금씩 내서 듣기만 하면 된다. 물론, USB 마이크를 통해서 발음도 익혀나간다. 일부러 틀리게 발음하니까, 이 친구들 통과시켜주지 않는다. ('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야' 라고 소리칠 듯..^^)

언어를 배우는 방법은 여러가지 이론이 있겠지만, 로제타 스톤의 새로운 학습방법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다른 블로거들의 리뷰를 봤더니, 오히려 낯설기도 했다. 이미 어느정도 영어가 되어 있는 사람이 저런 시시한 그림공부를 하는 것은 좀 미안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처럼 완전히 새로운 언어..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언어에 도전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처음부터 온갖 문법 이론으로 치장되어 있는 책들을 몇 번이나 집어 던졌던가... 

그럼, 내 힌디 실력이 얼마나 늘었냐고? 글쎄.. 비밀이다. 할때는 알겠는데, 이게 게으르다보니 자주 안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또 까먹고...

사실, 언어 공부에 왕도는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 그게 정답이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고르는 것은 기본이다. 만약, 기존의 학습 방법에 실망을 느꼈다면.. 한 번 로제타스톤으로 도전해봄직 하다.

어쨌든, 내가 이걸로 공부해서 나중에는 영어 자막의 도움을 받지 않고, 바로 힌디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뭐라고? 불가능할 것 같다고? ㅠㅠ

인도 영화 Billu(빌루)의 한 장명. 기필코 힌디에서 바로 번역하는 날이 오길!
(매달 인도 대사관에서는 인도 영화 무료 상영회가 열린다. www.indiamovie.kr 참조)


미디어 한글로
200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