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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의 '나'를 만나다
18년째 운영중인 KIDS BBS에서 내 글을 보니..

사라진 BBS 문화

BBS는 Bulletin Board System(전자게시판)의 약자다. 물론 요즘에는 불교방송의 이니셜로 더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PC통신이 활성화 되어 있던 1990년대 초반에, BBS는 PC통신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생활이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어쨌든, BBS는 전화선을 통해서 접속이 가능하던 곳도 있었지만, 인터넷망을 통해서 접속하던 곳도 있었다. 인터넷이라고 하면, 현재는 거의 웹(World Wide Web)을 생각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직 웹환경이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모두 "터미널" 화면에서만 놀고 있었다.

어쨌든, 인터넷 BBS는 1991년 생긴 KIDS BBS가 가장 유명했다. 카이스트 등에서 운영하던 여러 BBS도 있었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사람들이 접근하기 가장 쉬웠던 곳이다. 한국통신 연구소에서 만들었다고 기억하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이미 17년 전의 일이니까. ^^ (알아내면 수정하겠음)

나는 1992년도 처음 인터넷을 접했으며, 이메일과 채팅, 머드(텍스트 머드) 등의 게임도 즐겼다. 물론 ftp니 telnet이니 하면서 복잡한 명령어를 익혀야 했다. 물론 당시에 천리안이나 하이텔도 많이 이용했지만, 가장 내 마음을 끌었던 것은 전세계에서 접속하는 KIDS BBS였다. 그래서 거의 매일 들락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오고 다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까맣게 잊었다. 물론, 1년에 한 번 정도는 가끔 접속을 해보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툭! 끊기더니.. 이제 암호가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아이디는 잊을 수가 없다. hangulo는 이미 그 당시부터 내 아이디였으니.. ^^)


갑자기 만난 이름 하나가 17년의 기억을 되살리다

얼마전 참석한 '위젯 코리아 컨퍼런스 2008'에서 이상하게 익숙한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물론 비슷한 이름의 영화 번역가가 있어서 헷갈릴 수 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가슴 깊숙히 자리잡은 이름 중의 하나였다. 바로 KIDS BBS를 운영하던 분의 이름이었다. 그 분이 진짜 그 분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잊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 사실을 기억해내곤 검색을 해봤다. 아... "그 분이 바로 그 분이 맞았다".

그래서 머리속에서 까마득히 잊은 키즈 BBS를 접속해봤다. 아차차,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주소를 넣었다. telnet으로 접속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웹버전이 있었단것을 잊었던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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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부터 운영된 키즈BBS의 웹화면 (kids.kornet.net / kidsb.net)
1991년 처음부터의 글이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 (일부글은 사라졌음)

내 첫글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다

PC통신의 게시판 등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사실, 천리안만 하더라도 각종 동호회의 글을 모두 보존해주지 않았다.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도록 되어 있었다. 지금은 1테라 하드를 개인이 쓸 정도지만, 그 당시에는 대용량 하드의 가격이 만만치 않았으니까.. 모두가 이해하던 정책이었다.

캡처(갈무리)한 글은 나도 몇개 가지고 있지만, 현재 운영중인 곳에서 내 글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이미 세상은 천지개벽할 정도로 변했고, BBS는 이미 인터넷 게시판을 지나 카페를 넘어, 블로그로 진화한터다.

최초 내 글을 찾아보니 1992년 6월이었다. 정말 꿈많은 대학 신입생. 그때의 파릇파릇한 내 글을 보니... 정말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가 불끈 솟아올랐다. 그뿐이 아니었다. 1992년부터 거슬러 올라오면서 내 흔적들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1992년의 나는 2008년의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는 1992년의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했는가? 아, 나는 왜 1992년에 저리도 어리석은 질문을 했을까. 왜 저리 어리석은 투정을 했을까...

하지만, 그 글은 공개하지 않는다. 너무 개인적인 부분이니, 찾고 싶으신 분들은 알아서 보시라. ^^ 공개 가능한 첫글은 1993년의 글이다. 영광스럽게도 키즈 BBS의 매뉴얼란에 링크된 글이다.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이야기"란 통신 프로그램으로 키즈 BBS를 사용할 때, 팁에 해당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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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6월의 내 글 (첫 글은 1992년의 글이지만 공개하지 않는다)

이미 키즈BBS는 인터넷에서 RSS서비스를 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앞서있다. 하지만, 그 외형은 볼품없다. 하지만, 이 외형은 그래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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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SS 기능까지 있는 키즈BBS 서비스


사실, 웹에서 보는 키즈는 그냥 "껍데기"일 뿐이다.

키즈BBS는 1991년, 그 모습 그대로 아직도 살아있다. telnet으로 접속이 가능한...!


18살의 키즈BBS, 아직도 그대로다!


윈도우 시작메뉴에서 도스창을 열고 (메뉴-실행-"cmd") telnet kids.kornet.net 을 치고, 화면에서 설명하는대로 kids라고 치면.. 다음의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새로운 도메인은 kidsb.net 이지만 나에겐 너무 어색하다.)

(추가 알림) 2008.6.17.현재는 kidsb.net 으로만 접속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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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는 익숙했지만, 지금은 낯선 모습. telnet kids.kornet.net 으로 접속한 모습
18년째 거의 같은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

구경을 하고 싶다면 guest로 들어가서 몇개의 질문에 답하면 된다. 사용법은 메뉴의 첫자를 누르고 엔터를 누르면 되는 식이다. 화살표키나 마우스는 안된다. (당연하지만, 요즘엔 분명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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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즈BBS의 메인화면. 자체 메일 시스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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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즈BBS의 게시판 시스템
먼저 S 명령으로 읽고싶은 게시판을 선택해야 한다



아까 위에서 본 키즈메뉴얼 게시판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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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의 실제 모습 (위에서 본 웹버전과 같은 페이지다. hangulo.가 보인다. ^^)

이 밖에도 게임에서는 NetHack이란 게임도 가능하다. 아는 분들은 알만한 게임으로, 이 허접한 게임이 있었기에 리니지나 메이플 스토리가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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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핵. 텍스트 형태의 MUD와 그래픽 머드의 중간형태 정도?

역사는 중요하다. IT역사까지도..


키즈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존재했던 BBS가 많이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데이터가 100% 보존되고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짧은 인터넷 역사라고들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짧은 인터넷 역사마저도 보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5년전 내 홈페이지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3년전 내가 자주가던 카페가 어떤 모습이었고, 그 글들은 모두 보존이 되어 있는지... 물론, 이런것을 조금이나마 보존할 수 있는 http://www.archive.org/ 등의 사이트가 있지만, 100% 보존되기 보다는 첫페이지의 디자인 정도만 보존된다.

어쨌든, 내 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키즈BBS 덕분에 별 생각을 다 하게 되었다.

16년 전의 내가 보았을때, 16년 후의 내가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글도 16년후에 다시 읽으면서 과연 그런 삶을 살았는지 되돌아보겠지.

그런 의미에서 티스토리가 16년후에도 계속 쌩쌩 돌아가길 빈다.

미디어 한글로
2008.4.14
media.hangulo.net





제대로 된 링크드인 활용서
LinkedIn 링크드인으로 취업하고 채용하자
정광현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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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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